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녀문화’가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제11차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무형유산위원회는 제주 해녀문화에 대해 “지역의 독특한 문화적 정체성과 다양성을 보여 주며, 사회적 응집력을 높이는 활동 등이 무형유산으로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제주 해녀는 기계 장비 없이 바다에서 해산물을 채취하는 독특한 ‘물질’ 문화로, 해녀 조직의 연대 의식을 강화하는 ‘잠수굿’과 바다 위에서 부르는 노동요 ‘해녀노래’ 등을 통해 제주만의 문화적 고유성을 드러낸다.

하지만 1965년 2만 3000여명에 달했던 제주 해녀는 지속적으로 줄어 지난해 말 현재 4300여명에 불과한 데다 전체의 59.9%가 70세 이상으로 고령화 현상을 겪고 있어 명맥이 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제주 해녀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등재는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앞으로 제주 해녀문화를 체계적으로 전승·보존해 세계적인 보물로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 무형유산학회의 관계자는 "지금까지 해녀의 이미지는 희생적인 어머니, 가족을 먹여 살리는 여성같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었다"며 "해녀야말로 최고의 전문가 집단"이라고 했다. "바다에 대해 풍부한 지식을 갖고 있고 제주 지역의 기후에 대해서도 경험과 지식이 축적돼 있죠. 이제부터라도 해녀문화가 단순히 먹고 살기위한 수단이 아니라 복합적인 문화가 함축된 다양한 이미지로 조명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제주 해녀 문화’ 등재는 "인류무형유산 등재 기준에서 유네스코가 갈수록 '젠더' 이슈를 강조하고 있다. 등재 신청서 항목이 계속 바뀌는데 최근엔 해당 커뮤니티에서 여성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는지 쓰라고 한다"며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는 당당하고 독립적인 여성, 해녀의 가치를 유네스코가 높이 평가했다"고 전해지고 있다.

앞으로 급감하고 있는 제주의 해녀가 '지속가능한 유산'이 될 수 있을까? 요즘 세계적인 추세는 무형유산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미 죽어가는 걸 살리자는 게 아니라 '지속가능한 유산'인지가 가장 중요한 펙트가 된다.

그래서 ‘제주 해녀문화’도 이번 등재를 계기로 옛것 그대로 보존·보호하는 대상이 아니라 사회에서 당당한 기능으로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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