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불의 희망, 세계로 번지다' '새별오름의 불꽃이여! 새로운 희망을 위해 활활 타올라라'

2017 제주들불축제 셋째날인 4일 오후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에서 고경실 제주시장의 희망기원 메시지와 함께 축제의 백미인 '오름 불놓기'가 펼쳐졌다.

1997년 처음 시작한 제주들불축제는 올해로 20주년을 맞아 과거 축제모습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고, 주제공연·횃불대행진·제주 화산쇼에 이어 새별오름 남쪽 야초지 20만㎡를 태우는 불놓기가 진행됐다

지난 2일 제주시 삼성혈에서 들불불씨 채화로 막이 오른 2017년 제주들불축제는 3일에는 다양한 부대행사와 참여행사, 4일에는 오름 불놓기가 이어졌고 행사 마지막 날인 5일은 '들불 희망을 나누는 날'로 묘목 나눠주기, 평화의 달집태우기 등으로 마무리된다.

제주들불축제는

예전에 소와 말 등 가축 방목을 위해 병충해를 방제하고

해묵은 풀을 없애기 위해 마을별로 매년 불을 놓았던 것에 착안을 얻어

제주의 옛 목축문화인 '방애'를 현대적 감각에 맞게 재현한 문화관광 축제다.

들불놓기가 잘 보이는 명당자리에는

벌써 카메라맨들이 터를 잡았고 금악오름 너머로 해넘이의 아름다움도 잠시

어둠은 금새 밀려왔다.

저녁 7시...

들불놓기 시작을 알리는 사회자의 멘트가 나온다.

주제공연과 과거 진행되었던 영상이 나오고

1997년을 시작으로 올해 20년을 맞이한 들불축제는

제주시장의 희망기원 메세지와 함께

1997년생 축제둥이가 횃불을 채화하고 횃불대행진, 제주화산쇼에 이어

새별오름 야초지에 축제의 하일라이트인 오름 불놓기가 펼쳐졌다.

새별의 불꽃이여! 활활 타올라라..

궂은 일은 모두 태워버리고 액운을 막아 복을 가져다주고

희망을 불어넣어 소원성취하는 한해가 되기를 기원한다.

도민과 관광객들은 활활 타오르는 새별오름을 바라보며

마음 속에 간직한 소원을 빌고 무사안녕을 기원한다.

 

오름 불놓기에 앞서 새별오름을 올랐다.

주무대에서는 행사가 진행되고 축제분위기는 한껏 무르익고 있었다.

애월읍 봉성리에 위치한 새별오름은

'저녁하늘에 샛별과 같이 외롭게 혼자 서 있다'

는 뜻에서 새별오름, 한자로는 신성악(晨星岳)이라 하는데

오름의 모양새가 날씬한 새가 날아가는 모습과 같다고 하여

'조비악(鳥飛岳)'이라 부르기도 한다.

표고 519.3m, 형태는 복합형을 하고 있고 정상까지는 20분 정도 소요된다.

서부지역의 오름 중에 새별오름은

풀밭이 가장 고우면서 부드러운 오름 능선으로

풀밭과 가을의 억새가 어우러진 모습은 한 폭의 수채화를 보는 듯

제대로운 오름의 멋을 보여준다.

하지만 억새를 베어버린 민둥오름이 되어버린 새별오름은

그야말로 봄꽃 하나 찾아볼 수 없고 말라버린 떡갈나무 잎만이 등성이를 지키고 있다.

온 몸을 활활 태워야만이 새별오름의 고통과 아픔을 알아줄까?

오름 불놓기에 온통 관심이 쏟아질수록 오름은 적막감이 감돌뿐이다.

조금 가파른 능선도 있지만 등반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쉽게 접근이 가능하고 남녀노소 상관없이 많은 분들이 찾는다.

 

두 손을 꼭 잡고 오르시는 아름다운 중년의 부부

비양도를 바라보며 속삭이는 모습이 아름다워 뒷모습을 담아도 되겠냐는

물음에 흔쾌히 허락해주신다.

사방이 확 트인 오름 정상에서

바라 본 아름다운 풍광에 잠시 쉬어 간다.

바로 이웃한 이달오름과 이달촛대로 이어지는 능선은 삼형제처럼 다정하게 보인다.

한라산 방향으로 바리메와 노꼬메가 정겹게 마주하고 있고

바다 쪽으로는 비양도와 산방산까지 조망할 수 있다.

오름에서 오름을 바라보며

화창한 날씨 탓에 비양도와 덤으로 눈덮힌 한라산까지

멋있는 하루를 담고 간다.

오름을 내려오다 만난 청색의 봄까치꽃

정말 반갑다~

하늘을 향해 활짝 문을 열어준 너의 아름다운 모습에 웃음이 나온다.

온 몸을 활활 태우며 한해를 열어주었던 새별오름은

찾아오는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주며 무사안녕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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