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공항이 들어설 경우 인근 은월봉 등 10개 오름의 훼손이 불가피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개발연구원의 <2016년도 예비타당성 조사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사업> 보고서에 따르면 제2공항 활주로의 표고(51.4m)를 기준으로 은월봉, 대왕산, 대수산봉, 낭끼오름, 호국악, 유건에오름, 나시리오름, 모구리 오름, 통오름, 독자봉 등의 오름이 공항 확장을 위한 장애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결과는 국토부가 성산읍 지역을 제2공항 부지로 선정하면서 환경파괴가 최소화된다고 한 주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보고서에는 활주로 건설시 공항 인근 지형이 비행기 이착륙에 장애요소가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한 수평표면과 원추표면을 적용해 인근 오름을 절취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공항은 비행기 이착륙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관련 규정을 법으로 정하고 있다. 수평표면은 공항 반경 4㎞ 이내에 높이제한을 두는 것으로 이 규정에 따르면 인근 대왕산은 55m, 대수산봉은 40m, 낭끼오름은 90m, 유건에오름은 95m, 통오름은 45m, 독자봉은 60m를 절취해야 한다. 대수산봉은 높이 137m, 낭끼오름은 185m인 점을 감안하며 대수산봉은 1/3 가량, 낭끼오름은 절반 정도를 깎아내야 하는 셈이다.

또한 보고서는 인근 천연동굴 지역의 경우에도 제2공항 부지 인근 신방굴이 매장문화재로서 가치가 높다고 판단하면서 사업 추진과정에서 지하동굴 존재여부를 세부적으로 검토하고, 그 결과에 따른 동굴보호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보고서는 제2공항 재원조달과 관련해서도 2021년 기준 약 7천611억원의 사업비가 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국가재정운용계획 2020년 항공부문 예산의 3.15배, 2016년 국토교통부 항공부문 전체 예산의 4.61배, 일반공항건설관리 예산의 약 23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보고서는 국토교통부는 사업의 규모와 타 공항사업(김해신공항 등)을 감안하여 안정적인 재원조달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반드시 수립해야 한다고 밝히고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역설적으로 재원조달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을 경우 제2공항 건설이 쉽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다. 즉 국토교통부와 제주도가 제2공항을 조기에 건설하겠다고 여러차례 밝혔지만 정작 재원 조달 계획은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어서 제2공항 건설 과정에서 빚어진 도민사회 갈등이 장기화 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보고서는 환경성 평가 항목에서 공항 건설에 따른 주변 환경훼손이 불가피하며, 제주도는 유네스코가 인정한 세계자연유산 지역으로 대형사업 시행에 따른 환경훼손에 대한 우려가 높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사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가 향후 사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환경적 문제들에 대한 심도 있는 검토를 통해 사업 시행으로 인한 환경적인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보고서는 제2공항 건설 총사업비를 4조 8천734억원으로 집계했으며 연간 운영비는 약 1천96억원이 들 것으로 전망했다. 제2공항이 건설될 경우 공항 수요는 2055년 기준 국내선 3천7백만명, 국제선은 346만명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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