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의료원 전경

산남지역의 유일한 종합병원인 제주특별자치도서귀포의료원(원장 성대림, 이하 서귀포의료원)은 지난 1964년 1월에 제주도립 제주병원 서귀분원으로 처음 개원한 이래 2006년 지방공사에서 특수법인 제주특별자치도서귀포의료원으로 명칭을 바꾸고 지역민의 보건 향상과 지역의료발전을 도모하고 있는 공공의료기관이다.

총 300병상의 병실과 16개의 진료과에 30여명의 전문의를 두고 운영하고 있지만 그동안 적자운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와중에 최근 어렵게 확보한 응급의료센터 전문의 4명이 오는 31일 이후에 서귀포의료원을 떠나겠다고 사표를 냈다. 이 때문에 응급센터 기능 마비가 우려되고 그렇지 않아도 열악한 산남지역 의료서비스에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 사표를 낸 서귀포의료원 응급의학 전문의 4명은 제주한라병원으로 자리를 옮기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서귀포의료원 응급의료센터는 지난 2009년 7월부터 ‘지역응급의료센터’로 격상하고 전문의 4명과 공중보건의 2명, 간호사 등 20여명의 인력으로 24시간 운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이렇게 한꺼번에 의사들이 병원을 옮기는 현상은 최근 도내 종합병원마다 응급실을 확대하고 또한 지역응급의료센터가 늘어나면서 응급의학 전문의가 모자라기 때문이다.

실제로 사표를 낸 의사들은 표면상으론 자신들의 요구한 임금 인상과 응급센터 인력확충이 어렵다고 하니까 사표를 냈다고 알려지고 있다.

물론 좋은 조건에 쫓아가는 이들을 그냥 월급 받는 직장인의 처신이라고 치면 뭐라고 나무랄 수 없다. 그러나 ‘나의 생애를 인류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하노라’라고 히포크라테스 선서로 이 일을 시작한 의사가 돈 때문에 자신의 소명을 쉽게 저버리는 행위는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서귀포의료원이 소속 의료진에 대한 사전 관리에도 문제가 있다.

산남지역의 유일한 종합병원으로 제주특별자치도가 만든 공공의료기관이기 때문에 의료진에 대한 세심한 배려와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이번 응급의학 전문의처럼 수요에 비해 공급이 적은 경우에는 별도의 처우가 뒤따라야 한다.

뿐만 아니라 서귀포의료원은 공공의료기관이기 때문에 일정부분 제주특별자치도가 도민들을 위한 공적인 사업으로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경영수익에 쫒기다 보면 모든 것을 잃게 된다. 투자를 통해 지역주민들이 서귀포의료원 찾게 하고 좋은 의사들이 다른 종합병원으로 옮기지 않고 남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처럼 병원마다 치열한 생존경쟁으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산남지역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는 공공의료기관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서귀포의료원의 의사를 받아들이는 병원에 대해서도 일부 비판이 일고 있다.

제주는 다른 지역에 비해 응급센터에 필요한 응급의학 전문의뿐만 아니라 의료 인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양질의 의료진 확보에 대한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이번 사례처럼 병원끼리 의료인력 스카우트전이 빈번하게 발생할 것이 뻔하다.

지역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좋은 의료인력을 확보하고 지역 간 의료 불균형을 없애며 누구나 공평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안정된 의료시스템 구축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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