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문고등학교 전경@김관모 기자
'최초'. 중문고등학교(교장 김남수) 하면 떠오르는 말이다. 2010년 제주 최초로 보건간호분야 특성화고등학교로 선정됐으며, 2017년 보건간호분야에서는 국내 최초로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로 지정됐다.
 
그래서 국내의 많은 특성화고들이 중문고등학교를 주목하고 있다. 인성교육과 산업맞춤형 인재가 21세기 교육의 화두로 부각하면서 특성화고들 모두 새로운 변화에 목말라 있는 것이다.
 
취업·실습·인성 중심의 특성화고
 
2010년 보건의료분야를 시작한 이후 중문고는 어느새 4회 졸업생을 배출했다. 초창기 5~7%였던 취업률도 30%대로 크게 올랐다.
 
중문고는 ▲간호조무사 양성을 위한 보건간호과, ▲의료관광에 특화된 글로컬 인재를 양성하는 의료관광과, 병원코디네이터 등을 양성하는 의료정보과 등 3개 학과를 운영중이다.
 
중문고등학교의 보건간호과의 실습 현장@사진제공 중문고등학교
2014년 취임한 김남수 중문고 교장은 현장 중심의 교육 시스템을 완비하기 위해 16억의 예산을 확보해 학교를 증축하고 실험 실습실 등을 늘렸다. 또한 학교 주변에도 편백나무 4백그루를 새로 심어서 학교 환경도 개선했다.
 
또한, 중문고는 기업체나 업무에 맞는 맞춤형 교육을 위해 제주관광공사, JDC, 공기업·공무원, 람정, 중국어통역안내사 등 10여개의 취업동아리도 운영되고 있다. 학생들은 이 동아리를 통해 실제 기업체를 경험하고 자신에게 맞는 업무나 직장의 방향을 고민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특히, 중문고는 인성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학생들은 가야금이나 바이올린 같은 예체능을 모두 배우고 있으며, 인성관련 캠프와 자존감 향상 프로그램, 독도교육, 통일교육 등을 수시로 받고 있다.
 
또, 2011년부터 매해 진행하는 히기에이아(그리스 로마신화에서 나오는 건강의 신)식을 통해 학생들은 보건의료 전문직의 발전과 인류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위해 보건·의료인으로서 긍지를 갖고 자신의 비전을 확고히 하고 있다.
 
▲중문고등학교의 히기에이아식 장면@사진제공 중문고등학교
"처음 적응기간에는 힘들었는데 공부하고 상담하다보니 제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아니까 그 뒤에는 공부하기 좋아졌어요."
 
"간호조무사가 되어 가족을 돕는 게 꿈"이라는 김민지 양(3학년)은 실습 780시간을 채워야 간호조무사 시험 자격을 얻을 수 있다며 "실습 받고 오면 수업 내용이 더 빨리 이해되기 때문에 더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강인숙 전문교육부장은 "학교에 처음 입학할 당시에는 성적이 좋지 않은 아이들이 많아 학업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졌지만, 학교의 지속적인 실습과 응원으로 지원하다보니 학생들의 자존감도 높아지고 동기부여도 강하다"고 말했다.
 
보건간호의 선도고등학교를 꿈꾼다
 
"어떤 일을 하든 실제로 배울 수 있는 것은 현장에서 뿐이다."
 
현대 간호사의 시초를 마련했던 나이팅게일이 한 말이다.
 
그래서 중문고는 학생들이 실제 현장에서 실무경험을 익힐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온 결과 교장과 교직원이 뜻을 모아 도제학교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고용노동부와 교육부 주도로 시행되는 '산학일체형 도제학교'는 독일과 스위스의 높은 고용률과 경쟁력의 중요요인으로 평가받는 도제교육을 우리 현실에 맞게 도입한 정책이다.

 

▲중문고등학교의 현장 실습 장면@사진제공 중문고등학교
올해 보건간호과로는 처음 도제학교로 선정된 중문고는 매년 15억원의 지원을 받아 올해 3월부터 입학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준비기간을 거쳐, 2학기부터 현장 실무교육을 시행한다. 중문고는 올해부터 56명의 1학년 학생들부터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위해 제주대학병원, 제주한라병원, 서귀포의료원 등 8~10곳의 참여 병원과 함께 도제학교 사업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중문고는 3억 5천만원을 들여 도제교육센터를 설치하고 실습실을 개선했으며, 1억 3천만원으로 실습장비도 보완했다.
 
이번에 도제학교 수업을 듣고 있는 김지혜 양(1학년)은 "간호쪽은 용어가 어렵다보니 처음에는 따라가기 힘든 적도 있었다"면서도 "혈압 재기를 하거나 실제 의학용어를 접하면 신기하고 재미있어진다"고 말했다.
 
이번 도제학교 사업이 학생들과 학교, 병원 모두가 윈윈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강인숙 부장은 "학생들은 병원에 현장실습(OJT)만 받는 것이 아니라 시급수당을 받으며, 교통비와 식비도 보장받게 된다"며 "빵이나 라면으로 때우면서 실습받기 일쑤였던 학생들이 좀더 좋은 여건에서 일할수 있고 돈도 벌수 있어 좀더 질높은 교육이 이뤄지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민지 양(왼쪽)과 김지혜 양(오른쪽)은 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거두고 있는 '꿈장학생'들이다.@김관모 기자
 
-교장으로서 가지고 있는 교육철학은?
 
▲ 학교가 해야 할 일은 세가지다. 학생에게는 꿈을 심어주어야 한며, 학부모에게 감동을 주어야 한다. 또, 선생님들에게는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이 세 톱니바퀴가 제대로 돌아갈 때 올바른 학교가 될 수 있다.
그래서 항상 학생, 선생님들과 소통하고 있다. 학교장 설문조사 만족도 98%가 나온 것도 이런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제 과거 교육형태를 이어가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적절한 혁신과 변화를 주어야 한다. 이는 중문고에게 특히 필요한 일이다. 그래서 처음 학교에 오자마자 시설을 정비하고 다양한 교육활동을 벌였다. 과거에 머물지 말고 도전해야 한다. 이런 도전을 선생님들이 전폭적으로 응원하고 협조해주었다. 앞으로도 모두가 즐거워지고 취업향상이 이뤄지는 학교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