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훈춘시에 친환경 오리 농장 투자
230ha규모…국내 반입·일본 수출계획

"한국의 농·수·축산업은 고소득층 공략과 해외수출을 목표로 한 기술집약적인 분야에 주력함으로써 부가가치가 높은 무공해 농·수·축산물 생산 위주로 재편하는 차별화전략을 꾸준하게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도내 업체로선 처음으로 중국 길림성 훈춘시에 우량종 가축기지와 농작물기지를 건설하는 신천지개발의 유영신 대표(52·제주시 용담1동 285의18). 유 대표는 "농·수·축산물 시장개방에 따라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식량자원의 안정적인 확보를 위해서도 한국 농수축산물의 중국진출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외교통상관 임명…제주시와 가교 역할
12억원 들여 2006년까지 기반시설공사

유 대표는 특히 제주와 인연이 없는 중국 훈춘시정부(시장 金昌俊)으로부터 제주시 외교통상관에 임명돼 제주시와 훈춘시정부를 잇는 민간외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최근 두 도시가 경제·무역·문화예술·스포츠교류 활성화를 위해 자매결연을 추진하는 것도 유 대표의 작품이다.

유 대표는 우선 훈춘시 마천자향 하남촌에 12억원을 들여 230ha규모의 콩 경작지와 오리농장을 개설한다. 유 대표는 이를위해 신천지우량종축산유한공사를 설립하고 지난 7월 길림성 대외무역합작청과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유 대표는 이에 따라 오는 3월부터 4억원을 들여 트랙터·파종기·탈곡기 등 콩 경작에 따른 농기계를 반입하며, 이어 2006년까지 오리농장 기반시설을 갖추기로 했다.

오리농장에는 200평 규모의 사육장 6동과 숙소, 알 부화장 3동, 정비소 등이 갖춰진다.

유 대표는 이곳에서 유기농법으로 콩을 경작, 콩 껍데기를 사료로 조달함으로써 친환경 오리를 생산한다. 유 대표는 오리 전문음식점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오리를 저렴하게, 그리고 차별화된 오리를 조달하는 방안을 모색하던 차에 훈춘시에서 축산업을 하는 고향 친구의 권유로 투자를 하게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오리는 1수(1800∼2600g)당 4500∼5000원에 반입될 수 있을 것으로 유 대표는 보고 있다. 8000원 수준의 국내 오리 공급가격과 비교하면 40% 이상 저렴하다. 유 대표는 중국에서 생산되는 오리와 오리알을 국내 뿐만 아니라 일본으로 수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유 대표는 "최근들어 중국산 농·수·축산물 수입이 매년 늘고 있고 이같은 추세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여지기 때문에 당장 경제적인 득실만을 따져 단순히 수입에만 의존할 게 아니라 계약재배, 합작 농장·목장 경영, 등 양국간의 실질협력을 통한 식량확보 등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피력했다.

유 대표는 또 "중국정부가 과거 연안중심의 공업화정책에서 농업우선정책으로 돌아섰고, 일본 또한 중국과의 농업협력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제주지역의 경우에도 중국에 대한 1차산업의 진출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유 대표는 특히 "중국의 농경지와 우리의 자본·기술이 결합하는 대규모의 기계화 영농사업을 벌일 경우 가격·운송면에서 월등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대표는 또 이번 투자과정에서 "중국의 관료들이 얼마나 외자유치에 노력하는지를 알았다"며 "중국의 지도부와 관의 변화를 볼 때 중국의 가능성은 더욱 크다"고 밝혔다.

유 대표는 인천출신이다. 지난 1999년 인천체전 때 제주도선수단 100여명을 유 대표가 운영하는 음식점에 초대해 접대를 한 게 인연이 돼 작년 3월 제주에 정착했다. 인천에서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지원을 많이 해 "맘 좋은 털보아저씨"로 이름이 난 그는 제주도내 노인단체에도 본인이 직접 만든 지팡이 500개를 기증, 눈길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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