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4․3문제에 천작해 온 제주대 교창훈 교수(행정학과)가 정년퇴임 논문을 4․3유족들에게 헌정하는 기념식이 열렸다.

제주대 세계환경과 섬 연구소 등은 22일 오후 4시30분 제주 4·3 평화공원 내 제주 4·3 평화기념관 대강당에서 고창훈 교수 정년퇴임 기념 제주 4·3 대비극(Jeju 4·3 Grand Tragedy) 영문책자 국제공동논문집 출판기념회를 개최했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퇴임 기념으로 공동으로 저술한 논문집을 4․3유족회에 헌정하는 취지로 마련됐다.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양영철 교수, 고영철 교수, 장원석 교수 등 동료 교수들과 양윤경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 등 유족회원, 이문교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 박희수 전 제주도의회 의장, 강호진 제주주민자치연대 대표를 비롯해 고 교수의 제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양윤경 4․3유족회장은 “고창훈 교수는 4.3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해 유족들이 나서야 할 일을 먼저 대신해서 실천해 오신 분”이라고 말했다.

  고창훈 교수은 이번 논문을 4․3에 대해 국제적으로 환기하고 미국정부 등에 대한 청원을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논문집에는 고 교수의 논문 4편 외 22명의 국내외 저자의 15편의 국제공동 논문이 실려 있다.

영문으로 된 이번 공동논문의 제목도 ‘평화 한국시대 제주 4.3의 대비극: 아시아 태평양 맥락(1947-2016)이다.

강우일 주교가 권두언을 썼으며 주 집필자인 고 교수의 ‘평화 한국시대의 제주4.3대비극의 새로운 고찰’ 11명의 제주4․3수형인들의 증언, 한림화 작가의 4․3 당시 여성피해 등에 대한 증언 채록 논문, 김태일 교수의 4․3관련 역사 유적지와 주거양식 등을 소개한 논문들이 수록되어 있다. 

하와이대 법학전문대학원의 에릭 야마모토의 4․3에 대한 국제 배상 문제에 대한 문제 등 국제 법학자들의 제주4.3 관련 논문들이 함께 게재됐다.

대만 2.28진상규명위원장을 역임했던 대만 국립중앙대학교 체항 라이 교수도 서평을 통해 "제주4.3이 대반 2.28과 마찬가지로 평화시대의 대비극을 증언하고 아시아 태평양의 화해를 이끌어 가는 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고 교수는 그동안 제주4․3연구소 소장 등을 역임하는 등 강단에서만이 아닌 현실세계에서도 4․3문제 해결을 위해 힘을 보태왔다.

특히 4․3문제의 국제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아 왔다.  2003년 미국 하버드대학교에 열린 제주4․3컨퍼런스에서 미국 문제를 공식 제기한 이후 4․3을 국제적으로 알리는 일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내년에 선보일 미국 뉴헤이븐의 4.3 교과서 제작과 관련해서도 고 교수는 직간접적으로 노력을 기울였다.

지난 총선에서 4․3의 주요 과제로 제기된 4.3배상문제에 대해서도 일찌감치 국제적인 학술 네트워크 등을 통해 각국 대학의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들과 함께 공동 학술행사 등을 통해서 이슈를 제기해 왔다.

지난 9월 초에는 강우일 주교 제주교구 주교, 양윤경 4․3유족회장 등과 함께 미국 위싱턴 현지에서 4․3 문제의 국제적 해결을 위한 국제 컨퍼런스와 4․3에 대한 미국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청원서를 미국의회를 직접 방문해 전달하기도 했다. 

고창훈 교수는 “1982년 제주대 부임과 동시에 사회과학자로서 제주 4․3 대비극을 맞이하게 됐고 34년이 된 오늘 4.3 문제를 국제적으로 고민하고 해결할 수 있는 끈을 만들고 싶었다 ”면서 “4․3영령들께 이 책을 바칠 수 있어서 기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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