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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③-제주의 어제, 그리고 오늘]
중국 관광객 ‘모셔오기’ 시작됐던 1990년대
변상희 기자 | 승인 2017.03.08 12:32

중국인 관광 '물꼬' 트였던 1990년대 후반

한중수교(1992년) 이후 중국인 관광객 '유치' 본격화

90년대 침체된 관광시장 '빛' 같았던 중국인들

20년만에 '절대적 위치'로 사드보복 '압박'

중국의 한국관광금지령은 지난 1998년 5월 중국 정부가 우리나라를 여행자유지역으로 지정한 뒤 처음이다. 우리 정부의 사드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하면서 20년 동안 쌓아올렸던 중국인 대상 관광시장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무사증’을 도입하는 등 중국관광객 유치에 힘썼던 제주도는 지역경제 전반에 파급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1992년 7월, 중국인 단체관광 첫 허용

1992년 한중수교 이후 양국간 교류 물꼬가 트이면서 관광시장도 변화를 맞았다. 바로 이듬해 7월, 중국 단체관광이 처음 허용됐다. 다만 교통부가 지정한 여행사를 통해서만 가능했고, 기간도 15일내로 한정됐었다. 이를 이용한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의 ‘불법체류’ 목적의 잠적 사례도 이어져 사회문제가 되기도 했다.

1993년7월1일자 매일경제 <중국인들 단체관광 오늘부터 허용키로>@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한중수교(1992년) 이듬해 7월, 중국인들의 단체관광이 허용됐다. 다만 지정여행사를 통해야 했고 기간도 15일 내로 한정됐다. 중국인들의 우리나라에서의 자유로운 단체관광은 이후 1998년에서야 가능했다.<편집자주>

*‘무비자’ 매력 강조했던 제주도

1980년대 일본인 관광객 유치에 힘썼던 제주관광시장은 90년대 들어서면서 맥을 못 췄다. 당시 국내 관광시장 사정도 마찬가지로 몇 해째 관광수지 적자가 이어지면서 ‘중국인 관광시장’은 꼭 붙잡아야 할 기회였다. 정부가 적극 나서 한-중 항공노선을 확대했고, 제주와 베이징, 상해를 잇는 직항노선도 1998년 4월 신설됐다. 발맞춰 제주도는 ‘무비자관광(무사증)’을 도입했다.

문화체육부는 “중국경제의 성장으로 관광객이 급격히 늘고 있다”며 “무비자 관광이 이뤄지면 올해 5만명, 2000년에는 10만명의 중국인이 제주를 찾을 것”으로 전망했다.(1998년1월8일자 동아일보 <중국인 여행객 대상 제주 무비자관광 추진>)

중국인의 한국방문 여행객은 95년도 17만8000명, 96년 19만9000명, 97년 21만4000명으로 꾸준히 상승세였다.

*1990년대 후반, 대륙에서 불어온 ‘관광춘풍’

1998년 5월, 중국 정부는 우리나라를 자국민의 자유관광 대상지역에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한중수교 후 6년만으로, 중국 전지역의 국민이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는 지역에 우리나라가 포함되면서 ‘관광춘풍’이 본격화 됐다.

1998년5월6일자 한겨레 <중, 한국 자유관광 지정>@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1998년 5월 중국 정부가 우리나라를 자국민의 자유관광대상지역에 지정했다. 이에 앞서 4월 제주도는 중국인 무비자제도를 적용하기 시작, 중국관광객 유치를 위한 사전조치를 취했다. 당장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2000년대 들어서면서 제주를 방문하는 중국인들의 숫자가 매해 늘어나기 시작했다.<편집자주>

당시 주중한국대사관은 “중국 정부의 이번 조치로 해마다 50만~100만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한국을 찾게 돼 5억~28억 달러의 관광수입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중국의 여행사들은 이미 ‘쇼핑천국 한국관광’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관광객 유치에 들어갔다.

곧바로 관광공사와 제주도는 ‘중국인 관광객 모셔오기’에 나섰다. 한국관광공사와 제주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 여행관련업체들이 ‘중국관광객 유치단’으로 중국에 파견돼 관광상품을 선보였다.

제주도도 이달부터 중국여행업체들에 관광홍보 서한을 보내는 등 단체방문객 유치활동을 적극 벌여나가기로 했다. 또한 중국인들이 제주에 와서 즐길 수 있는 중국노래방 등 편의시설을 확충하기로 했다. (1998년 8월 5일자 경향신문<“중국인 관광객을 모셔오자” 관광공사-제주도 적극 유치활동>)

중국인 관광객 무비자제도를 시행중인 제주도는 지난 15일 상하이에서 167명의 관광객이 한국측 초청으로 제주~상하이 운항 카페리를 타고 내한한데 이어 25일부터 9월 1일까지 3차례에 걸쳐 550여명의 중국인 관광객이 항공편으로 제주를 찾는다.(1998년8월26일자 경향신문 <대륙서 불어오는 ‘관광춘풍’>)

*20년 만에 ‘절대적 위치’에 선 중국인

이렇듯 90년대 후반, 중국인 관광시장이 열리면서 ‘모셔오기’에 나섰던 정부와 지자체의 노력에 반응하듯 중국인들의 우리나라 방문은 해가 갈수록 늘어갔다.

제주 역시 마찬가지로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2001년 전체 외국인관광객(20만9050명) 중 중국인관광객(7만1650명)이 34%대였던 것이 2016년 기준 전체 외국인 관광객(360만3021명) 중 중국인관광객(306만1522명)이 85%대로 제주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의 절대적 비중에 섰다.

지난6일 제주국제공항 국제선 게이트 앞에서 여행사 직원들이 중국관광객을 맞고 있다. 아직 관광객의 발길이 남아있지만 이달 15일부터는 상황이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변상희 기자

사실상 중국인에 ‘의존한’ 제주관광시장이 고착되면서 이번 중국정부의 ‘한국관광금지령’은 제주지역사회에 만만찮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중국인단체관광이 중단되는 오는 15일 이후로 중국인 관광이 90%를 차지하는 크루즈 관광과 숙박업, 요식업 등이 줄줄이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관광업 관계자는 "침체됐던 90년대 관광시장에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들이 오아시스 같았겠지만 한 부분에 올인해 유치했던 결과가 지금 같은 상황에서 피해를 더 키운 꼴이 됐다."면서 "당장의 피해를 수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제는 제주의 관광시장을 다변화해야 할 때,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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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상희 기자  yellow00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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