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후 제주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제주 오라관광단지 조성 사업관련 도민 의견수렴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100여명의 도민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사진제공 제주도의회
4개월여만에 열린 오라관광단지 토론회는 도민의 찬반 여론으로 여전히 뜨거웠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하민철)은 '제주 오라관광단지 조성 사업관련 도민 의견수렴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12일 오후 도의회 대회의실에서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는 도의회가 15일부터 19일까지 열리는 351회 임시회에서 '오라관광단지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 협의내용 동의안'을 심사하기에 앞서 열리기 때문에 최대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에 오라동·오동동 주민을 비롯해 제주도민 등 100여명이 이번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과정을 지켜봤다.
 
이날 토론회에는 고충석 제주국제대학교 총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토론 패널로 허철구 제주대학교 환경공학과 교수와 고병련 제주국제대학교 토목공학과 교수, 양창헌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협력분과위원장, 성공훈 대한건설기계협회 제주특별자치도회장, 남기영 제주지역상권보호대책위원회 수석부회장, 박연호 오라동발전협의회장 등이 참석했다.
 
환경 위험은 높고 경제 이득은 낮고
 
문상빈 제주시민사회단체 연대회의 공동대표@사진제공 제주도의회
먼저 문상빈 공동대표는 "이번 논의는 환경을 보존하면서 먹고사는 문제도 함께 대처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본다"며 운을 띠었다. 문 대표는 "오라관광단지 조성은 제주도 역사상 가장 대규모 사업으로 한라산 국립공원과 맞닿아있고 중산간지역에 밀접해있으며 하수구와 교통, 에너지 문제 등을 안고 있기 때문에 도민이 이를 수용하는 것이 미래의 방향과 일치하는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문 대표는 △오라단지 조성의 문제점으로 지하수 고갈 문제 해소 계획의 미비, △하루 4천톤 가량의 오수 자체처리에 대한 신뢰성 부족, △카지노와 숙박시설 외에는 보이지 않는 사업 계획의 부실 등을 지적했다.
 
한편 허철구 교수는 환경분야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런 사업은 한번 시행되면 돌이킬 수 없는 불가역적인 문제이기 때문에 이런 논의를 불필요하거나 피곤한 일로 여기면 안된다"며 "하루 오라단지 이용자가 수만명인만큼 환경오염물질이 과다할 수밖에 없다"고 환경문제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허 교수는 "4천톤을 JCC측에서 전량 자체처리하겠다는 점을 볼때 방향은 제대로 잡힌 것 같다"면서도 "오수처리문제만 잡혀있을뿐 음식물 폐기물 같은 유기성 물질을 처리하는 부분은 없기 때문에 이 부분도 자체적으로 사측에서 처리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고 지적했다. 
 
"오라단지 일자리는 칠성로 빼서 끼우는 풍선효과"

이어서 지하수와 수질문제 분야를 맡은 고병련 교수도 오라단지 공사계획의 부실성을 강조했다. 고 교수는 "2002년 지하수 개발사업을 준공하고 2007년 허가가 났지만 15년째 방치되고 있어 지하수 환경마저 바뀌었다"며 "양수시험만 할 게 아니라 지하수 영향조사도 이뤄져야 하는데 전문가의 분석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다"고 우려를 표했다. 또한 "제주 3대 하천 중 하나인 병문천이 매년 물난리를 겪고 있는데 사업지 내부 홍수 방어만 잘 되어있고 외부 인근 하천은 고려돼있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남기영 제주지역상권보호대책위원회 수석부회장@사진제공 제주도의회
남기영 제주지역상권보호대책위원회 수석부회장은 "오라단지 일자리 창출을 이야기하지만 칠성로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직원이 없어서 인력난에 빠져있다"며 "오라단지 상업가에 직원을 배치하겠다고 하는데 결국 칠성로 일자리를 빼서 그곳에 넣는 풍선효과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또 남기영 수석부회장은 "제주에 들어올 수 있는 관광객은 4만여명으로 제한적이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오라단지와 칠성로로 상점가를 쪼개는 것은 두 상권을 모두 죽이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생계획을 논의하는게 더 중요"..."오라단지 조성 때 바람박물관도 지어달라"
 
한편 찬성측에서는 증거가 없고, 일방적인 입장이라고 비판했다.
 
양창헌 제주상공회의소 국제협력분과위원장@사진제공 제주도의회
성공훈 회장은 "오수처리장 문제는 이미 JCC에서 시행하려는 처리장이 서울 영등포하수종말처리장과 에버랜드에서 시행하고 안전성을 인정받은 시설"이라며 "안 된다는 것보다는 제주 발전을 위해서 단지조성이 가능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성 회장은 "상가부분은 걱정되지만 오라단지와 칠성로 상가가 살아날 수 있는 상생계획을 주제로 미팅을 해보았는지 모르겠다"며 "서로의 비전을 공유하고 합의를 이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양창헌 회장은 "세계경제와 관광시장이 급변하고 있다"며 "이제 우리 삶의 터를 스스로 준비해서 미래 젊은이들의 일자리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양 회장은 오라단지 조성을 적극 찬성하면서 JCC측에 최첨단 어린이오락시설 유치와 바람박물관 설립, 워터쇼와 레이져쇼, 꽃동산 유치 등도 조성해 줄것을 요청했다. 또한 제주 건설업의 발전을 위해 오라단지 사업의 50%를 제주내 건설업체에 할애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연호 오라동발전협의회장@사진제공 제주도의회
한편 주민입장으로 참가한 박연호 회장은 "법과 원칙이 위배되지 않은 동의서 제출을 가로막는 환경단체가 도의 승인부서인지 모르겠다" 며 "87년부터 오라동 사업이 계속 좌절된 이후 환경이 많이 훼손됐지만 환경단체나 도에서 대안을 제시한 적이 있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 "오라동 하면 골프장 등도 있지만 제주교도소와 군부대가 있어서 인식이 좋지 않다"며 "섬문화축제와 관광단지가 있는 오라동을 떠올리게 해서 '오라의 저주'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방청객들도 찬반으로 나뉘어서 적극 의견을 개진했다. 그 과정에서 일부 방청객들이 야유를 보내거나 박수를 치는 등 소란도 일어나 하민철 위원장이 직접 이를 제지시키기도 했다.
 
한편 환경위는 이번 토론회를 참고하여 오는 임시회에서 환경영향평가 동의안 처리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환경위는 17일 환경도시위원회 제1차회의에서 안건심사를 통해 19일 본회의에서 최종 처리한다.
오라관광단지 정책토론회를 진행하고 있는 패널들@김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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