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2일 저녁 오사카에서 총련에서 활동했던 분들과 일본 저널리스트, 필자 등 10여명이 모여서 송년회를 겸한 식사회가 있었다.

당연히 화제는 한국 정국 이야기였다. 비난 일색만이 아니고 안타까움과 우려의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이날 참가하신 총련 전 현(縣)본부위원장의 발언은 아주 논리적이었고 한국에 대한 연민의 정이 넘쳐흘렀다.

팔순을 넘으신 그 분이 아명(兒名) 이름 리봉국(82)으로 쓴 기고문 전문을 소개한다.

[기고문]

"저는 재일 2세로서 1934년 쿄토에서 태어났습니다."

"저는 일본에 의해서 우리 부모 형제들, 우리 선조들이 겪은 온갖 민족적 굴욕과 고통을 자라나는 세대들에게 두번 다시 당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의 일념으로, 조선 민족의 존엄과 자부심을 안겨주기 위하여 민족학교 교육사업에 종사해 왔습니다."

"돌이켜보니 교원생활을 20여년간, 학교 운영과 민족교육 사업의 법적 권리옹호, 지원 사업등을 20여년간 온통 근 50년 가까운 세월을 교육관계 사업으로 사회생활을 마치고, 지금은 재일동포사회의 변화 실정과 장래상 등에 관심을 갖고, 특히 조국의 조선반도(한반도)의 남과 북의 정세 추이에 주목하면서 일희일비하면서 여생을 보내고 있습니다."

"이 어간에 저는 재일동포사회와 조국의 남북 사회에서 일어난 여러 사변, 행사 등을 통해서 민족 긍지와 영예, 희망과 용기를 많이 얻었습니다. 때로는 참기 어려운 슬픔과 아픔, 깊은 실망과 낙심에 빠진 일도 있었습니다."

"최근의 인상 깊은 일은 2013년 한국 대통령 선거에서 여성 대통령이 출연한 사실에 크게 감동한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젊은 나이에 그와 같은 비참한 사건으로 부모님을 여의고 고아가 된 사람으로서, 동시에 다름아닌 박정희 대통령의 딸로서,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한 끝에 20여년간의 공백을 극복하고 정치 세계에 복귀한 박근혜 씨가 첫 여성 대통령으로 취임하였기 때문입니다."

"저는 박근혜 대통령의 인간성을 믿었으며 이공학을 배웠다는 과학적 사색에 기대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난데없이 <최순실사건>이 발생하여 대통령의 사죄회견, 변명회견으로 볼 수 밖에 없는 담화를 발표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박근혜 씨 개인에 대해서는 인간적 동정을 느끼면서도 박근혜 씨는 한국 대통령입니다."

"이번 사건의 흐름을 보니 몇분의 사죄담화, 결심담화 발표로써 대통경 책임을 수행했다고는 보지 못합니다. 국민들이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을까요."

"사건이 터지자 국민들은 시간을 두지않고 10월 말부터 매주 말에 오늘에 이르기까지 연속적으로 촛불집회를 열고 있습니다."

"그것도 수만명부터 출발한 참가자들이 백만명이 넘는다니 그 국민들의 충격이 얼마나 컸는가를 여상히 보여줍니다."

"참가자 수도 놀랄만한 일이지만 참가자들의 다양성과 행사가 사고없이 내용 있고 질서 정연하게 진행되었다는 것이 크나큰 성과이며 특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적 정세가 불안정할 때 혼란이 일어나기 쉽고 그 화는 국민들이 크게 입기 마련입니다."

"이번 사건은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었으나 지금 진행 중에 있는 국민들의 촛불모임은 우리니라의 민주화가 성숙되 나감을 보여 주며, 국민들의 정치의식의 심도를 온 세상에 알리는 기회가 되였다고 생각하니 불행 중의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이 탄핵을 받고 심판을 면하지 못하게  된 것은 유감이지만, 나라 정치가 민주화의 성숙 속에 법과 질서에 따라 어려운 문제를 옳게 극복해 나갈수 있는기난긴 투쟁의 한 여정의 일보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2016년 12월 12일 친우 모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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