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김한욱 JDC 이사장의 기자간담회 발언과 5일 제주관광공사의 반박 기자회견으로 제주관광의 양대축인 두 공기업간의 힘겨루기가 공공연하게 표출되고 말았다.

5일 기자회견에서 못 다 나눈 궁금증을 달래고자 제주관광공사 관계자와 통화를 해서 몇가지 질문을 던져보았다.

“어쩌다 사태가 이 지경에까지 오게 된 겁니까?”라고 묻자 “우리 역시 영문을 모르겠다. 답답할 따름이다.”는 답변이다. “공기업 기관장 되시는 분이 이미 약속된 사실을 번복하고, 거의 망발에 가까운 언사로 사실을 왜곡하고 거짓 정보를 전달하고 있는데, 왜 그러시는지 도대체 이유를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의 발언은 오전 기자회견에서 나온 이야기의 반복이기는 하지만 크게 두가지였다.

첫째, 이미 기획재정부 주관으로 두 차례 회의가 열렸고, 찬반논란 끝에 제주국제컨벤션센터로 제한돼 있는 JTO 지정면세점 위치를 이전 완화하기로 잠정 결론에 이르렀었고, 실무협의를 거쳐서 최종확정하기로 해놓고 이를 번복하고 돌연 반대로 선회함으로써 제주경제와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날려버리게 될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둘째, 공기업 기관장으로서는 망발에 가까운 거짓 발언으로 일관하고 있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서귀포에 가면 망할 것이다”거나 “롯데나 신라에서 나온 얘기인데, JTO는 1년이면 망하고, JDC도 3년이면 다 망하게 할 수 있다”는 발언에 대해서 충격적인 발언이라고 강조했다. 롯데나 신라의 경우 “왜 애꿎은 자신들을 거론해서 난처하게 하느냐”고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고도 했다.

이 관계자는 대기업이 중소기업 상권에 들어와 시장질서를 파괴하고 있는 형국이라며 “동냥은 주지 못할망정 족박은 깨서야 돼느냐”면서 “9급 공무원에서 시작해서 행정부지사까지 지내고 JDC라는 국가공기업 수장에 오르신 분의 말씀으로 믿어야 할지 귀가 의심스럽다고 못내 아쉬움을 토로했다.

한편, JDC측에 사실확인 차 통화를 하니 “비슷한 질문들이 연이어 들어오고 있어서 내용을 취합하고 있고 현재 입장 정리 중에 있다”, “조만간 이를 정리해서 일괄 답변하겠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잠시 후 별도의 문서로 입장을 발표하지는 않고, 기자의 질의에 구두로 답변하겠다는 전언이 들려와서 뒤늦게나마 JDC 측과 연결이 되어 사실을 확인한 결과는 이렇다. "기재부 주재 회의를 한차례 가진 바는 있다. JTO 측이 별도로 회의를 했는지는 모르지만 JDC가 참석한 회의는 한차례가 맞다", "다만 회의를 주재한 기재부 국장이 "JDC가 90%를 가진 큰집에 해당되니 만큼 양보하는 자세로 원만하게 문제를 풀었으면 좋겠다"는 뉘앙스의 권고성 중재발언을 한 사실은 있다"고 전했다.

정리해보면, "기재부 주재의 회의에 한 차례 참석했고, 기재부 측의 발언은 사실이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확답을 하거나 최종 확정을 지은 것은 아니다"는 것이다. "그러면 정황상 JTO 측이 터무니없는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겠네요"라는 기자의 질문에 JDC 측 관계자는 "JTO 측에서는 그렇게 주장을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확답을 하거나 한 것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어찌됐든 두 공기업이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도민의 우려가 깊다"는 기자의 지적에 "우리도 전적으로 공감한다. 도와 관광공사 등과 불편한 관계를 맺을 하등의 이유가 없다.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다소 희망섞인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JTO 측에서도 "계속 협의를 시도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가겠다"고 한만큼 이제 지켜볼 일만 남았다. 어제와 오늘 한차례 공방이 오고간 만큼 이제는 차분히 그간의 상황을 복기해 보면서 실마리를 하나하나 풀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해 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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