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먹거리를 직접 길러보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속도가 빠른 현대인의 생활에서 흙을 만지고 매일매일 물주고 옆순 따고, 영양제․추비 주기 등등 작물에 대해 아이처럼 일일이 손과 신경이 써야 하는 일은 깊은 애정과 분명한 가치관이 있지 않고서는 지속하기가 쉽지 않다. 모두가 많은 일을 해야만 되는 얼마나 바쁜 세상이기에!

많은 핑계와 이유를 넘어 몸을 밭으로 움직여야 되는 숭고한 희생(?) 위에 다시 하늘의 도움을 받아야만 완성할 수 있는 멋진 일이 바로 농사이다. 더욱이나 요즘은 가뭄이 지독하게 오래(근 한 달) 지속되어 밤늦게까지 물 주느라 전쟁처럼 비장하게 일을 했다. 하지만 ‘요 이랑만 요 이랑만 더’ 하며 그나마 목마름을 달래주다 보면 ‘사먹는 게 열 배는 낫겠네’ 한탄이 절로 난다.

그래도 텃밭을 가꾸는 이유는 너무나 많다. 자연과 더불어, 수탈하지 않으면서 지속 가능한 농산물을 길러내는 작업 속에서 순환하는 삶과 생태적인 가치관을 실천할 수 있고, 건강한 노동을 통해 노폐물을 배출해 병원비를 줄이고, 나를 비롯한 가족의 건강과 내 농산물을 나눔받는 이웃들까지 건강을 챙기며 서로가 돈독해지는 기쁨을 느낀다. 참 뿌듯한 일이다.

자연친구 생태텃밭 오연숙

사는 재미에 깊이를 더해주는 텃밭 일은 모든 사람이 두 개의 직업을 동시에 가져야 함을 다시금 가르쳐준다. 혼자 밭을 가꾸는 것도 좋지만 같이 이야기도 나누고 생산된 작물도 나누면서 공동텃밭을 꾸려가는 것은 더 즐거운 일이다. 제주대안연구공동체에서 스터디를 함께하는 이들의 감탄과 감동이 오늘도 이어지고 있다. “와! 3월에 본 텃밭 모습이 이 책에 있네!” 우리는 꾸준히 노력할 것이고 조금씩 나아가고 있다. 함께하는 공동텃밭을 통해 공유경제까지 조금씩 가까워지면서!

이 글은 제주대안연구공동체 홈페이지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jejui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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