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잠시 주춤한 더운 여름날~

바닷가 모래언덕에는 연보라빛 순비기나무가 꽃봉오리를 터트린다.

한참을 이 아이들과 눈을 맞추다 내 눈에 들어오는

꽃보다 잎이 더 아름다운 아이~

녹색과 은백색 잎 위로 노란꽃이 피길 기다리기를 여러 달...

드디어 한라산 첫눈 소식에

활짝 핀 노오란 갯국과 사계 바닷가를 떠올리니 가슴이 울렁거린다.

'빨리 피어라, 피어 있어라'

주문을 외워본다.

갯국은 국화과/여러해살이풀로

우리나라 남해안, 제주도 바닷가나 모래밭에서 자란다.

최근에는 분화용, 화단용으로 많이 개발되어 도심에서도 쉽게 눈에 띈다.

두툼한 잎의 뒷면과 가장자리에는

은빛이 도는 흰색 솜털이 빽빽하게 나 있고

짙은 초록색잎 은빛 테두리는 꽃이 없어도 잎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가늘고 긴 땅속줄기는 뻗어 나가고 줄기는 비스듬히 누워 자란다.

꽃봉오리는 반질반질한 얇은 막에 싸여 있는 듯하고

진노랑의 작은 두상화는 11~12월 줄기 끝에서 뭉쳐서 핀다.

꺾꽂이와 포기나누기 등으로 번식한다.

들국화는 가을을 대표하는 산과 들에서 나는 꽃으로  

겨울이 되면 잎과 줄기는 말라 죽지만 뿌리로 겨울을 난다.

국화보다 꽃은 작지만 청순한 모습은 향이 그윽하고 색이 고운데

산국, 감국, 구절초, 개미취, 쑥부쟁이, 갯국 등 종류도 다양하다.

갯국은 들국화 중에 가장 늦게 피는 가을이라기 보다는 겨울꽃이 더 맞는지 모르겠다.

바다가 고향일까? 바다의 향수가 그리웠나?

세찬 바닷바람, 모진 서릿발에도 굴하지 않고 뿌리를 내린다.

그래서일까? 꽃말도 일편단심, 굳은절개다.

짠내음을 풍기는 바닷가에는

차가운 바닷바람에 노란 갯국의 따스함이 전해진다.

갯국이 활짝 피면 12월도 서서히 저물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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