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금희 논설위원

세계의 분쟁 원인중 하나가 수자원이기도 하다. 수단의 다르푸르(Darfur)지역은 아랍 유목민들이 정착자인 농부들과 평화롭게 살았지만 강수가 줄어들어 가뭄이 들면서 농부들이 유목민들과 수자원을 놓고서 갈등이 싹트기 시작했고 2003년에는 걷잡을 수 없는 살육전으로 비화되어 엄청난 잔혹사가 전개되었다. 이런 점을 고려해보면, 비교적 풍족하게 물을 쓸 수 있는 제주에서 산다는 것은 큰 축복일 것이다. 흔히 물 부족 국가하면 아프리카를 떠올릴 것이다. 아프리카에는 우리가 마음껏 펑펑 쓰고 버리는 물 2리터를 구하기 위해 5~6킬로를 매일 걸어야만 하는 아이들이 있다. 아프리카의 열악한 환경 속에서 아이들이 혹은 부녀자들이 물을 구하기 위해 먼 길을 마다않고 흙먼지와 뜨거운 태양을 견디며, 물을 구하러 다닌다. 이들에게 물은 하루하루 생존을 위한 생명수인 것이다.

UN은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물부족 상황에 대하여 우려하면서 물의 소중함을 일깨우기 위해 매년 3월22일을 ‘세계 물의 날’로 제정·선포해 1993년부터 기념하고 있다. 우리나라인 경우 1990년 7월 1일을 ‘물의 날’로 지정하여 물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행사들을 개최해 오다 UN에서 ‘세계 물의 날’ 행사에 동참하는 의미로 1995년부터 3월22일을 ‘물의 날’로 변경하여 행사를 진행해 오고 있다. 국제인구행동연구소(PAI;Population Action International)에서 국토면적과 인구밀도, 강우량을 반영한 1인당 물 공급량에 대하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연간 1000톤 이하인 경우는 물 기근 국가, 1인당 물 공급량이 연간 1000∼1700톤인 국가나 지역은 물 부족(water-stressed) 국가, 1700톤 이상을 물 풍요국가라 분류하고 있는데 덴마크1,128㎥, 남아프리카 1,154㎥, 레바논1,261㎥, 체코 1,280㎥ 다음으로 한국은1,491㎥로 물 부족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이 연구소의 자료에 의하면 싱가포르, 바레인, 쿠웨이트를 포함하여 19개국이 물 기근국가이며, 이집트, 아이티, 리비아, 모로코, 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폴란드 등이 물 부족국가로 분류하고 있으며, 일본, 영국, 미국 등 119개국이 물 풍요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1993년 1인당 물 사용량이1470㎥이었으며 2000년은 1488㎥이다. 2025년에는 1258㎥로 물 사정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UN은 2025년에 전 세계 국가의 1/5이 물 부족에 시달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전 세계에서 23억 명 이상이 오염된 물로 인한 질병과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우리 몸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물은 1%만 부족해도 심한 갈증을 느끼게 되고, 5%가 부족할 경우에는 혼수상태에 이르며 12%이상이 부족할 경우에는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된다. 한 번 오염된 물은 정화시키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을 필요로 한다. 정화시키는 비용을 절감하기 위한 차원에서 오염된 물을 최소화하고 물이용 효율을 높여 물 낭비를 줄이고 효율적인 물의 개발과 사용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연 강수량이 여름철에 집중되고 있지만 1,274mm로 세계 평균인 973mm보다 많은 상태다. 강수량으로만 보았을 때는 물 부족국가로 분류되지는 않을 것이다. 또한, 2006년 세계 물 포럼에서 발표한 물 빈곤지수(WPI, World Poverty Index)를 봐도 147개국 중 43위로 상당히 양호한 편에 해당되어 물 부족국가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자료에도 불구하고 기후변화 소위원회의 기후변화대응 미래 수자원 전략 보고서에서는 기후변화로 인하여 2060년에는 33억 톤의 심각한 물 부족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1인당 물 사용량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아 낭비가 심각한 실정이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미래의 성장산업의 원동력이 될 수 있는 우리의 생명수를 지키는 일은 개개인이 물 절약을 생활화하는 습관과 함께 국민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수자원을 개발, 보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제주에서도 수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미래를 대비하여 풍부한 수량을 확보하는 전략을 미리 수립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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