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태박물관 전경

지난 2012년 11월 1일 개관한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본태박물관은 두 가지로 유명한 곳이다. 하나는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 했다는 것이고 하나는 우리나라 재벌인 현대가의 며느리가 소유주라는 점이다.

본태박물관은 우리나라 전통 소반, 조각보 등의 민예품과 수공예품 등을 비롯해 피카소, 쿠사마 야요이, 백남준, 로버트 인디애나, 살바도르 달리, 이브 클라인 등 현대미술작가의 작품을 전시 중인 복합문화공간이다.

이런 본태박물관이 최근 이런저런 구설수로 세간의 입방아에 올라 관심을 끌고 있다.

하나는 1988년 도난당한 고성 옥천사 나한상 일부가 지난 2013년 본태박물관 개관전 때 전시된 것이 한 언론사 보도로 뒤늦게 확인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도난당한 옥천사 나한상 2점과 제주 본태박물관 개관 기획전 때 전시됐던 나한상 2점을 비교한 사진. (출처 한겨레신문)

이에 대해 당시 기획전을 준비했던 유홍준 명지대 교수가 “외부소장자에게 대여 받은 유물을 전시한 것으로, 현재 소장자가 국외에 나가 있어 입국하는 대로 추후 구입경위를 확인한 뒤 본태박물관을 통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당시 비지정문화재였던 옥천사 나한상은 1988년 1월30일 16구 가운데 7구가 도난 됐다. <불교문화재 도난백서>에 실린 내용에 따르면 “쇠 끊는 줄을 이용해 자물쇠를 절단하고 절취해 갔다”고 한다. 그러나 <도난백서>에는 도난당한 7구 나한상 전체가 수록되지 않았다. 일부만 도난당한 나한상이고 나머지는 현재 옥천사에 봉안된 나한상이다

도난 후 잊혔던 옥천사 나한상의 존재가 새롭게 조명된 것은 지난 6월18일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가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개최한 옥천사 관련 학술대회에서였다. 당시 최선일 박사는 ‘고성 옥천사 목조나한상의 작가와 제작시기 추론’ 발표에서 도난 이전에 촬영된 옥천사 나한전 나한상 5점의 사진을 공개했다. 이 사진은 안귀숙 박사가 도난 직전인 1987년에 촬영한 것이기도 하다. 본태박물관에 전시됐던 나한상은 백서에 없었음에도, 이 때 공개된 사진을 통해 옥천사 것임이 뒤늦게 확인된 것이다.

옥천사 성보박물관장 원명스님은 “학술대회 이후 2013년 본태박물관 전시 관련 '한겨레' 보도를 통해 나한상 사진을 봤다”며 “당시 발간된 도록을 구해 두 분의 나한상이 일치한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조선후기 불교조각사를 연구하는 최선일 박사 역시 “도난 나한상과 전시된 나한상은 이목구비에서 풍기는 인상, 자세, 착의법(옷을 입은 방법), 들고 있는 지물(사자상), 앉아있는 암석의 형태 등이 동일하다”며 “나한상을 만든 작가는 17세기 후반 전라남도 고흥 능가사에 거주하면서 호남과 영남에 많은 불상을 만든 색난스님의 작품이다. 특히 1701년에 색난스님이 제작한 해남 대흥사 응진당 나한상과 동일하여 1700년 전후에 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본태박물관 측은 “당시 기획전은 유홍준 명지대 교수와 김희경 교수가 기획했다”며 “외부소장자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유홍준 교수는 “소장자는 옥천사 나한상이라는 것을 모르고 구입한 선의취득자”라며 “주말 귀국 후 구입경위와 영수증 등을 확인해 정확한 사실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원명스님은 “비록 종단 <도난백서>에 사진이 제대로 수록되지 않았지만 도난신고 된 나한상임에 틀림없다”며 “원래 자리인 옥천사로 되돌아올 수 있도록 기증받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행자 여사(좌) 큰아들 정일선(중) 작은아들 정대선(우)

다음은 본태박물관 소유주인 이행자 여사의 두 아들에 대한 구설수다.

이행자 여사는 故 정주영 회장의 넷째 아들인 故 정몽우 전 현대알루미늄 회장의 부인으로 고려산업개발 고문, 현대리바트 상무이사, 현대종합목재 상무이사, 고려산업개발 감사등을 지낸 여성 기업인이다.

최근 현대家 3세인 정일선, 정대선 두 아들과 관련된 '물의'가 이어져 곤혹을 치르고 있다.

형인 정일선 현대BNG스틸 사장의 운전기사 ‘갑질’ 논란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친동생인 정대선 씨가 소유한 현대BS&C가 경찰병원 입찰비리 혐의로 경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정일선 현대비앤지스틸 사장은 이른바 '갑질 매뉴얼'로 논란을 일으켰다. 고용노동부는 근로기본법 위반 혐의로 정 씨를 검찰에 송치했다.

정 씨는 운전기사 12명을 3년간 갈아치우며, 이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씨는 지난 4월 갑질 논란이 일자 회사 홈페이지에 짤막한 사과문으로 더 큰 비난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논란이 된 ‘갑질 매뉴얼’에 대해서는 처벌 조항이 없어, 혐의에 포함시키지 못한 채 근무시간 초과에 대한 부분만 처벌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동생 정대선 씨가 소유한 현대BS&C는 경찰병원의 차세대 병원정보시스템 업체 선정과정에서 병원 관계자에게 뇌물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현대BS&C는 최소 3차례에 걸쳐 술과 골프 등을 접대 하고 입찰 전인 지난 1월 사업 제안서를 빼돌려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BS&C는 3월에 110억원 규모의 사업 입찰을 받았다.

현대BS&C는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의 남편인 정대선 사장이 100%의 주식을 소유한 정보통신 등의 사업을 진행하는 업체이다. 정 씨는 지난 2008년 11월 기존의 유씨테크를 인수해 사명을 바꾼 뒤 현대기아차, 현대중공업, 만도 등 현대가의 지원을 받아 급성장시킨 뒤 지난 2014년 3월 경영일선에서는 물러난 상태다.

본태박물관과 관련된 구설수가 이어지면서 도민들의 관심은 제주에 들어 온 재벌 그룹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함께 지역사회 공헌에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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