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제주4.3에서 무수한 제주도민들이 아무런 이유 없이

억울하게 죽어갔다고 말한다

 

그런가

정말 그러한가

 

1947년 3월 1일의 그 거대한 군집의 운동을

뒤이은 3.10총파업의 열정을

나라 반쪽 만드는 5.10단독선거를 저지한 동력을

우리는 그 4.3의 봄을 애써 잊고 있는가

 

4.3의 겨울은

최고조에 이른 열정을 끄기 위한

그 몇 배 분량의 극한의 공포와 탄압

이것은 공동체의 파괴와 개인의 해체

이것은 정체성의 상실과 인간성의 말살

 

이것은 사유하는 세포 자체를 파괴하는 것이다

그래서 제주4.3에서 죽음만 기억되고 있는 것이다

 

제대로

진실을 말하자

 

제주4.3은 아무런 이유없이 억울하게 죽은 것이 아니라

죽어서 아무런 이유가 없어져버린 것이 억울한 것이다

 

제주4.3에서 선대들은

이재수 항쟁군들처럼, 동학농민군들처럼, 5.18 시민군들처럼

분명한 이유를 가지고 싸우다 스러져갔다

이것은 세상의 모든 빨치산 항쟁과 일맥상통한다

 

분명히

결단코 말하자

 

이유 있는 죽음들이다

고귀한 죽음들이다

의로운 죽음은 의로운 행진을 부른다

고귀한 죽음은 고귀한 결단을 부른다

 

이제 후대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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