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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절 당한 꽃 한 송이- 김영란법의 폐해를 말한다문영복 제주신광교회 전도사
제주투데이 | 승인 2017.05.17 12:50
문영복 제주신광교회 전도사

"꽃 한 송이, 음료수 한 병도 보내지 말아 주시기 바랍니다."

스승의 날 이틀 전, 아이 담임 선생님에게서 받은 메시지를 보면서도 설마했다. 감사는 인간의 도리이고 꽃 한 송이는 미풍양속 아닌가? 꽃 한 송이는 감사를 가르치는 차원에서라도 손에 들려 보냈던 터인데 아무 것도 안 한다는 것은 이상한 일, 정말이지 이상한 일이다.

이미 집에는 며칠 전부터 구입해 놓은 비누꽃이 교과선생님 수만큼 준비된 터였다. 아이는 며칠 전부터 꽃을 보며 선생님들께 드린다고 좋아라 했다. 더욱이 우리 아이는 장애 아동이라 그럴 듯한 감사 편지를 쓰기에는 역부족이다. 꽃이라도 꼭 드려야겠고 꽃을 드릴 때 아이 자신이 얼마나 신이 날지 눈에 환했다. 그래서 굳이 스승의 날에 꽃을 보냈다.

우리 아이는 올해에 특수학교로 진학을 하면서 부쩍 행복해졌다. 학교를 너무나 좋아한다. 선생님들의 사랑이 얼마나 세심하고 진실한지, 등교길 교문에서 맞이하시는 매일의 미소 인사와 하교 후에 보는 매일의 알림장에 나타나 있다. 그래서 오늘은 무엇을 배웠는지, 즐거운 일이 무엇인지 늘 기대감으로 물어보게 되었다. 장애아동들을 기르는 특수학교여서 당연히 그런 것일까?

학기 초에 내가 민원 업무차 아이 재학증명서를 떼기 위해 교무실에 갔을 때, 교무실 한켠에서 두런두런 들리는 선생님들 대화 내용이 내 귀에 들어왔었는데 지금도 그 한 마디가 인상 깊었다.

"아이들은 행복해야 해요."

교육자의 진정성과 마인드가 어떤지 느껴지는 한 마디였기에 스쳐들은 내 마음에도 깊이 스며들며 따뜻해지는 순간이었다.   

당위적인 의무만으로 행하는 것이 결코 아니기에 그런 감동이 날마다 있을 수 있는 것이었다. 맞다! 참된 교육은 당위성만으로 강제할 수 없는 것이다.그래서 선생님들도 진정으로 행복해야 한다. 아이들이 사랑 받아 쑥쑥 배워야 하는 것처럼 선생님도 존경받아 자부심 높아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며 보냈다. 선생님이 거절하실 수 없도록 스승의 날 아침에 문자를 드렸다.

'선생님들의 사랑이 너무나 풍성해서 늘 감사와 감격의 마음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주 작은 꽃을 준비했습니다.
김영란법에는 절대로 저촉되지 않는 몇 천 원 짜리입니다.
법을 과잉해서 경계하면 미풍양속이 약화될 우려도 있으니 자녀의 교육을 위하여서라도  받아 주시기 바랍니다.
만약 이 작은 꽃도 뇌물이라고 여기신다면 우선 받으신 다음 나중에 되돌려 주셔도 좋습니다.

배우는 사람은 사랑 받아야 자랄 힘이 있고. 가르치는 사람은 존경 받아야 가르칠 힘이 있는 것입니다.
선생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헉... 그런데 되돌려 주셨다. 설마 했는데 현실이었다. 알림장에는 되돌려주시는 괴로운 마음을 쓰셨다. 결코 뇌물이 아닌 줄 잘 안다고, 그래도 규정상 안되는 것은 안되는 것이라고, 아이 몰래 돌려 주셨다. 하지만 아이의 어린 마음을 상하게 해서는 안 되겠기에 아이 앞에서는 꽃을 받고 기뻐해 주시는 사진까지 찍어 보내시며 행여 마음 상할까 고심하신 흔적이 역력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진 속 내 아이는 천진한 미소가 너무나 행복하다. 곁에서 잔잔히 웃으시는 선생님들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생각이 많아졌다. 순수한 진심과 미풍양속마저 거절을 강요하는 시류가 안타까워서 나는 가슴이 쓰리다.

김영란법을 적용하면 선물은 물론 카네이션이거나 종이꽃이거나 교사에게 주는 것은 법에 저촉된다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유권해석은 그야말로 섬찟하게 느껴진다. 이것이 교사 전체에게 주는 내면적 메시지는 이런 것이다.
  - 당신들은 종이꽃 한 송이에도 공정성을 잃을 수 있으니 국민적 감시가 필요하다.

김영란법 제창자들과 국민권익위원회가 모른 것이 있다.
교사 집단은 바보가 아니라는 것이다. 교육자의 자존심 때문에 잠잠히 버티는 줄을 왜 모르는가? 학교는 인간 상품 제작소가 아니고 지정의를 갖춘 인격을 길러내는 생명 공동체라는 것을 왜 모르는가?

또 그들은 학교 교육이 고구마 줄기와 같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

고구마를 캘 때 우매한 사람은 고구마 알맹이만 캔다. 줄기를 잡지 않는다. 고구마 알맹이에만 눈독을 들여서 한 개씩 낱개로 캐면 힘들여 캐어도 소득이 적다. 그러나 원리를 아는 사람은 질긴 줄기를 잡아 끌며 흙을 가른다. 줄기 자체는 먹을 것도 아니고 돈도 안 되지만 고구마 줄기가 고구마들을 붙잡고 있으니 줄기만 잡아 끌면 영글은 고구마 덩어리들이 연이어 딸려 나온다. 그러니 힘 안 들이고 열매들을 한꺼번에 얻는 효과가 저절로 있다.

사랑과 존경을 포함하는 인성교육이 그 줄기와 같지 않은가? 기쁨과 자부심과 인격으로 가르치는 교사가 그 줄기와 같지 않은가? 줄기를 잡듯 인성교육으로 잡아 이끌고 흙을 가르듯 응원과 격려로 밀어주면 교육은 힘이 나서 지식의 열매들이 영글어 딸려 나오는 것 아닌가?

또 그들은 긍정에 편승해야 긍정의 힘이 나는 것을 모르고 있다.
성적으로 산출되는 지식만, 아니 점수 몇 점만 알맹이인 줄로 알고, 게다가 그 몇 점을 도둑 맞을까 극도로 전전긍긍하는 중우에 편승해서 법을 제창한 것이다. 더욱이 고매하게 지켜야 할 집단자존심을 뭉개는 유권해석을 내린 것이다. 스승을 없애는 사회를 만들어내는 짓이다.

그들은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고, 굼벵이 없애려고 초가삼간 태우는 짓을 하고 있다.
극소수의 부정부패를 척결하기 위해서라고? 그러나 목욕물 더럽다고 버리면서 아기까지 버리는 꼴 아닌가?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

경쟁이 우상화 된 씁쓸한 시대, 바벨탑 같은 경쟁 시스템 속에서 참된 사랑의 언어와 진리의 소통마저 잃어가는 것 같아 염려다. 한숨이 절로 나온다.   

어제 늦게 들어온 남편이 말했다.

"어제 늦게까지 연로하신 은사님 모시고 회식을 하는 중년 단체들이 많았어."

확신하건대 그 중년들은 어린 시절 스승이 엎드려 절받기 식으로일지라도 꽃 한 송이 드리게 하던 교육을 받았기에 지금 그 미덕을 나눌 수 있는 것이다. 오늘의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훗날 은사를 모시고 밥을 먹을까?   

나는 내년에도 또 내년에도 또 아이 손에 꽃을 들려 보내려 한다. 부디 진심을 받아달라며 보내려 한다. 선생님들은 다시 아이 몰래 돌려보내실 테지. 아무려면 어때, 나도 내 할 도리를 해야 한다. 김영란법보다 더 높은 진리인 성경의 가르침대로.

 갈라디아서 6:6
가르침을 받는 자는 말씀을 가르치는 자와 모든 좋은 것을 함께 하라

나는 대한민국의 모든 선생님들을 힘껏 응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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