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내 고등학교의 제2외국어 교육이 일본어와 중국어로 편중된 반면 프랑스어와 독일어 등은 외면받고 있다.

특히 이같은 상황은 학생 자율의 '선택중심 교육과정'으로 요약되는 제7차교육과정이 도입되면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28개 고교 모두가 올해 일본어를 제2외국어로 개설하고 있다. 또 중국어는 일반계 8개 고교와 실업계 7개교가 제2외국어 교과로 개설하는 등 최근 몇년새 인기를 끌고 있다.

반면 독일어와 에스파냐어, 아랍어 등을 선택한 도내 고교는 한곳도 없는 실정이다. 이와 함께 제2외국어 교육의 한 축을 차지했던 프랑스어는 일반계 3개 고교 180여명만이 선택하는데 그쳤다.

도내에서 유일하게 독일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했던 J고 역시 2001학년도부터 일본어로 방향을 바꿨다.

이같은 편중현상은 일부 제2외국어가 수능에서 점수를 받기는 어려운 반면 실생활에서 활용할 기회는 적다는 이유로 학생들이 선택을 기피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른 부작용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우선 제2외국어와 과학,사회 등 선택과목에서 특정 과목 편중현상이 나타나면서 교사 수급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프랑스어를 가르치던 교사가 부전공연수를 받고서 일본어를 가르치는 등의 현상이 도내 교단에서도 나타나고 있는 것.

이 때문에 교사입장에서는 자신의 전공을 살리지 못하게 되는 비효율성과 함께 '학생 선택 중심'으로 운영한다는 7차교육과정의 취지와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와 함께 국제자유도시를 추진하고 있는 제주실정에서도 지역전문가 양성이라는 목표가 '언어의 장벽'에 막히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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