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의 전자파는 싫어, 강력한 전자파 밑에서 내 몸이 튀겨질 것 같아 싫어...‘

이른바 ‘사드 괴담 송’ 중 한 소절이다.

‘사드 전자파로 몸이 튀겨 진다’는 섬뜩한 노랫말이다.

국회 하태경의원(바른정당)이 23일 ‘사드 괴담(怪談) 일람표를 만들어 공개했다.

더불어 민주당 소속 의원 일부가 작년 8월, 경북 성주 사드배치 반대집회에 참석하여 대중가요 가사 일부를 바꿔 부르며 ‘사드 괴담’을 유포시켰다는 내용이다.

이들 국회의원들이 탬버린을 흔들거나 형형색색 가발을 쓴 채 춤추고 노래 부르며 말도 안 되는 ‘사드괴담’을 퍼뜨리며 주민들을 선동했다는 것이다.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는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비한 최소한의 국토방위 체계다.

정부는 점증(漸增)하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대응카드로 지난해 7월 경북 성주군에 사드를 배치하기로 결정했다.

사드배치 결정 후 성주 주민들은 사드 전자파 유해성을 들며 사드배치를 격렬하게 반대해 오고 있다.

일정 부분 국가 안위에 책임 져야 할 일부 국회의원들도 아무런 대책이나 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이들과 부회뇌동(附和雷同) 했다.

각종 괴담과 유언비어 생산 유포에 대책 없는 정치인들이 앞장서서 주민들을 선동하고 있었던 것이다.

‘사드 전자파로 성주 특산품인 성주 참외와 농작물이 말라 죽고 지역주민은 다 암에 걸리며 여성은 불임이 되거나 기형아가 태어 날 것’이라는 등의 괴기하고 고약한 괴담들이다.

국방부와 환경부는 지난 12일 사드 레이더의 전자파 유해 여부 측정 결과를 발표 했다.

‘인체나 작물에 미치는 영향은 사실상 제로(0)’라는 것이었다.

인체나 작물에 피해를 주지 않는 다는 사실은 이미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 바 있었다.

그런데도 춤추고 ‘사드 괴담 노래’를 부르며 몸을 흔들던 ‘의원 나리들’은 어디서 무얼 하는지 목소리가 없다.

인체에 무해(無害)하다는 공인된 측정 결과에도 ‘아니면 말고 식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입만 열면 ‘국민을 위한다’고 노래하는 책임 있는 정치인이라면 가타부타 변명이라도 해야 하는 일이다.

괴담과 유언비어는 불신의 텃밭에서 자란다. 증오와 분노가 자양분이다. 이는 갈등과 분열의 씨앗이다.

과학적 근거가 없는 괴담이나 선동적 유언비어는 국론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키운다. 불안과 공포를 부채질 할 뿐이다.

한국사회는 이미 여러 차례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치른 괴담과 유언비어의 폐해를 경험해 왔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광우병 괴담’은 어떠했었는가.

사악한 선동 세력에 의한 ‘광우병 난동극’은 사회를 온통 집단 발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었다.

‘뇌 송송 구멍 탁’이라는 괴담을 실체가 있는 것으로 왜곡하여 보도 했던 공영방송의 무책임과 무분별과 무지가 국민의식을 마비시키고 농락했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으면 뇌에 구멍이 뚫려 죽는다’는 괴담은 어린 여학생들을 울부짖게 했었다.

‘미국산 쇠고기를 먹느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 넣겠다’는 어느 여자 탤런트의 엽기적 선동은 중고생들의 순진한 감정에 분노의 불을 지폈다.

군중을 선동하는 언론과 정치인과 연예인과 증오를 뿜어내는 불순한 선동세력이 한 통속이 되어 국민의 눈과 귀를 멀게 하고 의식을 짓이겨 버렸던 사건이었다.

그런류의 언론과 정치인과 연예인과 선동세력이 지금도 정의의 탈을 쓰고 또 다른 상징조작과 국민 선동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천안함 괴담’, ‘세월호 괴담’, 등 국가적 재난이나 불행까지도 순진한 국민의 감정에 증오와 분노의 불을 지르고 부채질 하는 선동의 도구로 삼았던 것이다.

‘사드 전자파 괴담‘도 마찬가지다.

과학적 근거나 논리적 설득은 설 곳이 없다.

진실보다는 상징조작에 의한 무책임하고 거친 감정이 분노를 충전시키고 분위기를 지배해 버린다.

“북한은 핵실험 단계에서 사실상 ‘핵무장 실현 단계’에 까지 왔다”는 것이 전문가 그룹의 분석이다.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고 미국까지 공격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지난 6월 13, 북한의 무인기가 경북 성주기지 사드발사대는 물론, 교전 통제소와 탐지 레이더까지 촬영했던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그렇다면 사드만이 아니고 전술핵 배치 등 비상한 안보 태세를 갖추어야 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 안보를 위한 최소한의 방어 수단인 군 레이더 배치도 안 된다고 종 주먹 흔들며 소리 지르고 있다. 정상적이라 할 수 할 수 없다.

더욱 놀라운 일이 있다.

일반 주민들이 기지를 향하는 차량을 일일이 검문하면서 미군의 출입을 철저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한다.

미군 군수물자 반입도 막고 있다. 이로 인해 부대의 유류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는 소리도 있었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이나 국가 안보를 책임질 군 병력이 손 놓고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한다고 했다.

경북 성주가 경찰의 치안력도, 군의 방어력도 어쩌지 못하는 해방구 일 수는 없다.

정상적인 나라에서는 있을 수 없는 비정상적 상황이다.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참으로 난감하지 않을 수 없다.

문명의 충돌’을 쓴 미국의 정치학자 새뮤얼 헌팅턴(1927~2008)은 ‘자유민주주의의 피폐는 자유의 결핍에서가 아니라 질서의 결핍에서 나온다’고 했다.

‘질서 없는 곳에 자유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에 자유민주주의 성공을 위해서는 합법적인 공중질서를 세워야 한다’는 주장인 것이다.

그렇다. 군중 선동정치인과 다수의 등에 올라타 난동부리는 무질서 집단에 의해 자유민주주의 기초인 질서가 유린당하는 것은 비극이다.

민주적 질서 확립은 정당한 공권력이 엄격하게 작동되는 데 있다.

국가 안보와 사회 치안력 강화는 자유민주주의 발전에 소중한 요소며 방패막이다.

불의한 권력이나 무질서한 다수의 힘에 맥을 못 쓰는 공권력은 그래서 이미 신뢰받는 공권력이라 할 수가 없다.

법치에 의한 진정하고 엄정한 공권력 행사를 기대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각종 괴담이나 유언비어 차단도 여기서 비롯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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