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한가운데 외로이 떠 있는 섬 속의 섬 '마라도'

5월의 마라도는 어떤 모습으로 반겨줄지 기분좋은 상상을 하면서

예약된 배시간에 맞춰 산이수동으로 향한다.

 

우리나라 최남단의 섬 마라도는

서귀포시 대정읍 모슬포에서 남쪽으로 해상 11km 해상에 있다.

면적은 0.3㎢, 해안선길이는 4.2km, 최고점은 39m로

섬 전체가 고구마 모양을 한 남북으로 긴 타원형을 하고 있다

마라도로 가는 방법은

모슬포항과 산이수동(송악산) 선착장에서 출발하는데

도항선으로 30분 정도 소요된다.

도민은 왕복 15,000원, 신분증과 예약은 필수다.

산이수동에서 '마라도가는여객선'에 승선하고 출발한다.

최남단 산이면서 분화구인 송악산의 아름다움에 잠시 시선이 멈췄다.

멀어지는 송악산을 바라보는 동안

섬 전체가 가오리처럼 덮개모양을 한 가파도가 가까이에 와 있다.

모슬봉~송악산~산방산~한라산으로 이어지는 파노라마

끝이 보이지 않는 잔잔한 쪽빛바다는 뱃길따라 하얀 포말을 그려내고

자연이 그려내는 멋진 풍광에 빠져드는 동안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마라도 등대...

'마라도가는여객선'은

가을에 접안을 했던 자리덕선착장에서

항로를 바꿔 '살레덕선착장'에 접안을 한다.

가파른 절벽과 기암이 조화를 이룬 해식동굴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온다.

5월의 마라도는

파란 하늘과 눈부신 햇살 그리고 잔잔한 쪽빛바다까지

동화속 나라에 온 듯 사방이 탁 트인 한폭의 그림같이 펼쳐지는 푸른초원

가만히 서 있어도 뺨에 닿는 기분좋은 봄바람은

잠시 쉬어갈 수 있게 쉼표가 되어준다.

 

전체적으로 완만한 경사로 넓은 초원을 이루고 있는 마라도는

중심부의 작은 구릉과 소나무숲이 인위적으로 만들어졌다.

해안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 1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마라도는

바다 속에서 독립적으로 화산이 분화된 섬으로

마라도의 해안은 오랜시간 해풍의 영향으로

기암절벽을 만들어내고 검은 현무암으로 이루어져 있다.

섬 가장자리의 가파른 절벽과 해식동굴, 난대성 해양 동식물이 풍부해서

천연기념물 제423호로 지정되어 보호하고 있다.

는 안내글이 보인다.

 

본래는 울창한 원시림인 무인도였지만

1883년 제주목사로부터 개간 허가를 얻어 화전을 시작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마라도 주민들은

소라, 전복, 미역, 톳 등을 채취하는 어업에 종사하지만  

관광객들을 위한 민박을 하면서 소득을 올리고 있다.

과거에는 용천수가 나지 않아 빗물을 여과해서 사용했지만

지금은 담수화시설로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

마라도 해녀들의 험한 물질을 지켜주는 마라도 할망당은

이 곳을 찾는 누구라도 간단히 제를 올릴수 있다.

아기를 업어주는 여자아이가

뭍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죽었다는 전설이 서려있는 곳으로

해마다 주민들이 아기업개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당제가 열린다.

기와불사를 한 기왓장 너머로 '해수관음상'이 보인다.

바닷바람에 나무들은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염생식물들이 터를 잡았다.

바다 산책길을 열어주는 바닷가 '갯강활'을 시작으로

바위 틈에 뿌리를 내린 '손바닥선인장'의 강인함

바닷가 절벽 바람에 묻어오는 바닷물을 뒤집어써도 끄떡없는 똥낭이라 부르는 '돈나무'

은하수 하얀별들이 바닷가에 무더기로 쏟아져 내린 여름바라기 '갯까치수영'

바다를 건너 멀리까지 날아와 터전을 마련한 '서양금혼초(개민들레)'

초원 위를 노랗게 수놓는 '벋음씀바귀'는 바닷바람에 춤을 춘다.

대정읍에 있는 초콜릿박물관 마라홍보관으로

건물 앞에는 휴식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하늘의 신을 만나기 위하여 내려오는 길목이라 전해진다.

장군바위는 일제시대 때 일본인들이 일본쪽을 향해 신사참배를 했던 곳이라고 한다.

대한민국해군사관학교생들의 조국순례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마라도가 우리나라 최남단임을 알리는 기념비로

다녀간 흔적을 남기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한참을 기다리고서야 한장의 사진을 담을 수 있었다.

마라도 등대는

섬 가장자리의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이 지역을 항해하는 국제선박, 어선들에게 길 안내자의 역할을 한다.

산이수동(송악산) 선착장에서 10시 40분 출발해서 12시 50분 마라도 출발

왕복1시간을 배에서 머물고 겨우 1시간 10분을 마라도에 머문다는 것은

섬을 한바퀴 걷는 것도 빠듯한데 솔직히 너무 짧은 시간이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마라도를 찾기에 투덜거리는 것도 사치일 뿐이고...

 

그래도 점심때라 마라도에서 꼭 먹고 가야하는

짜장면과 짬뽕, 그리고 해산물 한 접시

얼마 전 인기가수 김건모와 일행들이 다녀가 짜장면집은 더 붐비는 듯 하다.

아홉군데 식당 중에 고른 '환상의 짜장'

톳을 밑에 깔고 소라, 멍게, 문어, 거북손 등을 얹은 푸짐한 해산물 한 접시와

톳으로 만든 쫄깃한 면발의 짜장면이 먹음직스럽다.

내가 앉은 자리가 김건모가 앉았던 자리라고 귀뜸해준다.

 

12시 30분...

선착장까지 5분 거리라고 하지만 마음이 급해진다.

잰걸음으로 선착장으로 가는 동안

한라산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아름다운 광경에 눈을 뗄 수가 없다.

우리가 타고 갈 배는 미끄러지듯 물살을 가르며 속력을 내는 듯 하다.

섬을 찾았던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린다.

눈부신 햇살과 파도소리가 귀를 간지럽히는 동안 

산이수동(송악산)에서 출발한 여객선은 또 다른 방문객들을 내려준다.

동화 속 세상을 꿈꾸듯 마라도에서 보낸 짧은 시간이 너무 아쉽다.

뱃머리에 철썩이는 파도는 하얀포말을 일으키며 송악산으로 향한다.

송악산까지 가는 30여분이 3분처럼 짧게 느껴진다.

마라도야, 안녕~

희미하게 보이던 한라산 능선은 오후가 되면서 선명해지고

봄바람에 살랑거리는 '벌노랑이'는 파란하늘과 벗하며 반갑에 눈 맞춘다.

사계 앞바다의 아름다운 풍광을 머리 속에 담아 간다.

**제주도의 부속도서는

8개의 유인도와 55개의 무인도가 있다.

유인도를 면적 순으로 정리하면

1.우도(6.03㎢)  2.하추자도(4.2㎢)  3.상추자도(1.3㎢)  4.가파도(0.84 ㎢)

5.횡간도(0.6㎢)  6.비양도(0.52㎢)  7.마라도(0.3㎢)  8.추포도(0.1㎢)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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