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오수시설 반대 비대위 활동을 마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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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오수시설 반대 비대위 활동을 마치면서
  • 제주투데이
  • 승인 2016.10.1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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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유난히 무더웠던 여름을 돌이켜보면 우리 마을을 뜨겁게 달구고 지역주민들의 공분을 산 오수시설이 떠오른다. 여름 내내 온 마을은 이 새로운 이야깃거리로 후끈 달아올랐다.

△오상철(서귀포시 토평동 오수시설 설치반대 비상대책위원회 간사)

헬스케어단지 내 오수중계펌프장(토평동 소재)은 지금까지 9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으며, 가로 25m, 세로13.4m, 높이 7m의 규모로, 최대 900여 톤의 하수를 일시 저장하는 저류조 기능의 시설이다.

마을 주민들의 호기심이 자극이 되어 일어난 갈등의 불씨는 마을 전체의 관심사가 되었다. 동네 소식을 듣고 전하는 사랑방 회의, 마을 운영회의, 긴급 마을총회 등 열띤 토론과 회의를 거친 후에 오수시설 설치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구성되었다.

마을을 대표하는 비대위 간사로서 활동할 수 있었던 것은 지금 생각해도 감회가 새로운 경험이었다. 어깨가 무거워지는 책임감과 함께 뭔가를 해내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달려들었다. 그동안 비대위는 여섯 차례의 회의와 2번의 해당기관 방문 및 오수시설 관련 정보공개 청구 요청 등 바쁜 농사철에도 불구하고 여러 일정을 소화했다.

잠시 한발 물러서서 마음을 가다듬는다. 나의 역량이 모자라 아쉬운 점들이 많았다. 지금 이 순간 무슨 일을 해야 하고, 어떻게 일을 처리해야 현재의 우리들과 미래의 자식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겠는가. 어떻게 하면 토평마을을 살기 좋은 으뜸마을로 가꾸어갈 것인가에 대한 나의 생각을 정리하고자 한다.

진실 파악이 우선이다.

비대위 활동기간 내내 위원들은 첫째, 동홍 하수관로에서 토평 하수관로 변경에 따른 주민설명회 미개최 사유, 둘째, 동홍 하수관로 사업 추진 시 예상되는 여러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밝히고, 셋째, 동홍 하수관로에서 토평 하수관로 변경사유 등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

행정기관 담당자들의 불연속적인 업무환경, 방대한 자료수집 및 정리보관 등으로 인한 요청자료 확인불능, 그리고 제출 자료의 오류 주장 등으로 인해 객관적 검증을 통한 사실 확인 작업에는 한계가 있었다. 안타깝게도 현재까지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어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서 우리는 한 가지만은 기억해야한다. 과거를 정확히 알고 기억해야 미래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미래의 어느 날 우리의 미래세대나 이웃주민이 이 시설과 관련된 사항들에 대해 물어보면 정확히 답해줘야 하지 않겠는가.

책임질 일은 져야한다.

토평 마을회가 주도적으로 요청한 건설공사 중지가 실시된 지 어느덧 4개월째로 접어들었다. 마을운영위원 등을 비롯한 주민들이 직간접적으로 겪는 현재의 고충과 어려움은 앞으로 지게 될 미래세대의 환경적 부채에 비하면 그리 크다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재발방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보는 이의 시각에 따라 사안의 경중이 다르게 보일 수 있는 것은 반드시 주민 설명회를 거치고 또한 그 지역주민들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본다. 왜냐하면 일반 대중들의 민주주의 의식이 고취됨에 따라 주민들에게 설명하고, 이를 이해시키는 일 또한 사업시행자와 시행사의 고유 업무가 되었다고 보기 때문이다.

일이 이렇게 까지 번진 것에 대한 일차적인 책임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에 있다. 이에 대해서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분(본부장 급)들의 사과표명이 뒤따라야 사과의 진정성이 확보될 수 있으며, 이번 일로 무너져 내린 토평마을의 자존심이 그나마 회복될 수 있다고 믿는다.

덧붙이자면 크든 작든 사업변경 사유가 발생하면, 다소간의 시간지연 등 추가비용이 수반되더라도, 이른 시일 내에 해당 주민들의 동의를 구하는 절차가 뒤따라야 할 것이다. 일개 주민들이 감히 이를 요구해봤자 소용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따라서 도 의회 차원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여 견제와 감시의 역할을 담당하게 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안전한 마을을 설계해야 한다.

비대위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보목하수종말처리장 또한 과부하 문제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정말 놀라운 사실이었다. 뿐만 아니라 토평마을 하수관로를 포함한 일부 하수관로는 오수.우수관이 분리되지 않아 폭우가 내릴 때는 하수관 역류현상으로 인한 하천오염 등 이차적인 환경피해가 발생하기도 한다.

광역상하수도 기본계획에는 하수처리장 증설 외에도 하수관로 정비, 오수.우수관 분리, 하수처리장 과부하 문제 해소 등 종합적인 대책이 마련되어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모든 주민들이 안심하고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주기를 바랄뿐이다.

추가로 지역 주민 대표가 참여하는 민관합동 안전점검을 실시했으면 좋겠다. 만약 이것이 이루어진다면, 시설 운영의 투명성 확보를 통한 상호 신뢰 구축의 장으로 활용될 수도 있다. 신뢰는 흐른 시간이 쌓여야 형성되는 만큼 정례적인 시설 점검을 통해 사업의 우수성을 홍보함은 물론 정당성까지 자연스럽게 설명하는 기회로 이어갈 수도 있다.

지역주민들에게 실질적 보상이 이루어져야한다.

토평마을의 보상요구는 정당합니다. 앞으로 있게 될 협상위원회와의 만남은 상생과 공존으로 가는 여정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주민요구를 수용하는 자세로써 임해야 하며 그 보상제안은 실제적이며, 구체적이어야 합니다. 그래서 보상의 씨앗이 지속가능한 마을발전의 토대를 다지는 튼튼한 나무로 성장할 수 있게 도와주셨으면 합니다.

아울러 상호간의 성실한 이행을 담보하기위한, 가능하다면, 법적, 제도적장치가 가미된 합의문형식의 후속조치도 필요합니다. 사람은 누구나 잊어버리는 법입니다. 만일에 있을 불협화음과 갈등을 미연에 방지하고 미래지향적인 동반자관계를 정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할 단계입니다.

더 이상 주민들의 무관심은 없습니다. 이기심도 없습니다. 오로지 마을을 향한 애향심만 불타오릅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토평마을은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 모두 마을공동체의 결속을 다지는데 앞장서며, 다양한 의견을 조정하고 화합을 이끌어내는데 열과 성을 다해야 합니다. 우리 마을을 더욱 아름답고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들어 나가야 하겠습니다.

*본 기고 내용은 제주투데이와 의견이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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