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20일부터 22일까지 진행되고 있는 제주4․3평화포럼에서는 4․3항쟁 당시 미국의 책임론에 대한 이슈가 부각되고 있다.

「한국전쟁의 기원」의 저자인 미국 시카고대 브루스 커밍스 석좌교수는 21일 제주칼호에서 열린 제6회 제주4.3평화포럼 주제발표를 통해 미국 문제를 직접 거론했으며 순이삼촌의 저자 소설가 현기영씨도 미국의 책임 문제를 거론하며 망각에 저항하는 기억운동을 주창했다.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과거 미국의 기밀문서에서는 이 섬에 사는 사람들에게 가해진 무자비한 대규모 폭행에 대한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있다”면서 “미국이 자신의 명령으로 발생된 행위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지고 있을 때 발생했지만, 범죄자들을 처벌하는 대신 미국 지도자들은 반란세력을 강경 진압할 것 명령했고 진압된 것에 만족해 했다”고 말했다.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또 “미국은 진압 감독, 반발 진압군 일상 훈련, 수감자 심문 및 게릴라 세력을 찾아내기 위해 미군 탄착 관측기 사용 등 방식으로 반란 진압에 직접 가담했다”면서 “1948년 5월 22일 미 20연대장 브라운 대령은 반란을 끝내고자 방침을 내세웠다”고 덧붙였다.

브루스 커밍스 교수는 그 근거로 △‘게릴라 단체로부터 해안 마을을 보도하도록 무기 소지 폭도를 체포 및 무고한 시민에 대한 살해와 위협을 근절한다는 확실한 임무를 경찰에 지시한다’는 방침을 내세운 점△ 경비대는 제주 내 게릴라 부대를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전부 파괴하도록 지시를 받았다는 점 등을 들었다.

브라운 대령은 광범위하고 지속적으로 체포된 사람들을 취조하고 게릴라 단체에 물자 공급 경로를 차단할 것을 지시한 사실과 공산주의의 폐해를 입증하고 미국의 방식이 (제주민들에게) 긍정적인 희망을 제시한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장기적인 프로그램이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한 내용을 밝혔다.

1949년 5월 미대사관의 드럼라이트 공사는 ‘전면적인 게릴라 소탕작전은 4월에 사실상 종료되었다’고 보고한 내용과 존 무치오 주한대사가 일이 거의 마무리되었다고 워싱턴에 전신을 보낸 사실도 소개했다.

소설가 현기영씨도 평화포럼 제주대회 기조보고를 통해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종식과 더불어 세계전략의 일환으로 벌어진 게 제주4․3사건”이라며 “이 사건의 책임이 미국과 이승만 정권에 있는 만큼 4․3은 한국 국내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세계적인 문제”라고 규정했다.

현기영씨는 또 “4․3대참사의 배후엔 미국이 있으며 4․3당시 전시작전통제권을 장악하고 있던 것이 미군사고문단이었다”고 밝혔다.

현기영씨는 특히 “제주도민은 한국국민을 향해, 미국을 향해, 세계를 향해 당당하게 평화를 외칠 자격이 있다”면서 “망각해서는 안될 4.3대참사는 반드시 역사가 잊지 않도록 교과서에 진상을 실어서 국가의 삶을 경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번 제6회 4․3평화포럼은 제주4․3평화재단, 연세대학교 인간평화와 치유연구센터, 아아시아평화와 역사교육연대 등 공동 주최로 20일부터 22일까지 ‘제주4․3모델의 세계화, 보편화’를 주제로 제주KAL호텔과 제주4․3평화교육센터 등에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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