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둘레길은 해발 600~800m의 국유림 일대에 남아 있는

일제강점기 병참로(일명 하치마키도로), 임도와 표고버섯 재배지 운송로 등을

활용한 80km의 환상 숲길을 말한다.

 

돌오름길, 동백길, 수악길, 사려니숲길, 천아숲길로 이어지는 한라산 둘레길은

거의 사람이 발길이 닿지 않는 울창한 원시림, 계곡의 수려함 속에는

제주의 아픈 역사와 제주 사람들이 고달프게 살았던 생활의 흔적, 생태, 지질등

끝없이 펼쳐지는 자연경관 등을 만날 수 있는 제주만의 독특한 숲길로

모두에게 에코힐링할 수 있는 장소이다.

장맛비가 잠시 주춤한다.

더위와 잠시 떨어져 한라산 둘레길 돌오름길을 택했지만

1100도로는 짙은 안개로 가시거리가 짧다.

한대오름과 돌오름 가는 길인 표고밭을 시작점으로 거린사슴 전망대까지

쉬엄쉬엄 숲 속에서 잠시 무더위를 피해 치유의 시간을 가져본다.

'돌오름길'에는

제주조릿대가 널리 분포하고 있는 구간이 많다.

장밋비에 녹색의 싱그런 잎은 쑥쑥 자라 길을 덮혀버렸다. 

 

제주조릿대는 제주특산식물로

예로부터 다양한 질병의 약재로 사용되어 왔다.

혹독한 추위와 적설을 견디는 강인한 생명력으로 60~100여년간 생존하며

일생에 딱 한번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 뒤 사멸하는 식물이다.

한라산에 많은 비가 내려 개울에는 작은 폭포를 만들어

흐르는 시원한 물소리와 짝을 찾는 새의 고운 노래소리는

숲 속 보금자리를 만들어준다.

돌오름길은

거린사슴오름에서 돌오름 입구 사이 5.6km의 구간으로

색달천이 흐르고 다양한 식생이 자란다.

한라산~법정이오름~볼레오름~노꼬메오름~삼형제오름 등 서남부 지역의

오름 능선의 아름다운 경관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돌오름(石岳)은 '돌이 많다'고 해서

또는 산등성이가 빙 둘러 있다는 데서 돌오름(回岳)이라 불러진다.

돌오름길 구간은 5.6km로 다른 한라산 둘레길보다

비교적 짧은 거리라 왕복도 가능하다.

 

날씨를 고려해 세갈래 길에서 거린사슴오름 방향으로 진행한다.

현무암으로 쌓아올려 만든 석축이 무너지지 않아 잘 남아 있지만

천정이 함몰된 부분에 키가 큰 나무들 뿌리가 밖으로 나와 있어 조금은 위태해 보인다.

장마가 시작되면서 숲 속은 버섯의 왕국을 만들어간다.

식용버섯을 시작으로 화려하고 아름다운 독버섯까지 매력적인 모습은

잠시 쉬어가게 한다.

백색의 대주머니에서 달걀모양의 어린버섯이 솟아나는 모습과

아래는 달걀버섯의 균륜이다.

'다발귀버섯'이 포자 방출을 한다.

빗방울이 떨어지거나 강한 바람이 불면 구멍을 통해 포자가 자연스럽게 방출한다.

포자 방출하는 버섯의 신비로움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

 

버섯은

몸체에 잎, 줄기, 뿌리의 구별이 없는 균사(菌絲)로 이루어지고,

포자로 번식을 한다.

엽록소가 없어서 다른 생물이 만들어 놓은 양분으로 살아가는데

썩은 나무나 그늘지고 습한 땅에서 자란다.

버섯은 생태계에서 분해자인 동시에

자연에 되돌려주는 환원자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버섯황제인 네로 황제는 달걀버섯의 무게만큼 황금을 주었고,

진시황은 영지버섯을 불로초라 여겼고,

영조는 송이버섯 애호가였다는 역사도 재미있다.

숯을 만들기 전에 베어온 나무를 물 속에 담구었던 곳으로

인위적으로 파놓고 물을 저장하는 습지역할을 해 놓은 곳이다.

제주의 하천은 건천이라 평상시에는 물이 없는 하천의 모습이지만

비가 많이 내리면 엄청난 폭포가 장관을 이루고 많은 양의 물을 하류로 흘러보낸다.

아래로 보이는 하천은 색달천이다.

길 위에 널브러진 산딸나무 혀꽃은 안개 속 둘레길의 운치를 더해주고

그 주위를 맴도는 숨어있는 보석들의 자태는 발길을 멈추게 한다.

안전을 위해 오후 2시 이후에는 '입산을 통제한다'

는 안내글이 보인다.

치유와 편안함을 주었던 숲길을 빠져나오니 아스팔트길이 보인다.

짙어가는 안개 속으로 길동무들이 숨어버린다.

 

장맛비가 내려 숲 속의 싱그러움은

바람따라 코끝에 와 닿는 나무와 풀, 돌과 흙, 비냄새가 살맛나게 한다.

7월의 뜨거운 태양은 장맛비와 숨박꼭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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