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은 물론, 세월호 사건, 강정마을 해군기지 등 사회 현안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주저하지 않는 강우일 주교가 부활절 사목서한을 15일 발표했다.

강주교는 먼저 "사회의 그릇된 구조와 관향과 악을 옹호하고 지키던 제왕적 권력이 허물어진 봄이 왔다"며 이번 박근혜 탄핵에 대한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강 주교는 3년만에 세월호를  인양한 것과 관련해 "304명의 귀중한 생명을 수장해버린 우리사회의 그릇된 구조와 관행과 악을 옹호하고 지키던 제왕적 권력이 허물어진 봄"이라며 "우리 모두는 새로운 시대의 막이 오르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 강주교는 박근혜 정권 기간, 사회적 혼란 속에 죽어간 희생자들을 소개했다.

계약직 해고 합법 판결로 보상금을 반환해야 하자 자살한 KTX 계약직 여승무원, 2013년부터 해마다 열차 사고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들,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 과정에서 자살한 최경락 경위, 경제사범으로 조사받다가 자살한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 경찰의 물대포에 맞아 뇌출혈을 일으켜 끝내 사망한 백남기 노인.

강 주교는 "이들의 희생에 대한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고 책임지는 사람조차 없는 억울하고 비통한 죽음"이라며 "세상의 부조리가 이렇게 끝나도 되는 것인가"라고 한탄했다.

강 주교는 "이제 비로소 봄다운 봄이 왔다"며 "예수님께서 악의 권세를 물리치시며 무덤에 묻힌 모든 희생자들이 겪은 고통과 비분에 위로와 환희의 목소리를 들려줄 것"이라며 희생자 영령들을 위로하고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편 강 주교는 지난 3월 국내 사드 배치와 제주 4.3, 세월호, 한반도 평화 등을 주제로 <희망의 길을 걷다>라는 책을 내고 사목자로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담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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