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많이 풀린 탓에

봄기운이 돋고 봄의 전령사들은 일찍 봄소식을 전한다.

이제 곧 새싹이 파릇파릇 돋아나기 시작하고 언땅을 뚫고 기지개를 펴는

봄의 왈츠가 시작되면 꽃을 시샘하는 3월 매서운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겠지만

여전히 코 끝에 닿는 찬바람은 어깨를 움츠리게 한다.

 

넓은 잔디광장에는

함박눈이 소복이 쌓인 듯  

가지가 늘어진 수양매화의 우아한 자태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차가운 눈 속에서도 추위를 이겨내며 일찍 꽃망울을 터트린

활짝 핀 매화의 향긋한 내음이 코 끝을 자극한다.

눈이 녹아서 비가 된다는 '우수(雨水)'

추운 겨울이 가고 대지에는 봄기운이 돌기 시작하고,

봄바람이 불기 시작한다고 하지만

막바지 겨울추위는 선뜻 물러날 기세가 없고 겨울이 뒷걸음질 친다.

그래도 계절은 봄으로 간다.

지나가는 사람들이 벌써 개나리가 피었다고 하지만

자세히 보면 6갈래의 꽃잎(통꽃)이 '봄을 맞이하는 꽃'이란 뜻의 영춘화다.

변화무쌍한 2월의 기온...

거센 바람과 차가운 비를 맞으면서도 잎이 나오기 전에 꽃 먼저 피우는

황색의 앙증맞은 영춘화의 꽃말은 '희망'이다.

향이 천리를 간다는 서향이 코 끝으로 스며든다.

진한 커피향까지 묻혀 버리는

말 그대로 상서로운 향이 나는 나무 '서향'의 매력에 빠져든다.

가지 끝에 뭉쳐서 피는 작은꽃들은 신부의 부케를 닮았다.

원산지는 중국이다.

우리 나무 제주 곶자왈에는 서향과 다른

바람타고 곶자왈 가득 은은하면서도 향긋한 내음의 순백의 사각별 '백서향'이 있다.

윤기나는 초록잎 새로 붉게 피어나길 한 번

그리고 겨울비와 모진바람을 견뎌내지 못하고 통째로 바닥에 떨어지는 서러움에

동백은 땅에서 붉은피를 토해내 듯 한 번 더 피어난다.

봄이 잠시 주춤한 틈을 타 막바지 안간힘을 다해 피어나는

겨울꽃 '동백꽃'의 진정한 아름다움에 감동이 전해진다.

친구들과 재잘거리며 떠드는 행복한 웃음소리는

동백나무 올레길에서도, 후박나무 카페에서도, 한라산이 보이는 잔디광장에서도

생기가 넘쳐난다.

여고시절 교목이었던 동백나무의 꽃말

'그대만을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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