제주인구 증가 추세가 심상치 않다. 가히 폭발적이다.

통계청 등의 자료에 의하면 2015년말 제주인구는 64만1355명이었다.

최근 5년 사이 4만8239명 늘어났다. 증가율이 8.4%다.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말 제주 총인구는 66만명을 넘어서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2030년이면 ‘인구 100만명 시대’가 올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 같은 인구 증가는 다른 시도에서 제주로 들어오는 이주민들이 주도하고 있다.

2011년 이후 제주에 이주해온 순 유입 인구가 4만311명 이라는 자료가 이를 뒷받침 한다.

이런 현상에 제주도 당국은 희희낙락이다.

‘제주가 얼마나 살기 좋아야 사람들이 이렇게 몰려들겠느냐’는 생각일 것이다.

사실이 그렇다. 맑고 깨끗한 청정 환경에다 아름답고 따뜻한 인정이 넘치는 섬이다. 웰빙 섬이라고도 한다.

그러기에 충분히 제주의 가치를 자랑 할만하다.

원희룡지사가 연초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청정 글로벌 도시 제주’를 미래상으로 정한 것도 제주 유입인구 증가에 힘입은 바 크다 하겠다.

‘인구 100만시대의 꿈’을 담아내는 도시계획을 수립하겠다는 의지도 이와 무관치가않다.

빛나는 제주의 가치를 최대한 키워내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주민들이 제주를 선호한 것도 제주가치에 대한 희망과 기대에서 비롯됐을 것이다.

웰빙 시대다. 깨끗한 청정지역에서의 아름다운 삶은 누구에게나 매력이고 동경의 대상일 터이다.

귀촌과 귀농 붐도 한 몫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여기에다 제주영어교육도시의 순항, 성산 제2공항, 헬스케어타운 등 대형 프로젝트에 의한 투자가치도 계산에 넣을 수 있다.

서울 등 수도권에서 아파트 한 채를 정리하면 제주 읍면지역에서 주거와 텃밭 마련 등 ‘낭만적 전원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꿈도 버리기 힘든 유혹이었을 것이다.

여기서 잠깐 숨 고르기가 필요하다. ‘인구 100만 시대의 부푼 꿈‘에 대한 ‘딴죽 걸기’가 아니다.

지금처럼 계속되는 인구 급증현상에 마냥 즐거워해야 하는가.

그 이면에 고약하고 위험한 독기(毒氣)가 똬리 틀고 숨어 있지는 않겠는가.

차제에 인구 급증의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한 철저한 점검이 있어야 할 것이다.

긍정적 측면과 부정적 관계를 망라한 면밀한 분석과 차분한 대응이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물론 인구는 생산과 소비를 연동시키는 경제력의 연결고리다.

인구가 많으면 생산력과 소비력이 향상되고 경제 발전에 기여한다는 것은 순기능적 일반론이다.

그러나 지나친 인구증가는 부양력(扶養力)이 떨어지고 수용능력 부족과 연령 구조의 균형이 깨질 때 일어나는 부작용이나 역기능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수밖에 없다.

최근의 통계자료를 보면 제주의 14세 이하 인구는 감소하고 65세 이상 인구는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활동 인구에서도 20~30대는 줄어들고 50~60대 장노 세대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제주 인구의 13.6%가 65세 이상이다. 고령사회(14%)가 눈앞이다.

이런 현실에서 제주지역 경제활동 인구 노령화는 심상히 넘길 일은 아니다.

인구 급증 현상에 ‘웰컴’을 노래하며 으쓱거릴 때가 아닌 것이다.

인구 증가에 따른 수용능력의 한계도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도로·주차시설 등 교통문제, 쓰레기 및 하수처리, 식수 등 물 문제, 주택, 환경훼손과 파괴, 교육시설 등 어느 것 하나 소홀히 다를 수 없는 생활기초의 기반시설 문제다.

그렇지 않아도 인구 증가에 따른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교통지옥’은 엄살이 아니다.

출퇴근 시간대는 도심 도로 전체가 거대한 주차장이 되어 버리기 일쑤다.

3~4년 전 자동차로 20~30분이던 거리가 한 시간 이상 걸린다.

땅값은 최근 2년 사이 40% 이상 폭등했다.

이러한 부동산 투기바람과 가격 폭등은 사회 일반의 의식구조까지 바꿔버렸다.

배금사상으로 인한 퇴폐한 탐욕이 인간성을 파괴해 버리고 있는 것이다.

혈육 간의 도를 넘는 재산싸움 이야기도 이제는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부동산 투기로 인한 땅값 폭등은 비생산적 퇴폐문화를 양산하고 있다.

직업 없는 20~30대 젊은이들이 평일에도 거액 골프내기 등 유흥적 소비 향락에 거들먹거리고 있다.

미친 부동산 시장으로 인해 서민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은 산산조각이다. 내 집을 갖겠다는 꿈은 ’그저 환상적 꿈‘일 뿐이다

상점을 임대해 생계를 꾸리는 영세 상인들은 턱없는 임대료 인상에 가슴만 치며 한숨을 내쉴 뿐이다.

연간 임대료나 월세를 3배 또는 6배까지 올려 서민들을 울리고 있기도 하다.

공공사업에도 직격탄이다. 토지 보상비 증가로 공공사업이 차질을 빚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이주민과 토착민(원주민)간의 이질적 생활문화의 충돌이나 갈등도 인구 증가의 역기능에 속할 것이다.

따라서 이제는 인구증가의 거품 현상 등 인구 정책의 속살을 들여다 볼 때가 됐다.

타 시도에서 온 단기 건설 인력 상당수가 순 유입 인구로 통계가 잡히고 부동산 투기용 위장 전입도 그러하다.

건설경기가 주춤하고 부동산 투기에 역풍이 불면 이들은 제주를 떠날 사람들이다. 유입인구 증가의 지속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런데도 유입인구 증가가 언제까지 축복이 될 수 있을 것인가. 되레 재앙으로 작용할지도 모른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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