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군기지, 오름절취 문제 등이 이슈로 부각된 제2공항과 관련해 해당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지난 26일 저녁 7시부터 성산읍 수산초등학교 앞에서는 수산1리 주민들이 제2공항에 반대하는 촛불집회를 개최했다. 제주 제2공항 수산1리 비상대책위원회 등이 준비한 마을이 생겨난 이래 첫 촛불집회였다. 집회의 엄숙함 대신 지역 밴드, 색소폰 연주, 비보이 공연, 랩퍼 공연 등 문화제 형식으로 열렸다.

아이들에서 마을 어르신들까지 200여명이 참여해 2시간 가까이 제2공항 반대를 위한 목소리를 모았다. 수산1리 출신의 재제주시 향우회원들도 집회에 참여했으며, 시민사회단체, 강정마을 주민 등도 함께 모여 제2공항 반대를 위한 주민들의 활동에 힘을 보탰다.

이날 촛불집회에서는 주민동의 없는 제2공항 추진과정의 문제점, 최근 불거진 오름 절취 문제, 공군기지화 문제 등에 대한 비판이 목소리가 높았다.

김석범 수산1리 이장은 “마을이 생긴 이래 집회를 처음 열게 됐지만 잘못된 제2공항 철회를 위해 주민들과 언제나 함께 해 나갈 것” 이라면서 “제2공항 문제에 대해 주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는 성산읍 이장단협의회도 탈퇴했다”고 알렸다.

제2공항 조기 개항 등을 공약한 문재인, 안철수 후보 등 대선후보들을 강하게 비판한 강원보 제2공항 성산읍반대대책위원회 집행위원장은 “길고 지루하더라도 함께 힘을 모아서 끝까지 싸워 나가자”고 강조했다.

이날 수산1리 비상대책위원회는 결의문을 통해 “국토부에 강력히 경고한다. 사전 타당성 연구용역은 완벽한 부실이며, 공정성을 상실하였다. 거짓을 가리려고 다시 거짓 용역을 꺼내지 마라.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격이다. 국토부는 제주 제2공항 입지 선정을 당장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비대위는 또 “제주도정 당국에 충고한다. 제2공항은 제주를 보물섬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제주 자연과 환경을 파괴하고 도민의 삶을 무너뜨리는 재앙의 길이다.”라며 “제주 제2공항은 녹슨 쇠의 시발점이다. 원희룡 도지사는 작은 주머니에 큰 것을 넣을 수 없음을 빨리 깨닫기 바란다”라고 비판했다.

한편 신산, 수산에 이어 난산리에서도 제2공항 철회를 요구하는 릴레이 촛불집회가 예정되어 있어서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은 계속 확산되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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