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투데이가 23일을 기해 창간 13주년을 맞이한다. 창간 13주년을 기념하여 최근 원희룡 도정이 제시한 ‘제주형 대통교통 혁신안’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그 대안을 찾아보는 의미로 ‘제주형 대중교통체계 구축’이라는 주제로 세 차례에 걸쳐 살펴보고자 한다.(편집자 주)
1. 제주의 대중교통 현황과 문제점
2. 제주형 신교통수단, 왜 트램에 주목하는가
3. 도심 교통체증과 주차난 해소

2. 제주형 신교통수단, 왜 트램에 주목하는가

트램 도입 논의는 사실 처음은 아니다. 제5기 민선 도지사 우근민 도정이 추진하다 폐기된 전력이 있다. 하지만 당시 트램 도입 논의와 현 시점에서의 트램 도입 논의는 사뭇 다르다.

우근민 도정이 추진했던 트램은 ‘대중교통수단’이 아닌 관광객들의 편의제공과 ‘관광자원의 일환’으로 추진되었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궤를 달리하고 있다. 공항과 원도심 항만을 잇는 일종의 관광자원으로서 트램을 도입한다는 구상이었다. 이처럼 제주도민을 철저히 객체로 삼았기에 시민사회 및 도민의 따가운 질타에 밀려 폐기되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신교통수단’으로서의 트램을 도입해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난 6월 28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와 JDC가 공동으로 주최한 정책세미나에서 제주대학교 조부연 교수가 발표한 ‘제주관광의 질적 성장을 위한 교통인프라 선진화전략’에서 신교통수단인 트램을 도입해 교통혼잡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그 것이다.

국내에서 개발된 무가선트램 차량, 폭은 2.4m로 시내버스와 비슥하다.

조부연 교수에 따르면 원 도정이 제시한 이른바 ‘제주교통 혁신계획’에서 제시한 차고지증명제, 공항우회도로 확장, 공항 복합환승터미널, 버스전용차로제와 더불어 ‘무정체 신교통수단’으로 트램의 도입을 적극적으로 제안하고 있다.

“교통은 수요변동의 폭이 크며, 공급을 위한 고정비 투자가 커서 수요 평균에 맞추어 서비스를 디자인해야 한”다면서 무정체 교통수단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라 폭우 및 폭설 빈도 증가로 제주도 내 이동성 제약이 나타나고 있음”에 따라 보다 안전하고 강고한 교통수단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것도 아울러 그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제주의 대중교통은 버스에 크게 의존해왔다. 다소 불편함이 있더라도 상대적으로 좁은 지리적 환경으로 인해 굳이 예산을 투여하면서 신교통수단을 도입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대중교통으로는 출퇴근 등하교는 물론 주말 야외활동 등에 불편을 느끼는 도민들이 대부분 자가용승용차를 보유하게 됐고, 전국 자동차보유대수 1위를 차지하게된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였다.

버스에 의존하는 대중교통체계의 취약점은 우선 유동적인 도로상황으로 인해 정시성을 확보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제주교통 혁신계획’ 등에서 ‘대중교통 전용차로’. ‘가변차로’ 등 도로 및 신호체계의 정비를 통해 이를 개선할 수 있다고 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처방에 불과하다. 정시성을 확보하면서 보다 쾌적하고 편리한 대체교통수단의 도입으로 이를 해소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때이다.

지난 겨울 예상치 못한 폭설로 대중교통이 일대 혼란을 빚었다.

기상변화로 인한 잦은 폭우와 폭설 등의 상황에서도 안전하고 쾌적한 교통수단으로 트램을 제시하고 있다.

친환경 무가선 방식의 트램은 별도의 궤도를 신설하지 않고도 기존의 도로를 활용할 수 있으며, 무정체로 정시성을 확보할 수 있는 유력한 교통수단의 하나이다. 또한 무인운행이 가능하기 때문에 운행시간을 심야시간까지 연장이 가능하다. 아울러 노인 장애인 아동 등 교통약자들의 교통편의를 제공함은 물론 승객들에게 쾌적한 교통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프랑스 니스에서 운행되고 있는 트램. 승차시 턱이 없기 때문에 휠체어, 유모차 등의 탑승이 자유롭다

경전철, 모노레일 등 별도의 궤도를 건설하는 교통수단에 비해 건설 및 관리비용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절감되는 것은 물론 경관훼손도 최소화시킬 수 있음은 물론이다. 트램(노면전차)는 역사적으로도 이미 검증을 받은 교통수단의 하나이고, 그렇기 때문에 전세계 400여개 도시에서 시행되고 있는 교통수단이기도 하다. 또한 성남, 판교, 대전 등에서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대구의 모노레일

나름 자료를 모아 살펴본 결과 자기부상열차인 경우 고속형에 적합한 방식으로 굳이 제주에 이를 도입할 이유가 없다고 보였으며, 모노레일의 경우 재난 시에 대피가 취약하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미 시행하고 있는 수도권 경전철의 경우도 운영적자 등 적지 않은 문제점이 발견되고 있다.

의정부 경전철. 손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의정부를 비롯한 수도권 경전철 대부분이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다.

트램 도입을 통해 단기적으로는 출퇴근 및 등하교, 도심 교통혼잡지역 등에 대한 교통분산 효과를 얻고, 중장기적으로는 제주지역 대중교통의 중심축으로 설정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최근 10박 11일 동안 유럽의 트램 등 도심교통에 대해 연수를 다녀온 대전의 시민사회 활동가가 블러그를 통해 남긴 이야기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럽의 많은 도시들이 트램을 도입하고, 트램 노선의 확대와 연장을 고민하는 이유는 트램의 확장성에 있다고 한다. 대중교통 간 연계가 뛰어나고 무엇보다 보행자와 장애인, 노약자들의 이용이 원활하기 때문이다. 도로 여건에 따라 전용선로를 이용하기도 하지만 도심 혼잡구역에서는 자가용과 트램의 혼용노선 이용 등 노선 운용의 탄력성까지 갖추고 있다. 보행자가 자가용, 버스 등 다른 대중교통수단, 심지어 도시 정체성을 녹여내 수 있는 공존의 가치를 품고 있는 대중교통수단이다."는 것이다.

트램을 축으로 급행버스, 지역순환버스 등을 연계하여 자가용이나 렌트카 없이도 주말 레저활동이나 관광 등에 불편이 없도록 대중교통체계를 설계해야 할 것이다. 예컨데 복합환승센터의 경우 여러 교통수단이 동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거점으로 하여 지역순환버스 등이 연계하여 지역순환 교통시스템을 이루고, 공용전기자동차나 전기스쿠터, 전기자전거 등이 개인이동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는 방안을 모색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트램 등 신교통수단의 도입으로 현재 대중교통체계의 문제점을 모두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지역순환버스의 정착이나 급행버스 도입 등 트램과 연계하여 도 전체를 커버하는 광역교통망체계의 구축 방안이 함께 모색되어야 하며, 도심 교통혼잡과 주차난 해소를 위해 차량총량제 등 원 도정이 제시한 교통 혁신방안들이 적절히 조화를 이루어 나가야 할 것이다.

여기에 더해 심각한 도심 교통혼잡과 주차난의 해소방안에 대해서도 도민적 공감대를 얻어 나가야 할 것이다. 다음 편에서 이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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