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한 의원 사무실에 이달 취임한 고경실 제주시장이 보내온 화분이 있다. 고 시장은 취임 선물로 받은 270본의 화분을 어려운 이웃을 위한 '기증' 대신 자신의 이름을 새로 걸로 다시 '선물' 하는 것으로 활용했다. @변상희 기자

이달 취임한 고경실 제주시장이 취임 선물로 받은 화분에 자신의 이름을 새로 달고 각 기관과 단체 등에 돌려 빈축을 사고 있다. 같은 시기 새 시장이 취임한 서귀포시는 선물 받은 화분들을 노인회 등에 ‘기증’했다.

지난 1일 취임한 고경실 시장에게 ‘축하’ 의미로 들어온 화분은 총 270본. 전국적으로 소외계층을 위한 ‘화분 기증 캠페인’이 퍼지고 있지만 제주시가 선물 받은 화분을 처리하는 방법은 달랐다.

제주시에 따르면 고경실 시장이 취임 축하 선물로 받은 화분들은 제주도청 실국장, 제주도의회 의원들, 읍면동 각 실과 등에 돌려졌다. 화분에는 ‘열심히 하겠습니다. 제주시장 고경실’이 적힌 리본이 새로 달렸다.

소위 '자축화분'을 돌리는 것도 자중하는 요즘, 이에 더해 제주시는 선물 받은 화분을 다시 선물로 쓰며 ‘생색내기’까지 한 꼴. 같은 시기 새 시장이 취임한 서귀포시의 ‘기증’ 처리와 비교된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노인 존경의 의미로 서귀포시 전체 경로당에 기증했고, 따로 서귀포시장 이름을 리본으로 달거나 하진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소외계층을 위한 ‘화분 기증 캠페인’은 당연한 분위기다. 지난 2012년 제주도의회는 신임 의장단 및 상임위원장들이 축하 화분을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했었다.

당시 박희수 의장은 “화분기증 캠페인 참여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중요하다.”며 행정기관과 단체들의 나눔 문화 확산 노력을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제주시의 '화분' 처리에 대해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받은 선물을 다시 선물로 쓰는)재활용 아이디어는 신선(?)하지만 소외계층에 기부하는 편이 더 좋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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