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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기획] 기당미술관을 '변시지 폭풍의 미술관 By 기당'으로 바꾸면?제주를 대표하는 문화 브랜드로 새롭게 바뀌는 것도 검토해 볼 만 하다
제주투데이 | 승인 2017.02.23 13:46

‘산이 신령스러운 것은 높아서가 아니라 신령이 살기 때문이요, 못이 신령스러운 것은 깊어서가 아니라 용이 살기 때문이다’라는 경구대로라면 제주도에서 가장 꼽을 만한 미술관이 기당 미술관이다.

그 미술관에는 제주도를 대표하는 신령스럽고 용 같은 화가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미술관에는 인식상의 혼선이 있다.

“ 기당 미술관이면 기당이 화가인가요?” “ 폭풍의 화가 변시지 미술관이 어딘가요?” “ 제주도를 대표하는 분이 왜 미술관 한 구석에 있어요? 이 그림이 다인가요?”

기당 미술관을 찾는 사람들이 흔히 갖는 의문이다. 제주도가 낳은 세계적인 화가 변시지와 한국 최초 시립미술관 건립비를 기부한 기당 두 분이 만든 이 미술관은 방문객들 입장에서 보면 이처럼 헷갈리기 십상이다.

제주도에 연 1천500만 명 관광객이 찾는 작금의 시점에 이제는 방문객들의 이런 의문을 풀어야 할 때가 되었다.

먼저 기당 미술관과 변시지 화가에 대한 기록을 간단히 보자.

기당 미술관은 제주가 고향인 재일교포 사업가 기당(寄堂) 강구범이 서귀포시에 기증한 건물로 1987년 7월 1일에 개관했다. 시립미술관으로서는 전국 최초다. 미술관은 상설 전시실과 기획 전시실로 나누는데 농촌의 ‘눌(낱가리)’를 형상화해 나선형의 동선으로 설계됐다. 제주지역 작가뿐만 아니라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 640여 점을 소장하고 있다. 상설 전시실은 근대 서예가인 수암 강용범(기증자의 친형) 선생의 유작과 '폭풍의 화가' 우성 변시지 선생의 작품을 전시한다.

고 우성 변시지 화백

변시지 화가는 서귀포시 서홍동 출신으로 1932년 가족과 함께 일본으로 건너가 미술 공부와 작품 활동을 하며 청년기를 보냈으며 1947년 일본 최고 권위의 미술전인 ‘광풍회전’에서 한인 최초로 최고상을 수상했다. 1957년 귀국하여 서울에서 작업을 하다가 1975년 제주로 내려와 2013년 타계 전까지 ‘이어도’, ‘말과 까마귀’, ‘거친 바다, 젖은 하늘’ 등 독창적인 화풍으로 제주의 풍토를 정립했다. 그의 작품 두 점은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미국 스미소니언박물관에 전시되어 있고 화가는 또한 인터넷 야후가 꼽은 세계 100대 예술가에 속한다.

폭풍의 화가 변시지 타이틀은 제주도 어디에도 없다.

기당 선생이 일본에서 변시지와의 아름다운 인연을 기리고 예술을 숭앙하여 제주도에 미술관 건립비를 기증했는데 이는 아름다운 일이며 제주도의 흥복이다, 그런데 문제는 변시지 이름은 제주도 미술관 어디에도 없다는 것이다. 평안남도 출신으로 제주도에 6개월 체류한 이중섭 미술관도 있고 역시 평안남도 출신인 물방울 화가 김창렬 미술관도 있지만 정작 제주도 사람으로 제주화를 완성한 변시지 화가 이름의 미술관이 없다니 아이러니다. 어떤 면으로 보아도 제주도에 변시지 이름의 미술관이 있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는 2016년 10월에 열린 변시지 사후 3주년 세미나에서 도와 시 그리고 미술관계자들도 다 공개적으로 동의한 바 있다. 그런데 여기는 두 가지 과제가 있다.

먼저 하나는, 제주도라는 틀에서 볼 때 제주도 미술관들의 정체성 정책 과제다. 제주도엔 총 7개의 미술관이 있지만 미술관마다의 차별화된 특성이 약하여 중복된 소장이 많다. 도립미술관의 경우 764점의 소장품 가운데 67%인 512점이 도내 타 공립미술관과 중복되며 현대미술관은 78%가 중복된다. 이는 현재 기당 미술관이 폭풍의 화가 변시지 미술관으로 특성과 정체성을 가져가지 못하여 관객들이 인지적으로 착각하는 문제하고도 맞물린다. 그럼 제주도는 정체성을 위해 변시지 미술관을 따로 만들어야 할까? 아니다. 현재 제주도는 박물관 섬이라는 평을 받을 정도이며 미술관도 7개로 인구수와 지역 규모에 비해 꽤 많다. 미술관을 새로 지으려면 100억 이상이 소요된다. 최초의 시립미술관이고 현재도 아름다운 미술관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기당과 변시지 두 분의 아름다운 인연이 있는 기당 미술관을 두고 과연 그럴 필요가 있을까.

현재의 기당 미술관 이름을 조금만 바꾸기를 제안한다.

현실을 보자. 사람들이 기당 미술관에 오는 주된 이유는 폭풍의 화가 변시지 그림을 보기 위해서이다. 그러나 그의 그림은 미술관 한쪽에 전시되어 있어 방문객들의 안타까움과 의구심을 자아내고 있다. 기당 미술관 이름을 우선 ‘폭풍의 미술관’으로 바꾸면 미술관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인식의 혼란을 제거하며 또한 화가의 1300점에 달하는 유작을 더 많이 전시하여 제주도를 대표하는 특성 있는 미술관으로 거듭날 수 있다. 그러면 기당 선생에 대한 예우와 역사는 어찌할까? 미국의 브랜드들은 브랜드를 확장할 때 By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최고급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는 호텔을 확장할 때 코트야드 바이 메리어트(Courtyard by Marriott), 스프링 힐 수츠 바이 메리어트(Spring Hill Suites by Marriott)가 그런 예이다. 그러면 자연스럽게 최고급 호텔 메리어트의 이서효과를 받으면서 새로운 호텔의 성격을 드러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변시지 폭풍의 미술관 By 기당’이라는 새로운 미술관 이름을 제안한다.

그러면 제주도는 그동안의 인식 상 혼란을 제거하고 신령스럽고 용 같은 제주도 대표 미술관을 가지게 된다. 물론 이는 일본에 있는 기당 유족들의 동의와 미술관 내 기당 선생 미니 기념관 건립 작업이 병행되어야 할 일이다. 그 일을 이제라도 서귀포시와 도내 미술 관계자들이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제주도 내에 있는 기당 선생의 친지들이 도와주면 더욱 아름다운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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