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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제주는 아직도 '의료 사각지대'돈에 쫓아가는 의료 현실...안정적인 의료 시스템 구축 절실
김태윤 기자 | 승인 2017.03.21 03:28

얼마 전 통계청에서 '은퇴 후 살 집을 찾는 노부부'에게 '살고 싶은 우리동네'의 조건으로 몇 가지를 꼽으라고 물었다.

좋은 병원이 가까울 것, 전원생활을 즐기기 위해 근처에 나무와 숲, 편의시설과 문화시설이 적당히 있을 것 등의 순으로 대답했다.

이처럼 좋은 병원이 가까이 있어야 하는 이유는 비단 은퇴한 노부부뿐만 아니라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에게 필수조건이다.

그렇다는 제주에 흔히 얘기하는 좋은 병원이 가까이에 있을까?

다수의 도민들은 제주가 생활여건은 많이 개선됐지만 좋은 병원의 개념은 아직 부족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서귀포의료원에서 안타까운 일이 발생해 관심을 끌고 있다.

사연은 이렇다.

서귀포의료원 응급의료센터 의사 3명이 갑자기 오는 31일 이후 사직하겠다고 의사를 밝히고 일부는 휴가를 떠나버렸다. 이들의 사직하겠다는 이유는 정확치 않지만 의료원 측 얘기론 임금인상과 함께 응급실 인력 충원을 요구했다고 한다.

병원 측은 현재 이들을 붙잡기 위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하지만 이번 집단행동으로 열악한 산남지역의 응급환자에 대한 의료 서비스 공백이 발생하게 된 셈이다.

이로써 서귀포의료원은 응급의료법의 정한 의사 기준(6명)을 충족하기 위해 응급실에 응급의학 전문의 4명과 공중보건의 2명을 배치했지만 응급의학 전문의 3명이 빠져 버리면 달랑 의사 1명과 공중보건의 2명만 남게 된다.

들리는 얘기론 서귀포의료원을 떠나겠다는 의사들은 제주시 연동에 위치한 모 종합병원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제주는 양질의 의사를 확보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특히 응급의학 전문의인 경우는 더욱 심각한 상황인데 이는 도내 종합병원마다 응급의학과를 확대했고 또한 지역응급센터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번 경우에도 그들이 서귀포의료원에서 억대의 연봉을 받고 있지만 응급 전문의가 필요한 곳이 많이 생기다 보니까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병원으로 자리를 옮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나 서귀포 시민들은 의료원을 떠나겠다는 의사들에게 "인간의 생명을 담보로 히포크라테스의 정신을 망각한 몰염치한 행위"라고 비난하면서 "제주도가 획기적인 의료 시스템 구축과 투자 없이는 산남지역의 의료 환경은 개선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또한 이들을 스카우트 할 예정인 모 종합병원에 대해서도 같은 업종끼리 상도덕을 저버린 치졸한 행위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실적으로 보면 제주는 지역적인 여건과 임금에 대한 한계로 좋은 의사를 확보가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도내 종합병원 마다 좋은 의사를 모셔오기가 '하늘의 별따기'라고 말하고 있다.

얼마 전 원희룡 지사가 코엑스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개최된 병원의료산업 희망포럼에서 “제주도는 대자연과 도심이 함께 공존하는 최적의 헬스케어지역이다. 하지만 의료인력 확보가 쉽지 않다. 특히 도내 의과대학 졸업생조차 육지 취업을 희망하고 있어 유능한 의료인 확보가 최대 과제다”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원 지사는 “제주도에는 제주의대와 의학전문대학원이 있지만 대부분 타지에서 온 학생들이고 졸업하면 곧바로 육지로 떠난다”며 “간호대 학생들도 상황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의과대학 특성상 수도권 및 대도시 출신이 많고 이들은 졸업 후 바로 수도권 취업을 위해 떠난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20년 동안 제주의대 졸업생은 1000여 명이지만 제주 지역에서 근무하는 경우는 극소수다.

간호사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다. 현재 제주도 내 의료기관에 근무 중인 간호사는 2000여 명 안팎이다.

제주대학교와 한라대, 제주관광대학에서 해마다 300여 명의 간호인력을 배출하지만 절반 이상이 다른 지역으로의 취업을 희망하고 있다.

제주대 간호학과의 경우 2015년도 졸업생 68명 중 절반인 32명이 타지역으로 취업했고, 지난해 역시 절반 이상이 서울, 수도권을 비롯한 육지로 나갔다.

이어 “제주의 청정공기와 바람, 습도 등은 실제 호흡기 질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고 들었다. 은퇴 후 건강상의 이유로 제주도로 내려오는 인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이들의 치료를 담당할 의사가 부족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영어교육 특화도시로 지정된 후 국제학교 입학을 위해 제주도로 전입하는 인구도 많이 늘었지만 응급상황 발생 시 대처 능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런 제주의 열악한 의료 환경에 대해 적극적인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제주도가 발 벗고 이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 도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다.

대책의 하나로 양질의 전문 의료서비스 제공을 위해 제주대병원과 제주의료원 등에 명예교수, 촉탁의제 도입과 더불어 서울지역의 삼성의료원과 아산병원 등의 제주분원을 유치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해마다 서울의 유명 병원으로 위급하게 가야하는 제주지역 중환자들이 많다. 이로 인해 도민들이 겪는 경제적인 어려움뿐만 아니라 마음고생도 만만치 않다.

사람의 가치를 키우는 제주도정과 지역사회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제주사람들이 여기서 제대로운 치료받을 수 있도록 양질의 의료 인력을 포함한 획기적이고 안정적인 의료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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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윤 기자  kty092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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