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문재인 전 민주당 당 대표가 차기 대권 야권레이스에서 가장 앞서면서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도 친노라는 말을 삼가는 대신 신친문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조기 대선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문 전 대표 진영은 ‘부자 몸조심’을 하고 있다. 특히나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최순실 씨 관련 각종 비리 의혹이 터지면서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 문 전 대표의 비선은 누구냐는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그중 핵심 참모로 ‘3철’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이 복심 중의 복심으로 집사 역까지 하고 있어 최측근으로 부상하고 있다.

- 이호철, 전해철 ‘주춤’ 양정철… 부상하는 까닭
- 文, 정무적 발언 논란 후 이호철vs최재성 ‘각’

문재인 전 대표가 당 대표직이나 대선에 나설 때마다 가장 주목받은 인사가 3철이다.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 전해철 의원, 양정철 전 홍보기획비서관이 그 주인공이다. 현재도 마찬가지다. 문 전 대표는 보수 정권 10년 집권에 따른 정권교체 욕구가 어느 때보다 높고 ‘최순실 게이트’로 최대 수혜자가 됐다. 이는 곧 야권 주자 중 차기 대선 지지율에서 1위로 나타났다. ‘문재인 대통령’관련 책이 나올 정도로 기세가 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문 전 대표 진영에서는 지난 4.13 총선때부터 측근 3인방 관리에 들어갔다. 전해철 의원은 19대 국회에 경기도 안산 상록갑에 출마해 당선된 국회의원인 만큼 20대 총선에 나서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재선에 성공한 전 의원 역시 측근으로 분류되지만 국회의원 신분이라는 점에서 원외 시절만큼 문 전 대표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전 의원은 오히려 정책 행보에 매진하면서 정책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지난 8.27 전당대회 때에도 전면에 나서지 않으면서 추미애 후보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추미애 의원은 친노·친문 등 당 주류 세력이 적극 지지하면서 압도적으로 당 대표직에 오르게 됐다.

반면 이호철 전 민정수석은 막후에서 정무적 판단을 조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수석은 1980년대부터 인연을 맺고 문 전 대표와 함께 한 부산파의 대표적 인사다. 이 전 수석은 고 노무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관을 지냈고 참여정부에서 문 전 대표와 함께 민정수석 자리를 돌아가며 맡는 등 ‘영원한 동지’로 분류될 정도로 최측근이다.

전해철 ‘자기정치’ 이호철, ‘측근 갈등’

하지만 이 전 수석은 이런   인연 때문에 지난 총선에서 양정철 전 홍보기획관과 함께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해야 했다. 문 전 대표의 최측근이라는 점이 걸림돌이 됐다. 이후 이 전 수석은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송영길 후보를 막후에서 지원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이 전 수석이 문 전 대표의 최측근 그룹에서 다소 ‘거리두기’를 하게 된 배경은 역시 최측근인 최재성 전 의원과 갈등이 노출되면서부터라는 게 민주당 내 시각이다.

지난 10월 문 전 대표가 송민순 회고록 파문이 일 당시 지난 2007년 유엔 대북인권결의안 기권 과정에 대해 “솔직히 잘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해 대선 주자로서 리더십에 상처를 입는 발언이 단초가 됐다. 문 전 대표의 책임 회피성 발언이 나오면서 이 전 수석이 당시 정무적 판단을 한 최재성 전 의원에게 “낙동강 이남으로는 올 생각은 하지도 마라”고 불만을 표출했다는 후문이다. 측근 갈등이 불거지면서 이 전 수석은 부산에서 사실상 두문불출하고 있다.

반면 지난 총선에서 불출마를 선택한 양정철 전 비서관은   ‘정중동’의 활동을 하고 있다. 하지만 문 전 대표에게 3철 중 가장 신뢰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 전 비서관은 20대 총선이 끝난 이후인 6월13일 문 전 대표가 네팔 히말라야로 트레킹을 떠날 당시 동행한 인사다.

양 전 비서관은 당시 2012년 문재인 대선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던 탁현민 성공회대 교수와 함께 갔다. 양 전 비서관은 대선 캠프에서 비서실내 메시지 팀장을 맡아 문 전 대표의 ‘복심’으로 불리기도 했다.

문 전 대표는 네팔행 비행기를 타기 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12년 만에 다시 떠나는 히말라야 트레킹”이라며 “많이 걸으면서 비우고 채워서 돌아오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문 전 대표 입장에서는 8.27 전당대회를 앞두고 불필요한 ‘문심 논란’에 엮이고 싶지 않은 행보였지만 야권 일각에서는 전당대회 이후 본격적인 대권 행보를 위한 숨고르기로 내다봤다. 단순한 봉사활동이나 트레킹이 아닌 정권 교체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기 위한 것이라는 진단이 우세했다.

이런 자리에 양 전 비서관이 동행했다는 점은 두 인사 간 신뢰가 남다르다는 방증이라는 주장이다. 이뿐만 아니라 양 전 비서관은 문 전 대표와 함께 7월 9일 네팔에서 돌아온 이후에는 문 전 대표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와 함께 전당대회 이후 전국 순회에 동행하면서 보좌했다.

양 전 비서관의 이력을 보면 문 전 대표와 지역이나 학연에서 서로 겹치는 부분이 전혀 없다. 오히려 이호철 전 수석의 고향이 부산이고 경남고 후배로 문 전 대표와 겹치는 부분이 있어 더 친밀할 수 있다.

하지만 야권에서는 양 전 비서관이 문 전 대표의 실질적인 총무역이자 집사 역을 맡고 있다는 관측이 파다하다. 야권의  한 인사는 “문 전 대표가 그동안 대선, 당 대표직, 국회의원 선거에 나설 때 정치자금을 담당한 사람이 양 전 비서관이라는 소문이 있다”며 “양 전 비서관이 문 전 대표와 학연, 지연에서 자유롭다는 게 오히려 집사 역을 맡기는 데 유리한 것 아니겠느냐”고 내다봤다.

한편 문 전 대표 진영은 대선 캠프를 꾸리면서 친문·비선 실세라는 인사들은 전면에 나서지 못하게 할 분위기다. 가뜩이나 ‘문재인 대세론’, ‘문재인 대망론’으로 친문 패권주의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 때문이다. 이에 문 전 대표 진영에서는 외연 확대를 위해서라도 새로운 인물로 꾸릴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 ‘순장조’ 양정철 ‘집사’역은 계속

일단 최근 문 전 대표 개최 연설회나 간담회를 보면 친문으로 분류되는 박광온·박범계 의원 외에도 김해영 전 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모았다. 김 전 의원은 문 전 대표와 함께 법무법인 ‘부산’에서 함께 근무했지만 친문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또한 ‘정세균계’로 알려진 전병헌 전 의원과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의 측근인 김영록 전 의원도 문 전 대표진영의 설득으로 합류했다. 박원순맨으로 알려졌던 임종석 전 정무부시장의 영입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양 전 비서관을 비롯해 전해철·이호철 등 최측근 3인방을 비롯해 친문 핵심으로 분류되는 인사들은 대선캠프에서 ‘배후 지원’으로 역할이 정리될 전망이다. 문 전 대표 진영에서는  ‘친문 패권주의’ 등 계파색을 없애 외연확대에 주력할 전망이다. 하지만 야당에서는 ‘3철’중 양 전 비서관의 역할은 대선 캠프 구성과 상관없이 문 전 대표의 ‘순장조’로 끝까지 함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홍준철 기자  mariocap@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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