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제1회 회의를 열고 '제주오라 관광단지 환경영향평가서 협의내용 동의안'을 심의했다.@사진제공 제주도의회
오라관광단지 조성사업을 둘러싸고 도의원들의 질책과 우려가 이어졌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하민철, 이하 환도위)는 17일 열린 제1차 회의에서 <제주오라 관광단지 조성사업 환경영향평가서 협의내용 동의안'을 검토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회의에는 백율학 JCC(주) 사장을 비롯해 환경영향평가 대행업체 한영SD관계자, 김양보 환경보전국장, 이승찬 관광국장, 고운봉 도시건설국장, 김영진 상하수도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이날 제주도측에서는 김양보 국장과 이승찬 국장에게 질문이 집중됐다.
 
"지하수 고갈 대책 석연치않다"
 
고정식 도의원@사진제공 제주도의회
먼저 고정식 의원(바른정당, 일도2동 갑)은 지하수 문제를 지적했다. 고 의원은 "앞으로 단지에 6만명이 상주한다고 하는데 하루 3,650톤의 지하수 사용계획으로는 부족할텐데 그에 따른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홍기철 의원(더불어민주당, 화북동)도 "오라단지의 용수사용계획은 삼다수 취사량과 맞먹기 때문에 지하수 고갈이 우려된다"며 "지하수 취수량이 많을수록 용천수가 마를텐데 관측봉 설치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김양보 국장은 "처음 제주에서 전문가 등 환경평가심의위를 통해 하루 5,350톤이라는 결과가 나왔지만 환경적인 문제와 지하수 고갈의 우려를 고려해 예방차원에서 30% 감축해서 협의한 것"이라며 "이미 결정된 허가 지하수를 줄인 것은 사례가 거의 없는 일"이라고 해명했다.
 
오수처리 예측 기준도 모호
 
의원들은 오수처리계획의 부실도 비판했다. 고 의원은 "오수 관련해 사업자측에서 100% 자체처리하겠다고 했는데 이래서는 관에서 개입하고 관리할 방법이 없다"며 "중산간 지역에서 불법사항이 발생하면 곧장 지하수 오염과 직결되는만큼 지금이라도 공공하수와 연결하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서울에서도 천만명이 살아도 관에서 책임지고 처리하는데 50~60만의 오폐수 처리가 사회문제가 되고 있다는 것은 행정관리 부실"이라고 지적했다.
 
하민철 위원장도 "공사과정에서 운영시 오수발생량을 산정하는 원단위를 2009년도 '제주특별자치도 광역하수도 정비 기본계획'을 적용했는데 작년 9월에 기본계획이 변경되어 오수발생량 예측값이 크게 다르다"며사업자측에서 최근 자료로 다시 산정할 것을 요구했다.
 
또, 상하수도 사용량과 발생량을 예측할 때 수도정비 기본계획을 기준으로 산정한 오수발생량과 하수도정비기본계획 기준으로 산정한 오수발생량이 차이가 있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에 김양보 국장은 "오라단지가 단시간에 준공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초기에는 중수로에서 받고, 이후 도로가 개설되면 공공하수관과 연결되기 때문에 불가피할 경우 도수처리장까지 보내서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성오 한영SD 상무이사는 "법적기준은 광역하수도 기본계획인데 원단위 자체에서 차이가 있었다"며 "문제가 없도록 보완해서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저류지 설계 100년이냐 200년이냐
 
홍기철 도의원@사진제공 제주도의회
우수배제계획 문제도 다시금 시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됐다.
 
홍기철 의원은 "저류지 설계를 100년 빈도 홍수위에 원할하도록 잡았는데 이상기후 등의 문제로 만족할 수 없다"며 "200년 빈도까지 잡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강연호 의원(바른정당, 표선면)도 "오라부지는 경사도가 심한 상류지역인데 우수처리를 위한 저류지가 29개소밖에 안돼 감당이 어려울 것"이라며 "태풍 나리나 차바 때 하류지역이 물난리를 겪었는데 이에 대한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이에 백율학 사장은 "저류지 29개에서 28만9천톤의 물을 저장할 수 있고, 200년 빈도로 봤을 때 강수량이 시간당 176mm로 계산하고 있어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는 한편, "나리 같은 특수한 경우 오라골프장 쪽에 둑을 만들어서 골프장이 잠기더라도 물을 가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학 도의원@사진제공 제주도의회
이외에도 사회경제적 영향분석도 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김경학 의원(더불어민주당 구좌읍·우도면)은 "오라단지가 만들어지면 고용이나 지역건설업체, 상업시설 등 영향이 막대할 것"이라며 "상업시설이 들어섬으로 인해 미치는 영향에 대한 분석이 빠져 있어 중소상공인이 받을 영향을 면밀히 분석하고 대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제주도 오라에 대한 의지 없어보인다"
 
한편 제주도 도정과 관련한 쓴 목소리도 나왔다.
 
김경학 의원이 "오라단지에 대한 도의 입장이 모호하다며 도의 의지가 무엇이냐"고 묻자,  김양보 국장은 "환경총량제의 법적문제와 환경보전을 위한 시책 등을 고민하면서 제도적 보완을 생각하며 도민의 우려를 최대한 해소되도록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지금 이야기는 공감이 아니라 마지못해 하는 듯이 들린다"며 "안했으면 좋겠지만 마지못해 하는 태도인데 이래서 이사업이 정말 필요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또, 이승찬 국장의 "JCC는 사업예정자가 아니며 인허가 과정을 밟고 있는 것이지 사업시행자가 아니다. 절차에 따라 자본검증 문제는 추후에 검증할 것"이라는 답변에 의원들의 질책도 이어졌다.
 
안창남 도의원@사진제공 제주도의회
안창남 의원(더불어민주당, 삼양·봉개·아라동)은 "도민 찬반을 가를 정도로 사회적인 논란을 일으켜놓고 동의안 거친 다음에 자본검증 문제 있으면 허가 안할 수도 있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라며 "사업자 지정하기 전에 사업자의 투명성을 인증하는 것이 도의 지침도 있고 예전에 환경평가 때는 미리 자본검증을 거치고 임했는데 이제와서 그런 답변을 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하민철 위원장도 "현재 사회단체에서 동의안 가결하면 낙선운동을 펼치겠다고 하는데도 의원들이 모여 회의를 하고 있는데 집행부에서는 하지 않아도 좋다는 듯 들린다"며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등이 걸린 문제를 두고 집행부의 태도에 가슴이 아프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환도위는 이날 질의내용과 지적사항 등을 이유로 동의안을 심사보류하고 다음 임시회에 다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오라관광단지 환경영향평가동의안 가결 여부는 다시 다음 임시회로 미뤄지게 됐다.@김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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