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금희 논설위원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은 신뢰를 바탕으로 무엇엔가 가치를 부여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어떤 사람은 소중히 하는 가치를 다른 사람은 경시할 수도 있다. 그것은 저마다의 가치부여의 개성에 따라 무엇엔가 부여하는 가치의 무게가 다르기 때문일 것이다. 한국명으로 토끼풀이라 불리는 클로버는 도시 한복판이든 공원, 길가 등 어디든 볕이 잘 드는 곳에서는 흔히 볼 수 있다. 클로버 중에서 네잎 클로버는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져 흔해 빠진 세잎 클로버 사이에서 경쟁하듯 네잎클로버를 찾았고 발견하면 왠지 행운이 올 것 같은 기대감이 따라오곤 했다. 내 잎 클로버는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가치가 부여되지 않았다면 그저 풀잎 하나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자연 상태에서 네잎클로버를 찾을 확률이 1/10,000이라는 주장도 있는 것을 보면 발견하기 어려운 희소성으로 인해 네잎클로버가 신성하게 여겨지거나 발견했을 때 성취감이 큰 이유인 듯하다.

아일랜드 공화국의 공식 국화이기도 한 클로버 중에서 세잎 클로버는 사랑과 희망을 뜻하기도 하며 애정, 무용, 기지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네잎 클로버는 희망, 애정, 행복, 신앙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런 모든 것을 아우르는 것은 어디에서 가치를 발견하느냐에 있지 않을까 한다. 가치(Value)의 사전적 해석은 “사물이 지니고 있는 값이나 쓸모”이다. 네잎클로버가 행운의 상징처럼 인식된 유래들은 다양하다. 여러 가지 일화 중 전쟁터에서 싸움을 지휘하던 나폴레옹이 발밑에 있는 네잎 클로버를 보고 고개를 숙인 순간 적의 총탄을 피하게 되어 목숨을 구했고 후에 프랑스의 황제가 되었다하여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졌다는 설이 있는데 이를 통해 사람들은 네잎클로버를 통해 행운이라는 가치를 찾고자 하지 않았을까 한다. 아일랜드에서 세 잎 클로버는 성부, 성자, 성인의 3위 1체로 악마와 마귀를 막아준다고 하여 네잎클로버 보다는 세잎 클로버를 더 행운의 상징으로 여기고 있다.

클로버 풀밭에서 행운의 클로버를 찾듯이 사람들 속에서 우리는 행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사람을 찾는다. 우리사회에서 사람들이 신뢰할 수 있고 교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올해 한국은 OECD 가입 20주년을 맞이하였다. OECD가 주거와 소득, 직업, 건강 등을 국가별로 종합하여 최근 발표한 ‘더 나은 삶 지수(BLI)’에서 한국의 삶의 질은 조사대상 38개국 가운데 28위로 나타났다. 사회관계망에서 한국은 어려울 때 믿고 의지할 누군가가 있다고 답한 비율이 72%로 OECD 평균 85%보다 13%포인트 낮았고, 50대 이상에서는 61%만이 어려울 때 믿고 의지할 누군가가 있다고 답해 OECD 평균 87%보다 26%포인트 낮게 나타났다. OECD에 가입한 20년 동안 한국의 경제 성장률은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지만 사회지표에서 OECD내 자살률 1위라는 불명예를 차지하는 등 개인의 행복과 삶의 질 개선이 시급한 과제한 과제로 나타났다.

유엔 자문기구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SDSN)가 세계 157개국을 대상으로 국내총생산(GDP), 정부와 기업의 투명성, 건강한 기대 수명, 개인의 자유, 사회적 지원 등을 반영해 발표한 '2016 세계 행복 보고서'에서 한국의 행복지수는 지난해보다 11계단 추락한 58로 나타났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싱가포르가 22위, 대만이 35위, 말레이시아가 47위, 일본이 53위다. 전체 국가 중에서 1위는 덴마크가 차지했으며 2위는 스위스, 3위는 아이슬란드다. 미국은 13위, 독일은 16위, 영국은 23위, 프랑스는 32위, 이탈리아는 50위, 러시아는 56위다.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겪은 사람들에게 극복하게 하는 긍정의 힘의 원천이 어딘가에는 있다. 긍정의 힘의 원천을 어디에서 발견하느냐 하는 것은 긍정의 힘의 원천인 가치의 발견을 세잎 클로버처럼 주위에 너무도 흔한 것들 사이에서 발견하느냐 희소성에서 발견하느냐의 차이가 아닐까싶다. 누군가에게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신뢰할 수 있는 누군가가 곁에 있는 사람은 행복할 것이다. 사람이 가장 사람을 행복하게 하고 사람이 가장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것 같다.

#관련태그

#N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