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호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

문재인 정부의 5대 국정 목표 중 하나가 ‘고르게 발전하는 지역’이다. 지역의 균형발전은 국가 발전의 잠재력을 확대시키는 중요한 일이다. 이를 그려내는 이가 지난달 29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지역발전위원장으로 임명장을 받은 제주대학교 송재호(57) 교수다. 송 교수는 지난 노무현 정부 때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에 이어 이번엔 장관급에 준하는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의 자리에 올라선 것이다.

지난달 29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지역발전위원장 임명장을 받은 후 기념촬영

지역발전위원회는 각 부처의 지역 정책을 총괄 조정해 대통령에게 자문하는 기구로, 장관급 위원장 1명에 각 부처 장관을 포함한 당연직 등 31명 이내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노무현 정부 시절 출범한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전신이다.

송 위원장은 관광경영학 전공자로, 노무현 정부 시절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과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이때부터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고, 2012년·2017년 대선에서 문 대통령을 도왔다.

또한 문 대통령 정책 자문그룹 '심천회(心天會)' 멤버이기도 하다. 심천회는 문 대통령이 2012년 대선에 패한 이듬해 재도전을 위해 꾸렸던 소수 정예 자문그룹으로 서훈 국정원장,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 등 핵심 참모진을 배출했다.

송 위원장은 제주에서는 기획력과 추진력을 겸비한 정책 전문가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한 후 신문사와 방송사 기자를 거쳐 제주도지사 정책 특보를 맡아 일하다가 지난 2000년부터 제주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한때 지역방송 시사프로그램을 맡아 현안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함께 대안을 제시하는 진행자로 명성을 날리기도 했다.

국가의 균형발전을 그려내는 송 위원장은 지금 자리에 임명되기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빼놓을 수 없다.

평소 정치에 꿈이 많았던 그는 지난 2004년 제주도지사 재선거에 열린우리당 후보경선에 도전장을 내밀게 된다. 당시 경선에 송 위원장 외에 진철훈, 김경택, 오재윤 후보가 함께 참여했다.

운명적인 만남이었을까? 노무현 대통령이 경선에 도전장을 내민 40대 중반의 정치 신인인 송 교수를 눈여겨봤고 차관급인 자리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 자리에 그를 선택했다. 이후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와 끊을 수 없는 인연으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을 역임했다

이 무렵 참여정부의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을 지낸 성경륭(한림대) 교수 등 많은 인사들과 교류를 맺었고 문 대통령(당시 비서실장)과의 인연도 시작됐다.

대통령 직속 지역발잔위원회 송재호 위원장이 지난달 29일 오후 세종시청을 방문, 이춘희 시장을 만났다.이 자리에서 송 위원장은 세종시와 제주도가 고도의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2년 임기 동안 송 위원장의 역할은 막중하다.

문재인 정부의 지역발전 정책은 노무현 정부의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복원과 균형발전 가치를 환원하며 각종 제도를 개선해 명실상부한 균형발전의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송 위원장에게 “지역발전위는 원래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시작했는데 참여정부이후 균형이라는 명칭을 삭제하면서 국가균형이 완전히 무너졌다”며 “수도권과 지방,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고 상생과 균형발전을 이루려는 취지를 살려 내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 송 위원장도 이 자리에서 “지역발전위는 원래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시작한 것인데 명칭과 구조,역할에서 균형의 가치를 찾아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예산과 인력 배분에서 균형의 가치가 소홀해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가균형발전정책은 2003년 노무현정부 초기에 국가균형발전위원회가 출범되고 다음해 국가균형발전특별법이 제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2008년 이명박정부가 광역경제권 활성화 전략과 함께 지역발전정책으로 승계하지만 국가균형발전위원회의 명칭이 지역발전위원회로 바뀌면서 그 내용도 대폭 수정됐다. 박근혜정부에서도 일부 수정을 거치면서 그 명맥은 계속 유지해왔고, 이제 문재인정부에서 국가균형발전위원회 명칭 복원과 함께 2003년 초기 모델로 회귀하면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송 위원장이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의 자리에 임명되면서 제주도민들의 그에 거는 기대와 관심도 커졌다.

그는 조심스럽게 제주에 대한 얘기를 꺼냈다.

“제주특별자치도라는 엔진을 만들고 국제자유도시라는 통로는 있지만 목적지가 불분명하다”라고 서두를 꺼내면서 “정책에서 보면 국가나 지방, 그리고 도민들이 제대로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다”라고 정책적인 면에서 재정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이번 정권에서 지방차치를 제대로 정착시켜 제주도를 우리나라의 진정한 분권모델로 삼을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도지사 임기를 6년 단임제로 바꿔 다음 선거와 관계없이 열심히 일을 할 수 있는 방안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라고 하면서 “또한 중앙정부와 제주를 제대로 연결시킬 수 있는 공기업이 필요하며 특히 제주지역인 경우에 대학과 언론, 그리고 기업과 금융 환경이 매우 취약한 실정이어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지원에 관심을 두겠다”라고 말했다.

제주의 미래에 대해선 “도민들에게 제주가 나아갈 방향을 보여줄 수 있는 시범사업이 필요하다. 그 시작을 농·수·축산에서 찾았으면 한다. 제주가 관광으로 올인하는 것 보다 1차 산업인 농·수·축산과의 연계로 이어지면 어떨까 싶다”라고 자신의 생각을 정리했다.

그리 크지 않은 체구의 소유자 송재호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위원장, 요즘 그는 주중엔 서울에서 일을 하고 주말엔 제주에 내려온다. 젊은 시절 좋아했던 술을 끊은 지 벌써 20년이 됐다고 말하는 그는 자신의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서 '굴곡이 많은 삶'이라고 웃는다.

이어서 30대에는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 그리고 40대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그리고 50대 후반인 지금은 문재인 대통령이 자신의 멘토라고 너스레를 떤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지 100일이 지났다.

제주출신 송재호 위원장이 이끄는 지역발전위원회가 주어진 역할을 충실히 해내서 성공한 문재인 정부를 만드는데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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