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역사인식에 대한 부정적 시각으로 한국에서는 사려 깊은 대응을 못하고 "우리의 행동은 애국적"이라는 미명하에 아전인수격인 돌출 행위를 빈번히 범하고 있다.

부산 일본 총영사관 앞의 위안부 소녀상 문제가 불거져서 한.일간의 또 다시 역사인식에 대한 소모적 논쟁의 불씨가 채 꺼지기 전에, 이번에는 경기도 도의원들의 "독도 소녀상" 건립 모금운동이 그 논쟁에 기름을 부어넣었다.  

필자가 시청한 지난 1월 18일 저녁 6시 NHK TV 뉴스와 다음 날 민방의 TBS TV는 경기도 도의원들이 독도에 소녀상을 12월에 건립한다고 크게 보도했다.

그러면서도 독도는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기 때문에 문화재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 문제도 있지만, 독도 관할 경상북도 김관용 지사가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어서 건립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필자가 시청하고, 읽은 두 방송과 요미우리, 마이니치신문만이 아니고 일본의 TV와 신문은 이 날을 전후해서 일제히 보도헀다.

TV 영상에는 경기도 도의원들이 모금운동 현수막 앞에서의 활동들과 이명박 전 대통령이 현직에 있을 때 독도 방문의 영상까지 친절히 재방영했다. 

경기도 도의원들의 여야 관계없이 34명이, 소녀상 2기 건립을 위해 7천만원 모금운동을 벌이는데 1기는 독도에 건립한다고 자세히 보도하면서, 일본 정부의 스가 관방대신의 항의 기자회견도 함께 나왔다.

이러한 보도가 나간 후, 아베 수상은 기시다 외무대신과 협의 후, 주한 일본 대사 부임을 더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재부임은 언제가 될런지 모른다.

양국 국민은 처음에는 일본 대사와 부산 총영사의 일시 귀국 조치에 놀랐지만 지금은 대사, 총영사 재부임 운운은 관심 대상이 아니다.

일본 미디어에 이 뉴스가 크게 보도됨으로 인한 파급 효과에 대해 양국의 손익계산서에 관심이 있을뿐인데, 언제나 한국의 일방적 손해로 끝나고 만다. 

일본의 독도 문제를 보도할 때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 방문 전까지는 한국의 실효지배하는 독도, 타케시마라고 했지만 지금은 한국의 불법지배하고 있는 시마네현 타케시마라고 한다.

한국 국내에서 독도 문제를 영토사랑, 영토수호하면서 정치가들이 공개적인 활동을 할 때마다 일본의 각종 미디어는 일본 정부의 판에 박은 항의와 타케시마 불법점거라는 논리 속에 한국을 비난한다.

한국은 다시 독도를 역사인식과 곁들여서 이 반론에 맞불을 놓고 일본은 재반론한다. 한국 국민 중에 독도가 일본 영토라고 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유치원 아이들까지도 그렇다.

일본 정부가 자국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타케시마에 대한 일본 국민의 인지도는 아주 약했었다.

후지텔레비가 몇년 전 한.일양국민에게 독도가 어디에 있는지 조사를 한 적이 있었다.

한국인은 모두 울릉도 밑에 있다고 지적했는데 일본인은 타케시마가 오키나와 부근에 있다는 사람들도 있었다. 일본인의 정답자는 50%도 못 미쳤었다.

독도가 어디에 있는 것을 다 알고 그 사랑스런 섬에 태극기가 휘날리고 24시간 철통 같이 경비하는 우리 영토를 한국 스스로가 왜 먼저 잊을 때만 되면 들먹여서 일본의 뉴스거리로 재공하는지 도저히 이해를 못하겠다.

그럴 때마다 일본인들은 오키나와 부근에 타케시마가 있다고 했던 사람들과 전혀 몰랐던 사람들도 동해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불법점거한 한국에 반감을 키우게 한다.

잘못된 일본의 역사인식을 바로잡고 애국적 충정에서 독도 사랑을 부르짖는다는 한국 일부 정치가들의 경솔한 행동과 행위는, 일본 정부와 국민의 반성은 커녕 그 주장과는 달리 그들에게는 타케시마 지키기를 더욱 부추길뿐이다.

이번 경기도 도의원들의 평화 소녀상을 독도에 건립한다는 기획은 위안부 문제와 영토 문제를 성토하기 위한 기발한 발상 속의 일석이조라고 그들은 자화자찬하고 있을런지 모른다.

독도 관할도인 경상북도의 자문은 물론 같은 의원활동을 하는 경상북도 도의원들과도 사전협의 없이 벌이는 이 운동은 월권 행위이고 무의미한 자기 만족의 포플리즘에 불과하다.

김관용 경북 도지사와 도의원, 외무부의 반대 의견은 지극히 당연하다. 담당 부서와 관할도도 신중하게 대처한 민감한 영토 문제에 소녀상까지 합세한다면 더욱 문제를 꼬이게 할 따름이다.

독도의 영토 사랑과 위안부의 아픔은 이러한 운동을 하는 일부 정치가들만이 알고 있지 않다. 한국 국민 모두의 아픔이고 잘 알고 있다. 일본의 양심 세력도 알고 있다.

그렇다면 경기도 의원들은, 우리는 일본 정부와 국민에게 왜곡된 이 역사인식을 알려야 한다는 사명감에서 나왔다고 할 수 있는데, 이것이 얼마나 역효과를 갖어오는지 심사숙고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다시 한국 특유의 상투적인 반일 카드를 꺼냈다고 냉소와 비아냥 속에서 모두 일축한다. 지난 번에도 썼지만 일본 역시 상투적인 반론이다.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에나 있는 독도 문제가 다시 일제히 미디어에 타케시마 문제로 보도되어일본 각 가정의 안방까지 들어가니 이 이상의 타케시마 광고는 없으며 그 효과는 엄청나다.

고국의 일부 정치가들의 이러한 영토 사랑과 소녀상 건립은 패러디적인 역설로서 일본 국민들의 왜곡된 역사인식을 더욱 강화 시키는데 커다란 공헌을 하고 있다. 

그러니 이것이야말로 바로 친일 행위인 것이다. 이러한 뉴스를 대할 때마다 필자만이 아니고 일본에 거주하는 동포 거의가 느끼는 압도적인 혐오감이다.   

#관련태그

#N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