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열린 소도리팡의 토크콘서트 ‘강정 샤우팅 콘서트’에서 강정 주민들은 “일상을 찾는가 싶었는데, 난데없이 구상금 청구 소송이 날아왔다.”며 “하루 하루가 피말린다.”고 절박함을 호소했다.@변상희 기자

10년을 마을을 지키려 싸워온 강정주민의 지금은, 더욱 절박하고 고통스럽다. 공동체가 해체되고 일상이 흩어진 긴 싸움의 결과 해군이 마을로 밀어 넣은 34억5000만원이라는 현실이 매일을 짓누르고 있다.

주민 동의 없이 강제한 해군기지를 막아내지 못한 허탈함을 느낄 새도 없이 강정마을 주민들은 또 다시 해군과 싸우고 있다. 지난해 2월 제주해군기지가 준공된지 한달여 만에 해군이 강정주민 등 121명에게 구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이미 2016년 7월 기준 제주해군기지 관련 사건으로 강정마을 주민 등 반대 활동가 593명이 기소됐고, 이중 453명이 실형 등 확정판결을 받았다. 해군은 이에 그치지 않고 구상금 청구소송으로 강정에 대한 압박의 수위를 높였다. 삼성물산과 대림산업 등 기업에서도 각각 100억대가 넘는 구상금 청구 소송을 대기 중에 있다.

*강정의 절규 "회복할 수 없는 낭떠러지로 몰아넣고 있다."

해군의 구상금 청구 소송이 제기된지 1년이 다 돼가는 지금, 강정주민들의 일상은 매일같이 불안에 짓눌리고 있다. 제주도와 제주도의회, 국회의원들도 나서 청구 철회를 촉구하고 있지만 뚜렷한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를 맡은 김동현씨(소도리팡 진행자)는 “싸움이 일상화되어버린 강정 주민들과 활동가들의 피로감이 얼마나 크겠나.”며 “그런 그들 입장에선 현실 정치에 몸담은 정치인들의 ‘해결하겠다’는 말이 공염불로 들릴 수도 있다.”며 정치권 내 철회 촉구와 더불어 주민들에 대한 현실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변상희 기자

13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열린 소도리팡의 토크콘서트 ‘강정 샤우팅 콘서트’에서 강정 주민들은 “일상을 찾는가 싶었는데, 난데없이 구상금 청구 소송이 날아왔다.”며 “하루 하루가 피말린다.”고 절박함을 호소했다.

주민들은 “해군의 구상금 청구소송은 단지 강정마을과 반대활동가들에게만 주어진 문제가 아니다.”며 “정부의 일에 반대하면 막대한 비용을 손해배상 청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 이것이 민주주의냐”고 분노했다.

특히 구상권 청구 소송이 해군측의 손을 들어줄 경우, 피청구인인 강정마을 주민을 비롯 반대활동가들 사이에 새로운 갈등이 만들어질 것이란 비관도 나왔다. 현재 구상권 청구 소송의 경우 피청구인을 ‘가,나,다’ 등으로 나눠 진행 중이다. 최악의 경우 ‘가’에 속한 피청구인이 모든 구상금 책임을 질 수 있다.

조경철 강정마을회장은 “이건 마치 적을 타도하는 방식과 같다.”며 “정부가 찬반 갈등에서 버텨온 반대활동가들 안에 새로운 분열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영희 여성위원장(강정마을회)는 “갈기 갈기 찢어져 더 이상 찢길 것도 없는 사람들에게 대체 무슨 이유로 구상금을 청구하는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고 성토했다.

13일 오후 2시 제주도의회 도민의방에서 열린 소도리팡의 토크콘서트 ‘강정 샤우팅 콘서트’에서 강정 주민들은 “일상을 찾는가 싶었는데, 난데없이 구상금 청구 소송이 날아왔다.”며 “하루 하루가 피말린다.”고 절박함을 호소했다.@변상희 기자

*구호에 그치는 ‘청구철회’, 피부에 와 닿는 대책 내달라.

강정주민도, 정치인들도 구상권 청구 철회를 위해선 정치권 해결이 핵심이라는 데 목소리를 함께 한다. 하지만 도차원의 철회 촉구도, 도의회와 국회의 청구 철회 결의안에도 꿈쩍 않는 해군의 입장이 바뀌길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

보다 정치적이고 현실적인 움직임으로 해군에 대한 압박을 가하되 일상의 고통을 호소하는 강정주민 등을 위한 다른 차원의 해결책도 필요하단 주장이다.

평화활동가 조약골씨는 “주민과 평화활동가 입장에선 구체적으로 청구 철회를 위해 구체적으로 진행된 게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면서 “재판에서 지더라도 주민들에게 피해가지 않게 하겠다는 어떤 확언이라도 있어야 떳떳하고 안심되게 일상을 살 수 있지 않겠느냐”며 피부에 와닿는 적극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회를 맡은 김동현씨(소도리팡)도 “싸움이 일상화되어버린 강정 주민들과 활동가들의 피로감이 얼마나 크겠나.”며 “그런 그들 입장에선 현실 정치에 몸담은 정치인들의 ‘해결하겠다’는 말이 공염불로 들릴 수도 있다.”며 정치권 내 철회 촉구와 더불어 주민들에 대한 현실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신용인 교수(제주대 로스쿨)는 “막연히 철회하라고 하는 건 이용당하기 딱 좋다.”며 “조례를 만들어서라도 진상조사를 실시하는 등 다방면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도 차원에서 이를 근거로 강정주민을 국가폭력의 피해자로 공식 인정해 구상금을 변상하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나 저러나 정치권 해결이 핵심.

위성곤 국회의원은 “한민구 국방장관과의 면담에서 그는 ‘본인의 손을 떠난 문제’라고 구상권 소송 문제를 답했다.”며 “국회에선 구상권 청회 촉구 결의안을 만들었지만 중간에 폐기될 뻔하기도 했고, 논의과정이 현재로선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변상희 기자

어쨌거나 구상권 청구 철회는 마을주민들의 힘만으로 가능하지 않다. 도지사와 도의회도 나섰지만 중앙 입장을 바꿔놓지 못하고 있다. 단순한 구호와 명분만으로는 해결될 수 없는 문제인만큼 면밀한 정치권 해결 노력이 앞장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또 삼성물산과 대림산업이 해군의 구상금 청구 뒤를 이을 예정으로, 지난한 싸움에 대비하는 보다 현실적 대안을 진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위성곤 국회의원은 “한민구 국방장관과의 면담에서 그는 ‘본인의 손을 떠난 문제’라고 구상권 소송 문제를 답했다.”며 “국회에선 구상권 청회 촉구 결의안을 만들었지만 중간에 폐기될 뻔하기도 했고, 논의과정이 현재로선 쉽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특조위를 만들거나 법률 발의를 하는 절차가 거의 불가능해, 현재로선 촉구 결의안을 통과시키는 게 중요하다.”며 “결의안이 통과되면 이를 근거로 국방부의 다른 결정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강경식 도의원은 “도차원에서의 진상규명이 실효성 있을지는 고민이지만, 미흡하나마 진상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외에 특별법을 개정해 국가차원에서 10년 넘게 이어진 공동체 갈등의 회복과 평화사업 등 여러 차원의 강정마을 문제 해결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변상희 기자

강경식 도의원(제주도의회)도 “도차원에서의 진상규명이 실효성 있을지는 고민이지만, 미흡하나마 진상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이외에 특별법을 개정해 국가차원에서 10년 넘게 이어진 공동체 갈등의 회복과 평화사업 등 여러 차원의 강정마을 문제 해결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정마을의 한 주민은 “정치권의 어려움 이해하지만 사실 그 이야길 다 믿지 못하겠다.”며 “원인 제공엔 국가나 해군만이 아닌 입지선정 환경영향평가 다 통과시킨 제주도와 도의회에도 책임이 있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원인 제공을 한 제주도와 도의회가 책임지는 차원에서 이 문제를 껴안아 줘야 한다.”며 구상금 배상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주문했다.

한편 샤우팅콘서트 ‘강정이 외치다.’는 강정마을주민회 주최, 사회적협동조합 제주로 주관으로 팟캐스트 소도리팡(진행 김동현,한진오,강성일)이 진행을 맡았다. 1부와 2부에 걸쳐 2시간여 진행된 토크콘서트에는 조경철 강정마을회장, 정영희 여성위원장(강정마을회), 고권일 위원장(해군기지반대대책위)과 위성곤 국회의원, 강경식 도의원, 신용인 교수 등이 출연했다. 이날 진행된 샤우팅콘서트는 팟캐스트 소도리팡을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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