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나가는 제주해녀

'제주 해녀 문화'의 유네스코(UNESCO)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제주 해녀 문화는 기계 장비 없이 수중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초인적인 잠수 능력과 독특한 언어, 노동요, 공동체 생활 등을 갖추고 있는 독특한 문화유산이다.

제주도는 유네스코가 다음 달 2일까지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무형문화유산위원회를 열어 제주 해녀 문화를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할지를 최종 결정한다.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는 지난달 말 제주 해녀 문화를 인류무형문화유산 목록에 등재하라는 권고 판정을 내렸다. 평가기구의 결정이 뒤집힌 사례가 없기 때문에 제주 해녀 문화는 2014년 3월 등재 신청을 한 지 2년 8개월여 만에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만약 '제주 해녀 문화'의 유네스코 등재가 최종 확정될 경우, 우리나라는 지난 2001년 종묘제례를 시작으로 판소리와 아리랑, 강강술래, 줄다리기 등 모두 19개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게 된다.

강인한 생명력을 자랑하는 제주 해녀들은 오로지 물질 기술에만 의지해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바다 밑을 오가며 삶을 개척해왔다.

양순옥(제주시 도두동)씨는 “16살부터 시작했는데 그때부터 부모도 살리고 결혼해서 자식들 공부도 시키고 대학교까지 다 시키고, 지금은 결혼도 시켰습니다”라고 평생 해녀가 자신의 직업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생계를 꾸려가는 강한 엄마로, 함께 삶의 애환을 나누는 동료로, 독특한 지역 공동체를 구성해 온 해녀는 제주의 상징이며 제주 해녀의 고유한 공동체 문화는 단순한 지역 문화적 가치를 넘어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유네스코(UNESCO)는 “제주 해녀문화 속에 배려, 양성 평등, 자연과의 조화, 사회공헌 등 유네스코가 지향하는 주요 키워드를 모두 갖추고 있다”며 “풍부한 예술적 영감의 원천으로서 제주 해녀 문화는 시와 소설, 드라마, 영화, 음악 공연 등 다양한 장르에서 인기 있는 소재”라고 밝혔다. 제주도는 이번 제주 해녀 문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확정 짓기 위해 외교부와 주유네스코 대표부, 문화재청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과 함께 에티오피아 현지에서 제주 해녀 문화의 가치와 우수성을 알렸다.

제주 해녀 문화가 등재되면 다음 달 13, 14일 이를 기념하는 선포식을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 해녀들이 해녀 문화 전승 및 보전 계획 등을 담은 ‘해녀헌장’을 발표하고 축하 공연 행사가 마련된다. 해녀 문화를 유엔식량농업기구(FAO) 세계중요농업유산(GIAHS)에 등재할 계획도 갖고 있다. 제주시 구좌읍에 위치한 제주해녀박물관은 한 달 동안 무료 개장해 해녀 문화를 널리 알린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제주 해녀는 살아 있는 문화박물관이며 자랑스런 제주문화 유산이다’라는 말이 딱 맞다”며 “소득 보장, 후진 양성 등을 포함한 중장기 발전 계획을 세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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