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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중국인 발길 끊긴 칠성로, 지하상가
"이미 매출 반토막, 앞으로가 더 걱정"
중국정부 '한국 관광 금지령' 내린지 3일째 제주 '비상'
관광업, 소상공인들 "장기화 되면 사태 심각해져"
제주도 부랴 부랴 장단기 대책 내놨지만 '글쎄...'
변상희 기자 | 승인 2017.03.06 16:14
6일 정오즈음 한산한 제주시 칠성로의 모습. 평소엔 중국인 여행객들의 발길로 가득했지만 사드 얘기가 나온 이후부터 발길이 끊기기 시작했다고 지역 상인들은 말했다.@변상희 기자

"지금 같은 상황이 일년 이상 가면요? 소상공인들 회생은 불가능할거에요"

6일 정오무렵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제주시 칠성로와 지하상가, 용두암에서 만난 관광업 종사자와 상인들의 말은 같았다. 이미 시장 상황은 어려워졌고, 본격적으로 중국인 발길이 끊기는 이달 중순 이후의 상황을 비관했다. 특히 소상공인들의 피해가 만만찮을 것이라 예측했다.

*중국인 발길은 이미 끊기기 시작했다.
중국인 개별관광객들이 주로 찾는다는 제주시 칠성로와 지하상가. 점심시간 전후 이곳은 자유여행 중 쇼핑 코스로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지만 6일 낮은 달랐다.

6일 중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제주시 칠성로와 지하상가 내 거리가 한산하다. 상인들은 중국인 매출이 절반 이상 줄었고 이달은 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변상희 기자

칠성로에 위치한 비교적 큰 규모의 문구가게 A 매니저는 "지난해 6월 중국인 매출이 전체 30프로를 차지했다면 지금은 7프로도 안된다."며 "사드 얘기가 나올때부터 중국인들 방문이 눈에 띄게 줄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급격히 줄어들기 시작한 시점은 올 초부터라고 봐야 한다."면서 "그나마 건물주가 직접 운영하는 가게는 낫지만 비싼 임대료를 내고 들어온 소상공인들은 피해가 만만찮을 것"이라고 짚었다.

근처 업주들의 사정도 마찬가지. 특히 중국인들의 쇼핑리스트에 꼭 들어간다는 화장품을 판매하는 가게는 중국관광객 감소 체감율이 더욱 컸다.

칠성로 화장품가게 매니저 B씨는 "중국어를 하는 직원을 따로 둘 필요가 없을 정도"라며 "잘 나갈 때 매출의 3-40프로를 중국인을 상대로 한 매출이 차지한 반면, 이제는 5-10프로대로 뚝 떨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사정은 좋지 않았지만 올 들어 더 (중국인들이) 빠지고 있어 전망이 좋지 않다."며 "본사차원에서 이벤트와 할인 등 대응책을 내놓으며 노력하고 있지만 이미 침체된 내수시장에선 한계가 있어 보인다."고 시장 전망을 어렵게 내다봤다.

지하상가 내 위치한 화장품가게 매니저 C씨도 "지하상가 리모델링 후부터 줄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그전보다 절반 정도 (중국인)매출이 줄었다."고 말했다.

C씨는 조선족 출신으로 "가게 내에서 중국어를 쓰며 안내할 일이 요새는 많지가 않다."고 덧붙였다. 지하상가 입구의 토스트가게 사장은 "일반 상품 판매업보다는 낫지만 먹거리도 매출이 20프로정도 줄었다."고 말했다.

중국인을 타겟으로 한 의약품판매가게의 D씨는 "비수기이긴 하지만 단체관광객이 줄어든 것을 체감한다."면서 "지난해 7월 이곳에 문을 열었는데, 크루즈관광객도 끊긴다 해서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고 우려했다.

6일 제주시 용두암 공영주차장. 크루즈 중국 관광객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지만 주차장이 휑하다. 근처 상인은 "평소 50대 정도 오던 것이 그 절반으로 줄어든 게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변상희 기자

위치 특성상 제주시내 중국인들의 관광 첫코스이자 마지막코스인 용두암도 중국인들의 발길이 예전같지 않았다.

용두암은 크루즈를 통해 들어온 중국인들이 전세버스를 타고 들르는 코스 중 하나다. 용두암에서 기념품가게를 운영중인 E씨는 "크루즈 한 대당 50대 내외 전세버스가 용두암을 들렀다면, 지금은 20대 내외로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무료 관광지이고, 공항과 항만과 가까워 용두암을 찾는 이들의 대부분은 중국인이라 한창때는 '여기가 중국인가' 싶을 정도였는데, 이제는 그런 말이 전혀 나오지 않는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중국인 단체관광객을 대상으로 한다는 전세버스 운전기사 F씨는 "아직은 괜찮지만 15일 이후가 문제"라며 "그나마 봄과 가을에는 수학여행 등 국내 단체관광객들도 있어 낫지만 1년 이상 장기화 되면,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보통 단체관광 코스에는 신라와 롯데 면세점 두 군데가 다 들어갔는데, 오늘부턴 롯데면세점은 빠지는 등 사드보복 조치가 본격화되는 게 피부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6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도착 안내판. 중국발 항공이 도착했다는 표시가 떴지만 10명 이상의 단체관광객 무리는 볼 수 없었다. @변상희 기자.

이날 오후 2시 무렵 중국발 비행기가 도착하는 제주공항에도 중국인들이 무리지어 움직이는 모습을 보기 힘들었다.

국제선이 도착하는 5번 게이트 부근에는 중국관광객을 맞는 여행사 직원들이 7명 내외 기다리고 있었지만 대부분 개별관광객들로 10명 이상의 단체관광객들은 보이지 않았다.

공항내 여행사 관계자는 "아직 단체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기진 않았지만, 15일 이후가 문제"라며 "특히 중국인들 대상으로 한 여행사들은 비상이다."고 말했다.

*대책? 정부도 못 내놓는 데...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에서 상인들은 정부와 지자체의 대책에 회의감을 내비쳤다.

특히 중국관광객 의존도가 절대적인 제주도가 뒤늦게 관광시장의 다변화로 난관을 돌파하겠다고 밝혔지만 내수가 얼어붙은 상황에선 장담할 수 없는 대책이란 지적이다.

6일 오전 제주특별자치도는 원희룡 제주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한 대책본부를 설치, 운영에 들어갔다. 이날 대책본부는 장단기 정책을 발표하고 상황의 예의주시하며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제주도청 제공

제주특별자치도는 6일부터 원희룡 도지사를 본부장으로 한 대책본부를 설치, 상황 종료시까지 운영키로 결정했다.

이날 대책본부는 단기로는 중국 틈새시장 공략, 일본-동남아 등 다변화 마케팅을 중점으로 장기로는 제주관광시장 다변화, 제주관광 수용태세 등 획기적 개선을 대책 방향으로 정했다.

관광업계 관계자는 "대책없이 한 바구니에 계란을 쏟아부은 결과"라며 "이미 중국인들에 대한 관광, 경제 의존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적신호'는 켜졌었다."고 제주도의 뒤늦은 대응을 지적했다.

그는 "관광시장 다변화는 예전부터 반복되던 이야기"라며 "상황이 닥친 이제와 대책을 세운 들 관광업 피해가 줄어들지는 의문이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어쨌든 난관을 뚫을 대책을 시행해야 하지만 그 안에 진작부터 강조됐던 '질 높은 제주관광시장'의 계획을 녹여내는 등 멀리 내다본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관계자도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맞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면서 "몇 년 사이 중국인들이 관광, 경제 등을 잠식한 상황을 탈없이 넘어설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단 소상공인들이 제일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그에 대한 집중 대책을 세우되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벗어나는 새로운 방향을 더불어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광업, 숙박업, 요식업 '줄줄이' 피해 예상

6일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도착 게이트에서 여행사들이 중국인 관광객을 맞이하고 있다. @변상희 기자

한편 정부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 결정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정부는 지난 3일 '한국관광금지령'을 내리는 등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특히 제주도는 중국인 관광객 비율이 전체 외국인 관광객 비율 중 80%를 넘어 중국의 보복이 만만찮으 피해를 남길 것으로 예상된다.

6일 제주도에 따르면 중국의 한국관광금지령으로 여행사를 통한 방한 관광업무가 완전 봉쇄되고 크루즈도 제주도를 비롯 한국 기항이 불가된다.

아직 제주와 중국 항공편에 대한 특이동향은 없지만 상해발 제주기항 크루즈 운항이 이미 취소됐고, 도내 업계 피해는 이달 15일 이후 대규모 취소 사례가 발생할 것으로 제주도는 예상했다.

6일 낮 용두암 입구. 평소 중국인들로 가득 찬 곳이지만 한산한 모습이다. @변상희 기자

현재 도내 일반여행업은 326개소로 중국계 운영여행사(78개소) 및 중국전담지정여행사(5개소)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관광시설도 공항과 항만인근 숙박시설이 타격이 심할 것으로 제주도는 예측했다.

단체 및 크루즈관광객 감소로 도민이 직접 운영하고 있는 전세버스업과 중국인 중심 외식업체의 피해도 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관광면세점의 경우 중국인 단체관광객 의존도가 높은 신라와 롯데 피해가 클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제주도는 특히 롯데면세점 타격이 클 것이라고 예측했다. 중국관광객의 경우 제주시 연동에서의 소비비중이 높은 데 이중 면세점 소비가 77%를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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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희 기자  yellow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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