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연휴 기간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 수가 한중 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 배치 갈등으로 인해 지난해보다 감소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최근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올해 춘절 기간(1월 27일∼2월 2일)에 제주를 방문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4만795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만1385명보다 3433명, 6.7% 감소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이 기간 항공편으로 제주를 찾은 중국 관광객 수는 지난해 4만1490명에서 9999명 줄어든 3만1491명이었고, 크루즈 여객선을 통해 제주를 찾은 이들은 지난해 9895명에서 60% 이상 증가한 1만6461명으로 집계됐다.

한국은행은 제주 운항 항공 노선의 취소를 중국 관광객 감소의 원인으로 봤다.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 내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의 영향으로 제주 방문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했고, 춘절 기간에 예정됐던 항공편 운항이 중국 당국에 의해 상당수 취소됐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의 원인으로 제주와 중국을 잇는 항공노선의 86%를 중국 항공사가 장악한 것을 꼽고 있고 중국 항공사는 자유롭게 제주~중국 노선을 개설할 수 있지만 국내 항공사는 중국 정부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 불균형 정책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 9일 한국공항공사에 따르면 제주~중국 노선에서 중국 항공사 점유율(운항 편수 기준)은 지난해 85.9%(1만4598편)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국내 항공사 점유율은 중국의 6분의 1 수준인 14.1%(2393편)에 그쳤다.

이 노선에서 중국 항공사 점유율은 매년 높아지는 추세다. 2013년 56.2%였던 점유율은 2014년 79.1%, 2015년 83.7%로 빠르게 증가했다. 반면 국내 항공사 점유율은 2013년 43.8%에서 2014년 20.9%, 2015년 16.3%로 감소했다. 항공여객 수를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중국 항공사의 제주~중국 항공여객 점유율은 85%(201만4831명)로 국내 항공사(15%·35만4408명)의 다섯 배가 넘었다.

불균형이 심화되는 것은 이 노선에서 국내 항공사가 차별받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정부는 1998년부터 ‘제주 노선의 일방향 항공자유화’ 정책을 펴고 있다. 제주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다. 이 정책에 따라 외국 항공사는 제주 노선을 자유롭게 개설할 수 있다. 반면 국내 항공사는 상대방 국가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제주와 외국 도시를 오가는 노선을 만들 수 있다. 국내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 측은 국내 항공사가 노선 개설이나 증편을 요청하면 좀처럼 허가해 주지 않는다”며 “노선 점유율에 불균형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관련태그

#N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