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

애주가로 알려진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와인과 맥주에 이어 2조원대 ‘소주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것도 경영난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도내 작은 규모의 ‘ 제주소주’다. 정 부회장은 오래전부터 제주에 자주 내려와 지인들과 함께 각종 와인을 즐기는 와인 마니아로 잘 알려져 있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13일 제주 향토 소주기업인 ‘㈜제주소주’의 인수를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이마트는 지난 6월 제주소주와 주식매매 가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6개월 동안 협의와 실사를 거쳤다. 인수가격은 약 3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제주소주 상품

㈜제주소주는 지난 2011년 8월 5일 도내 상공인을 중심으로 자본금 25억원의 ㈜제주천수라는 회사명으로 설립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제주물산의 주주는 2014년 말 현재 오헌봉씨가 12만6000주(18.0%)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이며 제주물산이 6만주(8.57%) 등 주로 소액주주들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정 부회장이 당장에 공격적으로 소주시장 공략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먼저 ㈜제주소주에 우선 적극 투자해 내실을 기하고 제주소주가 제주를 대표할 수 있는 한류 상품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것이다.

그 일환으로 이마트는 13일부터 제주소주에 신입, 경력직 등 40여명을 신규 채용해 경쟁력 강화에 나설 예정이다. 채용분야는 영업과 마케팅, 인사와 재무, 기술, R&D, 생산 등이며, 채용과정에서 제주지역 출신을 우대해 지역 일자리 창출에 앞장선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수 확정으로 김운아(53세) 신세계 L&B 대표이사가 제주소주 대표를 맡게 됐다. 신세계 L&B는(ABOUT US) 전 세계에서 수입한 유명 와인, 크래프트 맥주, 츄하이 등 다채로운 주류 상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고객에게 선보이고 있는 종합 주류유통 전문 기업이다.

김운아 신임 제주소주 대표

김 대표는 지난 1989년 신세계그룹에 입사한 이후 주로 이마트에 금무를 해오다가 지난 2011년 이마트 MD전략본부 HMR담당 상무보로 임원을 달았다.

이마트 관계자는 “제주소주 인수가 마무리됨에 따라 앞으로 제주소주가 제주도내에서 탄탄한 향토기업으로 발돋음하고, 해외 상품 수출 채널의 확보를 통해 세계에 홍보될 수 있도록 기여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한라산소주 상품

이마트의 제주소주 인수확정에 가장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곳이 한라산 소주다. 그 동안 한라산 소주는 상표분쟁을 통해 제주소주와 불편한 관계를 이어왔다.

대기업의 막강한 유통망과 마케팅 파워를 등에 업은 이마트 제주소주가 지역 소규모 업체지만 앞으로 도내시장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 기존 제주의 소주인 한라산은 초긴장 상태다.

현재 제주소주는 월 지하수 취수 허가량이 4500t으로, 앞으로 이마트는 이 지하수를 이용해 먹는샘물 및 탄산수 등 소주 이외의 제품 분야 진출도 예상되고 있다.

도내 진출한 대기업 중에서 지역에 기여도가 낮다고 평가되는 이마트가 향후 제주소주를 발판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지역발전 뿐만 아니라 사회공헌 활동에도 어느정도 기여할 지 도민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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