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일 제주도민 A씨는 우도를 가기 위해 성산항 인근에 도착했지만 항구 입구 1km를 앞두고 1시간 넘게 도로 위에서 대기해야 했다. 우도 방문객들의 차량으로 성산항으로 향하는 유일한 도로가 꽉 막혔기 때문이다. @변상희 기자

성수기 우도를 찾는 방문객들은 제주서 서울로 가는 시간보다 더 오랜 시간을 투자해야 할 판이다. 방문객들의 우도 입도 차량 제한 정책이 유명무실해졌고, 성산항의 적은 주차면수와 인근 도로의 구조 문제 등 여러 요소가 얽혀 우도 가는 길이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 1일 제주도민 A씨가 우도로 가기 위해 성산읍에 도착한 시각은 12시 30분. 그러나 A씨는 성산항을 눈앞에 둔 1km구간에서부터 1시간을 넘게 정체된 도로 위에서 대기해야 했다. 우도를 가기 위해서는 성산항을 오가는 도항선을 타야 하는데, 갑문교에서 넘어오는 차량과 섭지코지에서 넘어오는 차량이 만나는 성산항 입구 도로가 꽉 막혔기 때문.

인근 카페 주민 A씨는 “길게는 한 달 정도 여름이 되면 성산항으로 들어가는 도로가 정체되는 현상이 반복된다.”면서 “오전 9~10시부터 오후 2시 정도까지는 매번 도로가 막히는 데, 성산항의 부족한 주차면수와 도로 구조 등 여러 요소가 얽혀 도로 막힘 현상이 반복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우도 방문 차량수 늘지만 제한 정책 유명무실

문제는 3가지로 짚어진다. 첫째는 늘어나는 입도 차량을 막지 못하는 유명무실한 정책. 둘째는 성산항의 적은 주차면수. 셋째는 병목현상을 가중 시키는 도로 구조다.

도에서는 우도를 찾는 방문객수가 늘어남에 따라 차량 출입을 제한하는 교통수요관리 정책을 지난 2007년부터 시행해 오고 있다. 이른바 우도 차량 총량제인데, 여름 7~8월 기간에는 하루 입도 차량수를 605대로 제한하는 정책이지만 강제성이 없어 사실상 오는 데로 다 받고 있는 상황이다.

도 관계자는 “법적으로 입도 차량 수를 제한할 근거가 없다.”면서 “도항선을 운영하는 해운회사에 자율적으로 협조해주길 부탁하는 수 밖에 없는데, 사실상 605대 제한 정책이 지켜지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제주시에 따르면 극성수기인 지난 7월 26일부터 8월 3일까지 우도 입도 차량수는 하루 평균 1000대를 넘어서고 있다. 우도 주민과 공사차량을 제외하더라도 비성수기 입도 차량수가 보통 400~500대 수준인 것을 비교하면 두 배 가량 늘었다.

-주차면수 늘리기? 100면 늘려서는 택도 없어

성산항의 적은 주차면수도 문제다. 현재 성산항 총 주차면수는 482대로, 소형 446면, 대형 36면이 있다. 서귀포시에서는 인근 도로 정체 현상을 막기 위해 주차장 복층화 사업을 실시한다는 계획이지만 총 주차면수가 소형 600면 규모로, 전보다 120면 정도 늘어난 수치라 근본 대책이 되지는 못한다는 지적이다.

성산리 새마을지도자 관계자는 “그 정도 주차면수 늘리는 것으로는 택도 없다.”면서 “문제는 성산항으로 들어가는 도로가 1개 차선이라는 것. 만약 이 도로가 보수공사를 하게 되거나, 사고가 나게 되면 그야말로 이 일대가 난리가 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성산항이 우도로 가는 방문객들과 주민들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성산리 주민과 화물선박 이용차량들도 이용하는데, 배 시간에 맞춰 움직이질 못 하니 역주행이 빈번하다.”면서 “우도 연간 방문객이 200만명을 넘어서고 있는데,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성산항으로 들어가는 도로는 1개 도로 뿐이다. 때문에 갑문교에서 넘어오는 차량과 남쪽 도로에서 올라오는 차량, 성산일출봉에서 넘어오는 차량이 만나는 3개 도로가 1개 도로로 좁혀지는 병목현상이 발생하는 데, 우도를 찾는 방문객들이 크게 늘어나는 성수기에는 인근 도로가 마비될 정도가 된다. @DAUM 지도 캡쳐

-성산리 주민들 "우회도로 개설 해달라"

때문에 성산리 일부 주민들은 우회도로 개설을 요구하고 있다. 성산항으로 들어가는 1개 도로로는 우도를 오가는 방문객들의 출입을 감당하지 못 하고 있고, 또한 생업을 위해 도로를 이용해야 하는 주민과 업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호 의원(제주도의회)은 "성산항을 이용하는 어선이 400여척, 종사자만 1000여명을 넘는 데 늘어나는 우도 방문 차량으로 도로가 마비 돼 지역주민들의 어려움이 많다."면서 "조만간 관계처와 주민들이 회의를 거쳐 방안들을 고민해볼 것이지만, 우회도로 개설이 쉽지 않아 문제가 빨리 해결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서귀포시는 최근 우회도로 개설사업 부지에 적당한 성산초 인근 B방송국에 관련 내용을 전했지만 해당 방송국은 '시설보안' 등을 이유로 부지 이용이 안 된다는 답을 보냈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성산항에서 나올 수 있는 우회도로로 해당 부지가 가장 적당하지만 해당 방송국이 부지 이용을 할 수 없다는 답을 보내와 사실상 우회도로 개설 사업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남은 대책은 성산항으로 들어가는 기존 진입도로 확장인데, 이또한 사유지 등이 포함돼 있어 쉽지 않아 보인다. 현재 성산항으로 들어가는 1개 도로는 20m폭이다. 서귀포시 관계자는 "4일 제주도에 도시계획재정비로 성산항 진입도로 확장관련 내용을 보냈지만 도로를 확장할 경우 인근 사유지가 포함될 수 있어 이또한 어려울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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