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웃었다. 얼굴만 보아도 즐거웠다. 축하의 악수를 나누는 손길에는 힘이 넘쳤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를 확인한 날이었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이뤄낸 촛불의 함성은 광장을 가득 메웠다. 목청껏 노래를 부르고 마음껏 춤을 췄다.

20번 째 촛불이었다. 20번 째 함성이었다. 박근혜 즉각 퇴진을 외치는 20번의 주말. 20번의 토요일을 함께 보낸 시민들은 서로가 서로의 힘이었다. 부패하고 무능한 권력을 우리의 손으로 바꿔냈다는 승리의 함성이었다.

오늘만큼은 웃고 즐기고, 춤추는 호모 루덴스의 손에서 촛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강정 주민들도 대안학교인 볍씨 학교 아이들도 제2공항 반대 싸움을 하는 성산 주민들도 서로가 서로의 어깨를 부여안고 웃고, 웃었다. 누군가는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승리의 날이었고 또 다른 승리를 위한 시작의 순간이었다. 세월호 유가족 이종철씨는 “세월호가 왜 탄핵 사유가 안되지는 모르겠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또 다른 출발의 함성이 광장에서 다시 타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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