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경찰의 날' 71돌을 맞은 전국의 경찰은 힘든 업무에 시달리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우리나라 경찰 1명이 치안을 담당하고 있는 국민수는 452명이다. 지난해 기준 459명에서 7명 감소했다.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최대 1.5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지난해 7월 기준 독일 경찰 1명당 담당 인구는 305명이다. 우리나라 경찰이 독일 경찰에 비해 1.48배 많은 치안인구를 담당하는 것. 프랑스는 1인당 322명, 영국은 421명, 미국은 427명이다. 일본 경찰은 1인당 485명을 담당하고 있어 우리나라 경찰에 비해 많은 치안수요를 담당했다.

제주경찰은 어떤가?

세계적인 관광지인 제주는 이주 열풍에 인구가 65만명을 상회하고 있고 내외국인 관광객도 연간 1천4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이렇듯 사람들이 몰려 들어오면서 각종 범죄가 증가하고 있다. 도둑과 대문, 거지가 없어 '3無(무)의 섬'이라 불리던 제주가 근본적인 변화의 시기를 맞고 있다.

제주도내 신규 발생 불법체류자도 2011년 282명, 2012년 371명, 2013년 731명, 2014년 1천450명, 2015년 4천353명으로 급증하고 있다. 7월 말 현재 누적 불법체류자는 8천400명 선을 넘어섰다.

또한 도내 전체 범죄 발생 건수도 2011년 2만4천705건, 2012년 2만6천283건, 2013년 3만1천223건, 2014년 3만1천255건, 2015년 3만3천818건으로 집계됐다. 최근 4년 사이 36.9%(9천113건)가 증가했다.

전체 범죄 가운데 사기, 횡령, 배임, 통화·유가증권 위조, 부정수표 단속법 위반 등 주요 경제범죄는 2010년 2천734건에서 2011년 3천90건, 2012년 3천617건, 2013년 4천222건, 2014년 4천56건, 2015년 4천629건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5년 사이 69.3%(1천895건)나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실질 인구 증가와 범죄 양상에 대비한 종합적인 치안 강화 대책 마련으로 "도로에 차가 넘치고, 가는 곳마다 사람이 많아졌지만 질서와 안전을 담당할 경찰의 인력은 그에 걸맞게 증원되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찰통계연보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 전국의 경찰 인력 현황은 11만3천77명으로, 사회 안전 및 치안유지를 위한 기본 인프라 구비 정도를 측정할 수 있는 지표인 경찰 1인당 담당 인구수는 평균 456명으로 나타났다.

같은 해 기준 제주지방경찰청과 일선 경찰서 3곳의 인력 현황은 1천556명으로, 제주도 인구 64만1천335명을 기준으로 한 경찰 1인당 담당 인구수는 412명 수준이어서 전국 평균을 꽤 밑돌아 형편이 좋아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들고 나는 관광객, 불법체류자를 포함하면 제주도의 상주인구 수준은 80만명 이상이 되기 때문이다. 인구 80만명을 가정할 경우 제주 경찰 1명이 담당해야 할 인구는 514명 수준으로 크게 늘어난다.

실질적인 제주경찰 1인당 담당 인구수를 최소한 전국 평균 수준인 456명 아래로 줄여야 한다.

제주경찰 관계자는 "치안수요 대비를 위해 올해 차장제와 형사과, 광역수사대를 신설하고, 지구대와 파출소 근무 인원을 정원의 100% 이상 유지해 현장 치안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며 "체계적인 외국인 범죄 대응체계 구축을 위해 내년 외사과를 신설하고,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와 긴밀히 협력해 불법체류자 관리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제주도 내 발생 범죄 가운데 10% 이상이 유동인구에 의한 것"이라며 "현재 경찰 인력만으로 체감 치안 수준을 높이기엔 다소 역부족으로, 장기적으로는 실질 인구에 걸맞은 수준의 경찰 인력 증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달 제주를 찾은 홍윤식 행정자치부 장관이 "유동인구가 많고 세계적 관광지로서 치안 수요가 급증하는 제주의 특수성을 감안해 외사과 신설 등 제주 경찰의 치안력을 보강하고 확충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는 연간 7조원 안팎의 관광수입을 벌어들이는 한국관광의 메카다.

도민과 관광객의 안전을 더욱 확실하게 지키기 위해선 경찰 업무와 조직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구축하고 적절한 인원 충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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