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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연중캠페인-이달의 자원봉사자⑩] ‘자원봉사, 제주를 바꾸는 힘’이웃 위한 따뜻한 반찬 만들기 10여년 째 송금순씨
몇 인분이든 척하면 척, 베테랑된 밑반찬 봉사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는 봉사인의 삶, 최대한 누리고 싶어요."
제주투데이 | 승인 2017.05.18 16:03
매주 화요일 제주적십자회관 사랑팡 급식센터에서는 대한적십자사 제주지사 소속 봉사회가 돌아가며 이웃을 위한 도시락 밑반찬 만들기를 한다. 지난 16일 주부로 구성된 청솔봉사회가 센터에 모여 150세대에 전할 밑반찬을 만들고 있다. @제주투데이

지난 16일 오전 대한적십자회 제주지사(이하 제주적십자회)의 사랑팡 급식센터에 청솔봉사회 회원들이 속속 모인다. 매주 화요일은 제주적십자회관의 급식센터가 분주해지는 날. 제주적십자회 소속 봉사회가 한 주씩 돌아가며 이웃을 위한 도시락 밑반찬을 만드는 날이다. 이날은 청솔봉사회 차례로 150세대에 전할 밑반찬을 만들어야 한다. 급식 봉사만 10여년 째 이어가고 있는 송금순 회원(현 제주적십자회 상임위원, 덕희봉사회 수석부회장, 청솔봉사회 전 회장(2013-2014))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었다.

지난 2000년부터 청솔봉사회에서 봉사를 이어오고 있는 송금순씨. 제주적십자회관 사랑팡 급식센터가 문을 연 2007년부터 어려운 이웃을 위한 밑반찬 만들기 봉사를 이어오고 있다. 2004년에는 덕희봉사회 창립을 하면서 한국복지회관 노력봉사로 밑반찬 만들기 봉사를 6년간 했었다. 급식 봉사만 10여년이 넘는 그녀는 몇 인분이든 '척하면 척' 자신있게 조리해 낸다. @제주투데이

“처음 봉사의 삶을 시작한 건, 청솔봉사회를 통해서 2000년이었고요. 반찬 만들기 봉사는 덕희봉사회를 창립하면서 2004년도 한국복지회관에서 노력봉사로 반찬만들기를 시작하면서부터 했죠. 그곳에서 밑반찬 만들기를 6년간 하다가 청솔봉사회를 통해 이곳 적십자 사랑팡 급식센터에서 2007년부터 급식을 했어요.”

송 씨가 처음 봉사를 시작한 건 50대 초반. 인연이 닿아 덕희봉사회에 들어가면서부터다. 그 이전에는 봉사와는 거리가 있었던 그녀다. 주부로서의 삶이 봉사인으로서의 삶으로 바뀐 건, 몸이 힘들어도 마음이 뿌뜻해지는 그 보람을 놓칠 수 없어서였다.

“이곳 사랑팡 급식센터가 2007년도에 문을 열었는데, 당시 제가 청솔봉사회 총무로 적극 추진했지요. 벌써 10년도 지난 일인데, 당시엔 27세대를 대상으로 밑반찬 봉사를 시작했고요. 제일 인원이 많을 땐 254세대, 지금은 150세대에 밑반찬을 전하고 있어요. 적십자회에서 식자재와 장소를 제공하면, 소속 봉사회가 매주 돌아가며 밑반찬을 만들지요.”

이날 청솔봉사회 회원들이 만든 150세대에 전할 밑반찬에는 꽁치조림과 오뎅탕, 김치가 주반찬으로 조리됐고 두유와 김도 더해졌다. 가능한 빨리 이웃에게 전달하기 위해 정해진 시간 내 조리하지만 그 신속함 속에서도 '맛과 정성'이 빠지지 않는다. @제주투데이

150세대에 전할 밑반찬을 조리하는 데 10여명의 봉사회원들이 2시간 내에 일사천리, 속전속결로 끝낸다. 그 다음 차례는 또 10여명의 봉사회원들이 조리된 찬을 용기에 담아내고 배달 구역 별로 착착 정리한다. 오전에 시작한 작업이 늦어도 오후 1시 전후로 배달까지 마무리돼야 하기 때문이다. 가능한 따뜻한 온기가 그대로 남아 있을 때, 늘 이날을 기다릴 이웃의 마음을 생각하면 조리와 포장, 배달까지 몇 분도 늦출 수 없다.

“개인적으로 밑반찬 봉사만 10여년이 넘었는데, 150세대 분량이든, 200세대 분량이든 이젠 재료가 어느정도 필요한지, 어떤 차례로 조리해야 하는지 바로 바로 파악할 수 있죠. 저희가 조리한 반찬을 기다릴 이웃을 생각하면 맛도, 시간도 포기할 수가 없어요.”

정성껏 조리된 음식은 지체없이 바로 포장 단계로 간다. 조리를 맡은 봉사회원에서 포장과 정리를 맡는 회원의 차례다. 이렇게 포장된 밑반찬들은 구역을 20여 곳으로 나눠 배달을 맡은 각 지역 봉사단체에서 이웃에게 전달한다. @제주투데이

이날 청솔봉사회가 조리한 반찬은 어묵탕과 김치, 꽁치조림이다. 김과 두유까지 더해져 5가지의 반찬이 이웃들에게 배달됐다. 말이 150세대 분량이지, 웬만한 솥 크기의 냄비에 재료를 가득 담아 조리하고 나르고 담아내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송 씨의 급식 봉사 시간만 1만3000시간(적십자회 등록 시간 기준)이 넘으니 반찬을 조리하는 손이 남아나질 않는다.

“무거운 재료들을 나르고, 조리하고. 그러다보니 팔이 안 아플 수가 없었죠. 하지만 봉사를 쉴 수는 없으니까 체력관리를 하게 되더군요. 몇 시간을 서서 밑반찬을 신속히 만드는 데는 많은 체력이 필요하니까요. 에어로빅을 하고 있는데, 어찌보면 봉사를 하면서 건강을 챙기게 된 계기가 되기도 했네요.”

깔끔하게 포장된 밑반찬들은 따뜻한 기운을 최대한 품고 도움이 필요한 이웃에게 전달된다. 이날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웃들이 있어 어느 한 과정도 소홀히 할 수 없다. 넉넉하게 채운 밑반찬들이 차곡차곡 쌓이면 몸이 피로한 기운을 느낄 새 없이 뿌듯함이 찾아온다. @제주투데이

청솔봉사회 소속 회원들은 모두 여성이다. 제주도의 봉사문화를 이끈 봉사회로 1962년 주부들로 이뤄진 주부봉사가 그 시작이 됐다. 현재도 모두 여성으로 조직돼 있고 만 50세 미만에 회원으로 들어갈 수 있다. 만 70세가 되면 탈회를 해야 한다는 규칙도 있다. 현재 회원은 35명, 대부분 봉사시간이 1만 시간을 넘을 정도로 베테랑들이다. 역사를 오래 이어올 수 있었던 건, 봉사회의 탄탄한 체계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청솔봉사회 선배들이 멋지게 터를 만들어 주셨죠. 주부들로 구성된 봉사회로, 제주의 도움이 필요한 곳에선 언제나 빛을 냈으니까요. 급식과 반찬조리뿐만 아니라 안전과 재해와 관련한 곳에서도 늘 청솔봉사회가 함께 했어요. 제주에서 제일 오래된 봉사단체 중 하나인데, 그 노하우와 체계가 탄탄하니 회원들도 오랜 시간 함께 하고요.”

대한적십자사 제주지사의 적십자회관에 위치한 '사랑팡'은 지난 2007년 문을 연 급식센터다. 어려운 이웃들들을 위한 반찬을 조리하는 곳으로 제주적십자사 소속 봉사회가 매주 돌아가며 밑반찬을 조리하고 배달한다. 제주적십자회 오홍식 회장(왼쪽 사진 가운데)이 청솔봉사회 회원들의 밑반찬 포장 과정을 도우며 같이 사진을 찍고 있다.

2013년과 2014년 청솔봉사회 회장을 맡기도 한 송 씨는 봉사회에 대한 자부심이 매우 크다. 송 씨는 청솔봉사회 외에도 덕희봉사회 수석부회장으로도 목요일마다 대한노인회 노인대학을 찾아 어르신을 위한 급식 봉사도 하고 있다. 지난 2006년에는 적십자의 새터민 지원 봉사로 참여하며 여러 표창도 받았다.

“봉사활동은, 어느 것 하나 버릴 게 없어요. 정말 몸은 힘들지만 마음이 이만큼 뿌듯한 일이 없으니까요. 예전처럼 주부만으로 살았다면 나이 60이 넘은 지금, 삶의 활력이 지금 같진 않았을 것 같아요.”

송 씨의 목표는 할 수만 있다면 봉사하는 삶을 최대한 누리는 것이다. 청솔봉사회에서 탈회해야 하는 만 70세 이후에도, 어느 곳에서든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건네고 싶다. 송 씨는 “처음엔 힘들었지만, 지금은 봉사없는 삶을 생각하기 어렵죠. 꾸준하게 지금처럼 오래도록 봉사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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