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둘레길은 해발 600~800m의 국유림 일대에 남아 있는

일제강점기 병참로(일명 하치마키도로), 임도와 표고버섯 재배지 운송로 등을

활용한 80km의 둘레길(환상의 숲길)을 말한다.

천아수원지~돌오름~거린사슴오름 ~무오법정사~시오름

~서귀포학생문화원 야영수련장~수악교~이승악~사려니오름~물찻오름

~비자림로 등을 연결하는 환상숲길이다.

 

자연과 에코힐링하는 환상숲길 한라산둘레길은

천아숲길(돌오름↔천아수원지 10.9km)

돌오름길(거린사슴오름↔돌오름 5.6km)

동백길(무오법정사↔돈내코탐방로 13.5km)

수악길(돈내코탐방로↔사려니오름 16.7km)

사려니숲길(사려니오름↔물찻오름입구 16km)

5구간이 조성되어 있다.

천아숲길은 돌오름에서 천아수원지까지 10.9km의 구간으로

돌오름, 한대오름, 노로오름, 천아오름 등이 분포한다.

한라산중턱 해발 1000고지 일대에 검뱅듸, 오작지왓 이라고 불리는 '숨은물뱅듸'가 있고

무수천계곡으로 흘러가는 수자원의 보고인 광령천이 내려오는 곳에 천아수원지와

인근에 어승생수원지가 위치한다.

 

1100도로변에서 한라산 둘레길 '천아숲길' 임도 2.2km 구간은

잘 포장되어 계곡 입구까지 쉽게 접근이 가능하다.

울창한 원시림 속 계곡에는 가을빛이 내려앉았다.

하늘은 눈이 부시도록 파랗고 붉게 물든 형형색색의 아름다운 단풍은 한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하고

나무잎 사이로 들어오는 가을햇살과 뺨에 닿는 기분좋은 작은바람은

모두에게 에코힐링할 수 있는 계곡의 아침을 노래한다.

 

누군가 탑을 쌓으며 소원을 빌었던 흔적

여러모양의 돌탑 너머로 천아오름 능선이 눈에 들어온다.

가을색을 깔아 놓은 낙엽길로 들어간다.

10월 태풍은 천아숲길 주차장은 물론 계곡을 지나 입구까지 덮쳐버렸다.

계단은 무너진 흙더미에 깔려 이미 훼손되었고 급경사 흙길은 미끄러워 모두들 조심조심...

누군가 예전의 길 옆으로 새길을 만들어 밧줄을 매달았다.

단풍 사이로 들어오는 초록의 제주조릿대가 싱그럽다.

 

제주조릿대는 제주특산식물로

예로부터 다양한 질병의 약재로 사용되어 왔다.

혹독한 추위와 적설을 견디는 강인한 생명력으로 60~100여년간 생존하며

일생에 딱 한번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은 뒤 사멸하는 식물이다.

한라산둘레길에는 제주조릿대가 널리 분포하고 있는 구간이 많다.

가을내음이 물씬 풍겨나는 숲길의 아침  

바스락거리는 기분좋은 낙엽밟는 소리와 푹신한 낙엽길이 주는 편안함에  

무거웠던 다리는 한결 가벼워진다.

끝없이 펼쳐지는 제주만의 독특한 숲길은

가을동화의 주인공처럼 아름답고 멋스런 길이 계속 이어진다.

숲길 입구를 막아버린 태풍의 위력도 잠시

빗물에 씻겨나간 가파른 숲길 입구는 위태해 보였지만

숲이 주는 맑고 깨끗한 공기에 투덜거림은 자연스레 사라져버린다.

가파른 계단을 오르면 울퉁불퉁한 돌길이 이어지고 이내 푹신한 낙엽길로 안내한다.

매트길을 걷고 나면 흙길과 또 다른 길이 매력을 더해준다.

 

가을빛이 만들어내는 도화지 위에 

물감을 뿌려놓은 듯 땅 위에는 또 다른 아름다움이 기다린다.

흙길로 이어진 길 옆으로 삼나무가 앞을 가로막는다.

누군가 표시해 놓은 붉은 화살표 방향은 족은노로오름 굼부리로 이어진다.

늦가을의 또 다른 매력...

죽은 나무 위에는 또 다른 생명이 싹을 틔운다.

얘~ 넌 이름이 뭐니?

포자 방출하는 버섯의 신비로움

방귀버섯이 포자 방출하는 순간을 포착했다.

빗방울이 떨어지거나 강한 바람이 불면 구멍을 통해 포자가 자연스럽게 방출한다.

 

버섯은

몸체에 잎, 줄기, 뿌리의 구별이 없는 균사(菌絲)로 이루어지고,

포자로 번식을 한다.

엽록소가 없어서 다른 생물이 만들어 놓은 양분으로 살아가는데

썩은 나무나 그늘지고 습한 땅에서 자란다.

버섯은 생태계에서 분해자인 동시에

자연에 되돌려주는 환원자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날 비가 내려 굼부리에 물이 고여 있는 상상을 했느데...

멧돼지의 출현을 걱정하며 걸었던 족은노로오름 굼부리는 바짝 말라 있고,

앙상한 가지와 새들의 늦은 도시락은 빨간열매만을 남긴 채

겨울로의 여행을 준비한다.

계곡을 시작으로 노로오름 삼거리까지 5.5km 거리다.

돌오름방향으로 계속 진행해야 하지만 노로오름 정상은 포기하고

국유림임도 따라 왔던 길로 되돌아간다.

깊은 산 속 옹달샘...누가 와서 먹나요?

움푹 패인 커다란 돌은 어제 내린 비에 옹달샘을 만들었다.

떠다니는 젖은 낙엽 사이로

살짝 드러난 반영의 아름다움은 지나가는 사람들을 멈추게 한다.

제주에는 다양한 길들이 찾아오라 기다려준다.

바닷길, 마을안길, 올레길, 하천길, 숲길, 한라산둘레길~

올레길은 제주 해안과 마을길따라 아기자기한 정다운 길이겠지만,

한라산둘레길은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은 원시의 숲으로

자연의 숨결을 느끼며 걸을 수 있는 제주 자연이 주는 끝없는 선물이다.

 

숲을 빠져나오니 출발했던 계곡의 가을빛에 다시 발걸음이 멈춘다.

천아숲길은 겨울로의 여행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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