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5일 광복절을 기념하여 나경원 의원 일행 10명의 국회의원들은 헬리콥터를 타고 독도방문단을 편성하여 의기양양한 개선장군처럼 독도를 방문했다.

그들이 모두 태극기를 힘차게 휘들으면서 만세까지 부르짓는 모습들은 어느 누구보다도 대한민국을 사랑하고 뛰어난 의정활동을 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넘쳐흘렀다.  

상징적인 광복절 날 독도 방문으로 한.일관계가 껄끄럽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우리 영토를 방문하는데 왜 문제가 되는가. 일본의 과잉 반응은 이해가 안되고 어처구니가 없다고 나경원 의원단장은 일축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 당당한 모범 답변이었이었다. 그런데 이 모범 답변은 한국의 유치원생들도 구급법처럼 동동 외울 수 있는 고전적 답변이었다. 

그들은 왜 하필이면 광복절 날 다른 섬도 아닌 독도에 헬리콥터를 타고 떼지어서 방문했을까. 대한민국 영토라는 것을 아마도 국민이 모를까 봐서 일깨워주려고 갔을까.

아니면 국가 사랑과 영토 사랑은 이렇게 하는 것이라고 수준 낮은 국민들에게 높으신 국회의원들이 직접 보여주기 위해서 갔을까.

그들은 국민 의식의 수준을 어느 정도라고 헤아리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국민 계몽 차원에서 갔드라도 그들의 독도 방문의 뚜렷한 대의명분이 아리송하다.

의정활동의 하나라면서 독도를 방문했다는데 다른 고도의 섬을 방문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 독도 방문은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커다란 뉴스로 등장했다.

한편 일본의 과잉 반응을 이해할 수 없다고 일축 당한 일본은 어떠했을까. 독도 방문을 사전에 안 일본 외무성은 한국대사관, 한국 외무부에 중지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 중지 요청은 솔직히 받아들일 수 없는 내정 간섭이라고 담당자는 대응했다.

그래도 나경원 의원 일행은 예정대로 독도를 방문했다. 일본의 8월 15일은 "종전기념일"로서 일본도 각지에서 기념식을 개최하고 있다.

천황이 참가하는 "전국 전몰자추도식"에서 천황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깊은 반성"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리고 야스구니 참배에 있어서는 참배한 각료에게 집중적인 질문이 쏟아진다.

한국과 중국을 의식한 연쇄 질문이 대부분이고 한국과 중국이 반응을 즉각 보도한다. 올해도 여성 각료 두 사람을 포함해서 다른 각료도 참배했다.

참배 문제를 놓고 주목의 대상이었던 강경 보수인 이나다 모토미 방위대신은 아프리카에 파견된 자위대 시찰을 명목으로 13일부터 16일까지 일본을 떠났다.

여성 수상 후보 우선순위 제1로 부상한 그녀를 일약 유명하게 만든 것은 2011년 울릉도 방문을 목적으로 한국에 갔다가 김포공항에서 입국 거부를 당하고 되돌아온 것인데, 이 뉴스는 일본에 생중계로 방영되었었다.

그녀는 재작년과 작년에 각료와 자민당 정조회장의 요직에 있으면서도 계속 참배했었다. 방위대신으로서 금년도 참배하느냐는 질문에 참배는 "마음의 문제"라면서 즉답을 회피하고 눈물을 글썽거렸다고 요미우리신문은 보도했다. 

어떻든 그녀의 아프리카 방문은  방위성 당국이 놀랐으며, 진퇴양난 중 나온 이 기책에 일본 국민들은 어리둥절했고 냉소를 자아냈다. 내년에는 어떤 기책을 내놓을런지 궁금하고 흥미롭다.

일본의 8월 15일은 전쟁 가해자로서, 또는 피해자로 둔갑하면서 여러 얼굴을 들어내지만 다른 어느 때보다 몸을 사리고 매스컴의 보도 또한 한국과 중국을 배려하면서 언제나 저자세이다.  

그러나 금년은 달랐다. 이러한 자세 속에서도 나경원 의원 일행의 독도 방문으로 스가 히데요시 관방장관의 강력한 비판 기자 회견 보도가 계속 방영되면서 저자세 일색이 공세로 급선회했다. 이 이상의 반전의 빌미는 없을 것이다.

독도 영상이 나오고 다음은 나경원 일행들이 독도애서 태극기 흔들면서 만세 부르고 나경원 의원의 인터뷰 내용을 자세히 보도했다. 

나경원 의원들이 이 애국적 행동을 텔레비로 시청한 일본 국민들이 "역시 타케시마는 한국의 독도로구나. 그것을 우리는 받아들여야 되겠구나" 하고 새롭게 인식을 해주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그렇다면 나경원 일행들은 진정한 애국자일 것이다.

그러나 일본 국민들 중에 그렇게 인식하는 사람들이 설령 있다고 하드라도 아주 극소수에 불과하다. 오히려 그와는 정반대로 불법점거한 우리 영토 타케시마에서 이러한 파렴치한 행동을 일삼는 의원들을 용서할 수 없다는 분노를 유도한다.

나경원 의원과 동행한 의원들은 자신들의 방문으로 빚어진 일본의 이러한 현실적 여론을 일축한다는 것이다. 자신들은 대한민국의 영토 수호를 위한 애국적 의정활동이라고 자찬하고 있다.

이거야말로 어처구니없는 독불장군의 폭거라고 필자는 일축하고 싶다. 필자만이 아니고 일본에 살고 있는 재일동포들은 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왜 괜히 조용히 있는 독도를 한국이 먼저 들추어서 문제 제기를 하느냐고 비난 일색이다.

차별 받는 식민지 종주국 일본에 살고 있기 때문에 주눅들어서 일본 눈치 보느라고 머리 조아리는 것도 아니다.

광복절 기념식을 거행하기 위해 동포사회는 민단을 중심으로 일본열도 각지의 하늘에다 태극기를 게양하고 애국가를 힘차게 불렀다.

광복절 날, 독도 방문이라는 정치가의 유치한 쇼는 그들만이 잔치로 끝난다면 이렇게 비난 안해도 된다. 그런데 그 파장은 일본 국민들에게 독도는 한국 영토가 아니고 일본 영토인 타케시마라고 선전하는 광고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일본에 사는 동포들은 억울하고 분개한다.

경쟁 상대가 있는 사물 또는 제품의 선전과 광고의 극대화는 상대방이 갖고 있는 강력한 기득권을 이용한 역습의 광고가 최고의  효과를 나타낼 때가 있다. 이번 나경원 의원 일행들의 독도 방문이 바로 그렇다.

독도에서 찢어질 정도로 태극기를 흔들고 만세를 부르는 그들의 모습이 일본 텔레비의 화면에서 튀어나올 정도로 클로즈업됐을 때, 일본 국민들은 불범점거한 점령자의 환호처럼 들렸을 것이며 그 영상 속에서 타케시마를 바라보았다.

나경원 의원 일행들이 애국적 행동이라고 자찬한 이 영상은 일본 정부에게 있어서는 역이용으로 타케시마를 선전하는 최고의 광고가 되었으며 그들은 독도가 아닌 타케시마 광고탑이 되었다.

그래서 한국 정치가들은 독도 방문을 삼가해야 하고 그래도 나는 독도 가서 애국하고 싶다면 아무도 모르게 이름 없는 개인으로 방문하기 바란다.

우리의 보배인 독도가 상처투성인 이러한 모습으로 노출되는 것은 독도가 너무 안쓰럽고 가엾기 때문이다.

문재인 씨가 독도를 방문했을 때 쓴 또 다른 독도 기사를 첨부한다. 한국 정치가들 왜 이러는지 모르겠다.

http://www.ijejutoday.com/news/articleView.html?idxno=199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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