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1일 미증유의 동일본대지진 때 보여 준 일본인들의 질서 의식은 슬픔 속에서도 세계를 감동 시켰다.

"질서, 질서라고 하지만 일본인은 개성이 약하고 자주적으로 행동할 수 없기 때문인 것뿐이다."

그러나 한국만이 아니고 다른 나라에서도 그 질서 의식을 일본인의 개성 상실이라는 논리를 이처럼 펴기도 했고 일본국민 사이에도 이렇게 자평하는 시각이 있기도 했다.

일본에서 지진 당시 18년간 살고 있던 "사쿠라와 김치"의 일본어판 이용숙 저자는 한국에서 또 다른 비아냥을 듣는다.

"체르노빌 원발 사고 때 일본은 8천킬로 떨어진데도 불구하고 당시 소련정부에 대해서 아무런 연락도 없었기 때문에 일본정부는 강력한 항의를 했다. 그러나 이번 2천킬로 권내에 있는 우리나라에 대해서 아무런 연락도 안했다. 정말 제멋대로이다."   

이럴 때에 저자는 어쩐지 자기자신이 일본인의 입장에 서있는 것 같은 마음이 들어서 일본을 변호한다.

"일본은 지진국이기 때문에 평소에 지진에 대한 방재의식이 강해서 훈련도 하고 만전의 대비를 하고 있으니 지진은 생활의 일부이기 때문에 익숙해서 언제나  마음가짐이 다르다. 일본인의 냉정함과 질서 의식에서 나온 행동이지 결코 자주적으로 행동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한국이 전쟁에 익숙한 것과 같다고 저자는 생각한다. 한국전쟁 이후 북한은 수많은 도발을 감행해 왔다. 최근에는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까지 일어나서 일본인 관광객들의 한국행이 줄줄이 도미노 중지 사태가 일어났다. 그러나 서울 시민들의 일상생활은 다름없었다.

이용숙 저자가 2011년 9월 서울에 있는 <출판시대>에서 발행한 "사쿠라와 김치"  속의 "전쟁의 면역과 지진의 면역" 속에서 발췌한 내용이다.

이 책의 부제는 <이용숙의 "좋은 소리, 싫은 소리" 일한문화비교론>이었다. 2010년 한국에서 발행한 "일본을 파는 여자"를 다음 해에 일본어판을 발행한 책이 이 책이다.

전쟁과 지진으로 인한 한.일간의 면역 대비론은 누구나 알기 쉽고 설득력이 있었다. 일반적으로 문화 비교론이라면 역사적 사실들만을 예로 들어 논할 때가 있다. 그러나 지금 진행 중의 일상에서도 비일비재하다.   

"섞으나, 돌리나"의 항목에서 저자는 "문화라면 문학, 음악, 그림, 철학 등 고상한 분야를 떠올리지만 내가 말하는 문화는 폭이 넓고 일상생활이나 비지네스 등의 일들도 포함한다"는 주석을 달았다.

일본인과 비지네스를 할려면 식사작법, 돈 계산방법, 트러블에 대한 사과 방법, 술자리의 습관, 복장 등 모든 것이 문화의 범주에 들어간다.

그러면서 문화에 대한 정의를 사전에서 보면 "어느 집단의 구성원에 의해서 몇 세대에 걸쳐 획득한 지식, 경험, 신념, 가치관, 태도, 사회계층, 종교, 역할, 시간, 공간, 우주관, 물질소유관 등 여러 양상의 집대성"이라고 한다.

따라서 문화란 것은 일상적에서 조그마한 일들도 광범위하게 포함되었기 때문에 나라가 다른데서 일어나는 중요성이란 것을 무시할런지 모르지만 제각기 민족이나 인종이 갖고 있는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지 않으면 안된다.

저자는 이렇게 피력하면서 내가 느낀 일본인 문화 속에 이것을 알아두면 비지네스 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식습관의 차이, 인관관계와 배려의 습관, 상대방에게 거절할 때, 정해진 인사 언어의 사용"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한편 한국에 대한 애정과 비판도 일상적인 예를 제시하고 있다. "김치는 한국인의 혼, 한국인의 <우리>라는 단어 사용법, 한류의 쓰나미, 싫어서도 죽고 좋아서도 죽고, 퀵서비스 천국,  비빕밥 학문 등은 우리 한국인들이면 누구나 아는 일들이기 때문에 자신을 새삼스럽게 일깨우는 청량제 구실을 한다.

문화는 유구한 일상 속에서 어느 지역에서 되풀이 되는 모든 것을 역사의 틀에 묶어서 지키는 대상이며 행위이다.

지킴의 과정에서는 비논리, 비합리, 비과학이라고 정면으로 부정 못하는 것이 또한 문화이다. 문화에는 그 문화만이 갖고 있는 혼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화에 대한 심층적인 문화론이나 비교론은 과거나 현재도 추구하고 있으며 또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이다.본질적으로 변할 수 없는 문화이기 때문에 문화론 내용 역시 크게 다르지 않는다. 어쩌면 식상할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

이용숙 저자는 이것을 잘 알면서도 한.일비교문화를 보편적인 일상 속에서 그 예를 제시했는지 모르겠다.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삶 속에서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 읽고, 또 그것만큼 곧 이해할 수 있다.

관광 안내 책자처럼 물리적인 외적 측면에서가 아니라 정신적인 내적 측면에서 "사쿠라와 김치"는 "한국 입문서이고 일본 입문서"이다.

약 25년 전에 어린 3남매를 데리고 네 식구가 일본살이를 시작한 이용숙 저자는 목원대 성악과 전공, 영산대학 항공여행학과 졸업, 관광 및 국제비지네스 전문가로서 (주)린카이대표, 오사카경제대학 객원교수, 일본관광 홍보대사, 해외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 등 역직이 너무 많아서 열거를 생략하는데, 술 한잔 못 마시면서 "일본 키키사케시" 자격증을 갖고 있다는데 솔직히 믿을 수 없었다.

"키키사케시"라면 "일본술 소믈리에"란 의미인데 관광 전문가로서 일본 전국을 돌아다니면서 각 지방의 명주를 알게 되면서 흥미를 갖게 돼서 자격증을 땄다고 했다.

"꽃 향기는 냄새로 그 진가를 알 수 있습니다. 명주도 마시지 않아도 그 명주만이 갖고 있는 향기로도 알 수 있습니다.

첫해는 떨어졌지만 두번째 때 합격했습니다."

그의 돌연변이적인 역발상의 도전과 인생은 관광과 일본산 사케를 찰떡궁합처럼 접목 시켰다. 2006년 2월 고이즈미 수상 당시 수상관저에서 <외국인이 본 관광지 만들기 간친회>에 초대 받았다.

"일본에서 사양 길을 걷는 세 종류를 관광 패케지로 내놓으면 어떻습니까. 세 종류는 골프, 온천, 사케입니다." 몇 안되는 사람만 남아서 고이즈미 수상을 둘러싼 자리에서의 이 제안은 그들을 놀라게 했으며, 현재 힛트 패케지 상품이 되어 날개를 달고 있다. 

서울에서는 사케 시음회가 3회나 열려서 대성황이었다는데 앞에서 나는 한.일 양국의 입문서라고 썼지만 관광을 전문사업으로 전개하는 사람들은 꼭 읽어야 할 관광 전문 서적이기도 하다.

지금 제주는 외국인 관광객이 8월 18일 현재 1천만명을 돌파한다고 한다. 지난 해보다 40여일, 재작년 보다는 약 두달이 빠르다고 한다.

그러나 일본인 관광객은 해마다 줄고 있다. 7월 말 현재 2만 862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4만 969명)보다 30.1%의 감소라고 한다. 엄청난 차이이다.

"성지 순례"의  발상의 전환으로 "제주 올레길"의 신선한 관광 상품의 각광을 받은 지도 몇년이 지났다. 오사카와 토쿄의 제주 비행기 운항이 대폭으로 줄어들었다.

손님이 없기 때문에 운행 횟수를 줄였고 이것은 제주를 찾는 사람들에게 불편을 주어 더욱 경원하는 악순환의 되풀이되고 있다.

5년 전 발행된 책이지만 지난 6월에 "해외민주평화통일 자문위원" 연수차 서울에 갔을 때, 저자와 알게 되어서 이 책을 받고 읽었는데 내용이 무척 신선했다. 특히 제주 전문 관광인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이용숙 저자는 9월 6일, 일본 시사통신 주최로 열린 "인바운도 관광 전략"의 강사로 초빙되었고, 오는 10월 16일에는 오사카 NHKTV후원으로 동스타지오에서 오사카지역 중심으로 열리는 <칸사이지역 지방창생 10월 관광>이라는 토론회에 참석한다.

그녀는 지난 달에는 경주 관광문화의 활성화를 위해 경주를 방문했고, 어제부터(8일)는 서울에서 열리는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에 갔다. 한.일 양국의 민간 외교관으로 비행기처럼 날아 다니고 있다.

또 이용숙 씨는 스스로가 일본을 제2의 고향이라고 하면서 지일파라고 한다. 그녀는 지일파 차원을 넘어 친일파이다. 그런데 이 친일파라는 용어는 일제시대를 연상하기 때문에 다른 표현으로 우일파( 友日派)이다. 물론 상대적 용어로서는 우한파(友韓派)로서 필자는 즐겨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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