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9월 1일 토쿄 스미다쿠 요코아미쵸(墨田区 横網町)공원에 있는 <관동대진재조선인희생자추모비> 앞에서 추도식(동실천위원회주최)이 열리는데 지금까지 토쿄도지사는 추도문을 보내 왔는데 올해는 코이케 유리코 도지사가 거부했다.

1923년에 일어난 관동대지진은 약 10만 5천명이 사망했는데 지진 직후에 "조선인이 우물에 독약을 뿌렸다."는 유언비언으로 약 6천여명의 조선인이 학살당했다.

학살 당한 조선인을 위한 위령비인데 작년 위령제에도 추도문을 보내 왔던 코이케 도지사가 올해는 거부했기 때문에 정치 문제로 비약했다.

추도문을 거부한 이유는 올해 3월에 열린 도의회에서 자민당의 고가 도시아키 의원이 "위령비에 새겨진 유언비어로 학살당한 6천명"이라는 숫자에 "역사의 사실과 다른 숫자와 기술"에 문제 제기를 하고 추도문 재고를 요청했었던 것이 발단이었다.

일본 정부의 내각부 중앙방재회의의 보고서는 학살 당한 인수를 진재로 인한 사망자수 10만 5천명 중, 학살 당한 숫자가 1%에서 수%라고 추계(推計)하고 있어서, 정부도 인정하고 있는 역사적 사실이다.

토쿄도지사는 여러 행사에 인사, 추도, 격려문을 보내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하필이면 이 추도식에서만 왜 추도문을 거부했는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8월 24일 토쿄신문의 속보로 이 기사를 내고 각 신문사가 추가 기사를 내고 있을 때, 오공태 민단중앙본부 단장은 25일 바로 추도문 송부를 요청하는 문서를 토쿄도에 보냈다.

코이케 도지사는 "3월에 도위령협회주최로 열린 대법요에 참석하여 관동대진재에서 희생된 모든 분들에게 추도의 뜻을 표했다고 했다. 그러니 다시 할 필요 없다는 논리이다.

마이니치신문은 8월 31일 <코이케지사의 추도문 보류. 역사의 수정이라고 보이지 않을까>라는 제목의 사설을, 아사히신문은 9월 1일 <진재와 유언비언, 편견과 선의의 모략>이라는 제목으로 사설을 내서 코이케 도지사의 처사를 비난헀다.

요미우리신문, 산케이신문 등은 1923년 9월 1일 일어난 관동대지진으로 인해 지정한 9월 1일 <방재의 날>인데도 불구하고 관동이라는 단어는 물론 추도문 문제 기사 하나 언급없는 내용으로 일관했었다. 진보, 보수의 색채가 뚜렷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또 9월 1일 사회란의 반에 가까운 8단 기사로서 <코이케 지사, 설명 부족의 소리>라는 제목으로 심층 분석과 전공 학자의 코멘트까지 개재했다.

추도문 거부 판단은 <배외주의의 조류 속에 일어났다>고 말할 수있는 배경에는 코이케 도지사의 정치적 활동에서도 볼 수 있다고 요시카 타쓰요 기자는 쓰고 있다.

코이케 도지사는 2014년 국회의원 선거 때 헌법 9조(전쟁포기) 개정에 <찬성>했다. 그리고 지사 취임 직후에 마스조이 전 도지사가 당시 박근혜 대통령과 교환한 <한국인학교 용지로서 도유지를 대여한다>는 합의를 백지화 시켜서 물의를 이르켰다.

"찬부를 포함해서 주목을 받기 위해 하는 것이 그녀의 수법. 이번에는 비판을 받았다고 하드라도 외교 문제까지 이르지 않고 자신의 정치 경력에도 큰 상처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했을런지 모른다."고 미즈시마 지로 지바대학 교수는 말했다고 전했다.

코이케 도지사는 관동대지진 때 희생 당한 모든 사람들을 위해 3월의 대법요에서 추도를 했다지만, 당시 조선인 학살은 지진 피해로 인한 희생이 아니고 일본인이 저지른 범죄 행위인 것이다. 이것을 두루뭉수리로 묶으려는 진실의 역사감추기와 역사수정주의이다.

2020년 토쿄에서는 하기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열린다. 평화의 제전이라고 기회만 있으면 그녀는 자신이 광고탑이 되어 성공을 위한 선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면서도 올림픽의 평화의 반석이 되어야 할 역사인식에 대해서는 이해하지 못할 일들을 코이케 도지사 스스로가 이르키고 있다.

<관동대진재조선인희생자추도식> 추도문은 이시하라 신타로 전 토쿄도지사 때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보수 속에서도 초강경 보수인 그도 사실을 인정하고 추도문을 보냈다.

그런데 이것을 또 다른 초강경 보수인 코이케 도지사가 그 사실을 솔직히 인정하지 않고 올해의 추도문을 자기가 판단했다고 해서 거부했다.

모든 일에 주목 받기 좋아 하는 그녀의 언동은 이시하라 전 도지사의 역사인식에 대한 긍정적 측면도 부정하면 화제가 될런지 모른다는 옹졸한 발상에서 나왔다면 아이러니 속의 아이러니이다.

#관련태그

#N
저작권자 © 제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