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전 구럼비가 발파됐던 3월 7일을 기억하는 시민들이 다시 강정으로 모여들었다. 이들은 본래의 구럼비를 기억하며 다시 되찾는 일을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7일 오전 서귀포시 강정동 제주해군기지 앞에 모인 40여명의 강정마을회 및 구럼비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지난 2012년 3월 발파됐던 구럼비를 기억하는 '구럼비의 하루' 행사를 열었다.

이들은 성명서를 내고 "5년 전 어느 봄날, 구럼비를 지키려고 필사적으로 저항했던 사람들을 기억한다."며 "하지만 우리는 거대한 공권력 앞에 구럼비를 지키지 못했다."고 기억을 되짚었다.

이어 "5년의 시간이 바뀌어 놓은 것은 무엇인가."라며 "제주해군기지는 들어섰고, 마을의 풍경만이 아닌 동아시아의 군사정치적 그림도 바꾸어 놓고 있다."고 줌월트 배치 움직임을 우려했다.

그러면서 "줌월트 배치 움직임과 제주해군기지 대양해군 성격의 기동함대 배치도 마찬가지로 우려된다."면서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질서에 편승해 제주도가 분쟁에 가담하고 가해자의 입장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각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전쟁행위는 그 어떤 명분이 있다해도 최악의 폭력이고 전쟁 준비도 역사폭력의 연장"이라면서 "구럼비 발파를 통해 얻은 큰 깨달음은 제주해군기지 건설이 끝나도 문제는 끝나지 않았다는 것, 평화는 평화로써 지켜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 발파돼 사라진 구럼비를 기억하며 이들은 "사랑과 연대의 힘으로 평화에 대한 흔적이 점점 지워지는 현실에 맞설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강정마을 삼거리식당으로 향하는 길을 '할망물로' 인간띠잇기를 이어온 넓은 길은 '구럼비광장'이라고 명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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